<23-1-29 한국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 안보가 아니라 경제다 >

윤석열 정권의 대외정책이 경제문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22년 4/4분기에 -0.5 성장했다. 마이너스 성장이다. 10개분기만에 처음이다. 1월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 규모다. 현재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23년 1년동안 1500억 달러 이상의 무역적자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우리가 상정하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22년 4/4분기 2.9% 성장을 했다. 각종 제조업을 미국으로 끌어들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기를 팔고,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을 막고 그 공백을 4배이상 비싸게 미국산 LNG를 수출했다. 한국은 그런 미국의 정책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나라다.

미국은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자국에 필요한 물품들은 모두 제재에서 제외했다. 자신들에게 문제가 안되는 분야만 러시아를 제재했다. 한국의 윤석열 정권은 자국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리지 않고 제재에 동참했다. 일본은 미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윤석열은 중국과 교역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고, 유럽시장에서 중국의 대체시장을 개발한다고 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를 정치적 의지만으로 타산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연히 경제가 내려갈 수 밖에 없다.

교역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한국이 선택해야 하는 노선은 명확하다. 자유무역을 강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안보를 의존하는 미국이 이제는 자국보호무역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여유가 있으면 적대국가들과 교역을 제한하더라도 동맹국가와는 자유무역을 할수 있을 텐데 그런 여유가 없는 것이다.

윤석열이 한국 경제의 현실과 미국의 정책사이에서 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사건이 다보스 포럼에서 자유무역질서를 주장한 것이다. 윤석열이 자유무역을 주장한 것은 한국내 주요 기업들의 요구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자유무역의 국제환경 덕분에 성장했다. 윤석열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중국과의 교역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집권후 연속 수개월 동안 대규모 무역적자가 발생하자 다보스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한 것이다.

미국은 다보스 포럼에 아예 제대로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다보스 포럼 자체가 신자유주의의 산물인지라 자유무역을 옹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보스 포럼에서 자유무역을 가장 강력하게 부르짖은 국가는 중국이었다. 윤석열은 자유무역을 주장하였으며 이는 중국의 입장에 동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윤석열이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의 입장을 두둔한 것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대외정책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나 마찬가지다. 국내 언론에서 아무도 이토록 명확한 윤석열 대외정책과 경제정책의 실패를 지적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한국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안보가 아니라 경제다. 정치는 국가의 이익을 지키고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 이익이란 크게 안보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는 안보적 이익이 경제적 이익보다 중요하지만, 어떤 경우는 경제적 이익이 안보적 이익을 넘어설 경우도 있다. 아마도 IMF당시에 한국의 경제이익은 안보이익보다 훨씬 중요했을 것이다.

군인들은 안보이익을 절대시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인들은 경제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이익을 조정해주는 것이 정치인이다. 정치인에게 균형감각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이유다. 지금 한국에게 어떤 이익이 중요할까? 분명하게 말하자면 안보이익보다 경제이익이 훨씬 더 중요한 시점이다. 윤석열 정권은 경제이익을 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안보이익에 노력을 집중투입하고 있다. 결국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이 한국을 위기에 몰아 넣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미중패권 전쟁이 격화되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만의 위기가 고조되는 등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에서 군사적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곧바로 한국의 안보이익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불의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는 해야 하지만 눈앞에 보여지는 사실이 다가 아니라는 점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중심만 잘 잡으면 지금 한반도 주변의 상황이 한국의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은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버렸다. 할 수 없는 대책에 몰두하면 오히려 그것이 위기를 더 키우는 법이다. 미국은 중국과 군사적 분쟁을 예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것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대리전쟁의 양상을 띨것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여하한 군사적 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주한미군도 중국과의 군사적 분쟁에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만 분명하게 유지하면 우리의 안보적 위기 수준은 그리 높지 않다. 요컨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위기가 마치 군사적인 위기인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은 외교적 영역의 문제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외교적 교섭과 협상으로 해결해야 할 위기를 군사적으로 대응하려고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게 안보란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에 불과하다. 한국은 안보를 그 자체로 지상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윤석열이 갑자기 한국의 핵무장을 선언한 것의 배경이 매우 의심스럽다. 아마도 윤석열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을 무장하거나 이런 분위기를 이용하여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 및 핵공유와 같은 성과를 거두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으로부터 이런 언질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일변도의 정책을 추구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게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지금의 한국은 절대로 핵을 가질수도 없고, 전술핵을 재배치하더라도 국익에 심각한 손실만 초래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하면 댓가를 치르게 된다. 현재의 한국이 어떤 실력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 자질이다. 윤석열은 정치지도자의 자질이 부족하고, 그의 안보팀은 현실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중러를 중심으로 하는 다극체제로 변화하는 것의 핵심은 안보의 다극화가 아니라 경제의 다극화다. 한국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서로 적대하는 블록들과 교역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한 블록도 포기할 수 없으며 포기해서도 안된다. 어느 한 블록에 지나치게 집중하느라고 다른 블록과의 교역을 포기하거나 제한해서도 안된다.

앞으로 한국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다양한 블록과 교역을 확대해나가기 위한 전략적 융통성이다. 이미 윤석열 정권은 스스로 전략적 융통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앞으로 4년반은 한국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마도 이번에 위기가 오면 지난 IMF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굳이 윤석열 탄핵이라고 떠들지 않아도 임기를 제대로 마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한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는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안목을 지닌 정치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지도자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애물들이 제거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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