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9 남한에서 ‘국가보안법 철폐’가 불가능한 것은 북한 때문이다.>

남한에서 진보운동을 위축시킨 가장 큰 원인은 북한의 대남전략이다. 적화통일하겠다는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이 역설적으로 남한의 진보운동을 대중과 유리시킨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남한의 진보운동이 취약한 것은 북한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의심받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제주도 시민단체와 민노총에 대한 간첩사건은 앞으로 상당기간 남한 진보운동을 위축시킬 것이다. 전적으로 북한의 시대착오적 대남전략 오류가 아닐 수 없다.

남북한이 서로 적대적인 상황에서 간첩문제는 휘발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간첩은 항상 존재한다. 적대국이든 우호국이든 간첩은 항상 존재한다. 아마 한국에는 다양한 간첩들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간첩, 미국간첩, 일본간첩, 중국간첩, 러시아 간첩들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남한에서 북한간첩을 제외한 다른나라 간첩들은 거의 제약없이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간첩들 중에서 북한간첩이 다른 간첩들과 차이가 있는 것은, 그들이 남한체제의 전복을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간첩은 정보를 획득하고 정책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여론을 조성하는 등의 정보획득 및 공작 활동을 한다. 미국간첩이나 일본간첩, 그리고 중국이나 러시아 간첩들의 활동 목적은 최소한 남한 체제의 전복은 아닐 것이다. 비록 남한의 정치과정에 개입하려하겠지만 그것은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남한체제의 붕괴와 전복을 가장 우선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간첩들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남한에서 북한의 간첩을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나.

북한이 위협적인 간첩을 운용하는 것은 남북의 적대적 관계 때문이다. 북한은 남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고 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남북관계의 개선이 어려운 것은 서로가 상대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붕괴시키려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은 서로가 상대를 붕괴시키려고 하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신뢰는 상대적이다. 나는 변하지 않고 상대방의 행위만 고치라고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남한에서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수 없는 이유이다. 김대중은 김정일에게 남한을 적화통일한다는 노동당 규약의 수정을 요구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북한은 21년 1월월 노동당 규약을 수정함으로써 기존의 무력 적화통일 노선과 일정한 선을 그었다.

북한이 노선변경을 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긍정적으로 보자면 시대상황이 바뀌었으니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남한을 통일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목적을 변치 않았으나 수단만 변했다는 것이다. 기존의 무력 대신 남한의 내부변화를 통해 통일여건을 마련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북한이 남한 내부의 정치적 과정에 개입하여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시도는 남한 내부에 바람직한 진보운동이 성장하는데 치명적인 장애물이었다. 작용은 반작용을 초래하는 법이다. 당연히 남한은 북한의 개입을 막고 차단하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남한의 진보세력들이 대중과 유리되면서 자폐적인 경향을 지닐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 혁명의 성과를 위해 당연히 남한 내부의 진보운동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빠른 성과를 담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 내부의 감시능력을 너무 얕보는 것 같다. 자유세계의 비밀경찰은 북한과 같은 통제사회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동한다.

한국 진보운동의 대부분은 북한과의 연계성이라는 측면에서 자유롭지 않다. 북한이 진정으로 남한의 진보운동이 성장해서 남북한의 적대적인 관계를 해소하기를 바랬었다면 남한의 진보운동을 숙주로 삼아서 혁명을 한다는 식의 접근 방법에서 탈피해야 한다. 북한이 과거와 같이 행동하면 남한의 보수세력들이 진보세력을 탄압하고 통제하는 것은 매우 용이할 수 밖에 없다.

필자는 민노총의 핵심세력들이 주사파로 알려진 경기동부연합이란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스스로 무덤에 빠지고 만 것이다. 사실 한국의 진보운동이 성장하려면 가급적 북한과 관련된 정치적 이슈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일전에 실패로 돌아간 화물연대의 파업의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난데없는 이석기 복권 요구였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주사파와 같은 자생적 종북세력들이 매우 유용한 공작의 대상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정반대다. 주사파가 세력을 확대해가면 반대급부로 그에 대한 감시와 통제의 힘도 더 강해지면서 인민과 운동은 점점 더 유리될 수 밖에 없다. 북한이 남한의 내부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남한은 느슨하게 보이지만 서로 이익과 이익으로 밀접하게 서로 연계되어 있다. 북한은 북한과 남한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남한내에서 주사파가 지금처럼 활동하고 남한의 시민단체가 북한과 연계성을 지니고 있다고 의심을 받는한, 남한에서 ‘국가보안법’은 절대로 철폐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활동가 몇명이 ‘국가보안법 철폐’을 떠든다고 해서 없어질 수 없다.

북한은 북한의 길을 가고 남한은 남한의 길을 가야 한다. 그래야 남북간 적대적 관계해소를 위한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북한은 적대적인 대남전략을 계속하면서, 남한에게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남한의 진보세력이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남한의 진보세력을 이용하겠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특히 남한 진보운동의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는 주사파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다시 할 필요가 있다. 남한의 주사파는 북한에게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동할 뿐이다.

북한은 쉬운길로 가려고 했다. 그래서 남한의 진보세력이 붕괴했다. 북한에서 대남혁명사업을 하는 자들이 남한의 진보운동을 실패하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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