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쓸데없는 생각일까?

in #kr8 years ago (edited)

트레이더스에서 장을 보던 중 일어난 일이다. 지하 2층에 있는 식료품 코너를 둘러보고 다시 지하 1층을 향한 에스컬레이터를 타던 중 건물 전체에 정전이 일어났다. 쿵! 소리 굉음과 함께 갑자기 주위가 새까맣게 어두워진 상황이라 나는 순간 건물이 무너진 줄 알았다. 일정하게 올라가던 도중 레일이 멈춰 몸에 관성이 붙은 탓에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주변사람들의 웅성거림과 핸드폰에서 새어 나온 불빛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내 매장 조명이 점등되었지만 내가 타고 있던 에스컬레이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긴장한 탓에 시간은 더욱 느리게 흘렀지만 사람들이 내는 혼란스러운 소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순간 세월호 뉴스가 떠오르고 멍청하게 가만히 있다간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직접 레일을 따라 올라갔다.

하지만 무식하게 넓은 카트와 다르게 에스컬레이터 내부는 너무 좁다. 원래 에스컬레이터는 한 번에 두 사람 이상이 지나가기 힘든 구조이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트레이더스 카트는 비정상적으로 크다. 홈플러스는 이렇지 않다. 조금 힘을 줘서 한쪽으로 밀면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생긴다. 카트에 빈 공간이 있으면 고객들이 더 많은 상품을 담을 것이라는 기업의 계산이 깔려있는 것일까?

그런데도 민첩한 사람들은 재빠르게 카트와 몸을 비비며 아둥바둥 올라간다. 나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올라간다. 안전요원들이 위험하다며 올라가는 사람들을 제지한다. 괜히 카트를 비집고 올라가다가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한다. 분명 논리적이고 합당한 우려이다. 그들에게 한 가지 물음을 던지려다가 참았다.

“만약 지하에 불이 난 상황이었으면 어쩔 생각이오?”

밑에 있는 사람들은 가려진 시야에 살아보겠다고 카트를 밀치며 올라가려고 하겠지만 레일에 고정된 것이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막힐수록 더 큰 혼란과 사고가 초래될 것이다. 그 순간 카트는 물건을 편하게 수송하는 도구가 아니라 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탈출하려는 사람을 막아서는 살인마가 될 것이다. (사실상 기호학적으로 살인마와 카트는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은 효율성과 편의를 위해 쓸데없는 생각을 용납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사고를 증오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위의 걱정은 불편하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문제라 생각한다. 그런 접근방식이 다양한 생각을 차단한 뒤 아무도 모르게 재앙은 찾아온다.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군대에서 회식을 하던 날 당직실에 들렀다가 봤던 세월호 뉴스. 하루만 회식을 늦게 했으면 영영 못 쉴 뻔했다고 말하는 간부들. 정보가 통제된 공간에서 지휘관이 되었든 부사관이 되었든 사람들이 잠기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것을 예상이나 했겠는가? 그 날 모두가 무력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9시 뉴스를 보게 된다. 수시로 바뀌는 숫자들. 굳이 이야기를 진행함에 있어 감성과 분노를 담을 필요도 없다. 우리는 말도 안 되는 인재를 너무 많이 겪는다. 말도 안 되는 재앙이 덮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옆동네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이런 인재를 예방하려면 현재에는 쓸데없을 것 같더라도 어리숙한 재난 대응 매뉴얼과 불필요하게 큰 카트의 크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어차피 쓸데없는 생각이라 차단되겠지만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서 문의해보려 한다. 만약 이런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비슷한 패턴의 재난이 또 발생하지 않을까 두렵다.
작은 피해를 막으려고 큰 위험을 감수하는 어정쩡한 지시와 보다 큰 이익을 창출하려는 욕심이 만들어낸 재난을 많이 지켜보지 않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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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을뻔했네요. 차 사진에 대댓을 달면 뉴에이지가 놀러갑니다. 불편하면 그냥 댓글 달아서 소통하셔도 됩니다!

이건 또 무슨 이벤트인가요?

ㅎㅎ 댓글을 달면 제가 해당 블로그에 방문해서 보팅과 함께 임의로 글 하나를 멘션합니다. 조만간 롱다리님 블로그에 놀러가보겠습니다. ㅎㅎ

전 이 글 참 공감이 가네요.

kr유저에게 기본 보상을 줄 수 있도록 하자.

첫째 @virus707님의 jjangjjangman태그처럼 kr-voting태그(가칭)를 만들어 스파임대를 주고 기본 보팅을 받게하거나 아니면 jjangjjangman태그에 스파임대를 몰아줘서 누구나 1$이상의 기본보팅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 어떻습니까?

몇 시간 투자해서 글에 1불도 안 찍히면 이건 최저소득의 문제를 떠나서 자존감의 문제가 됩니다. 요새 외국인 계정들이 깽판을 쳐서(이래서 english please. 이런 문장 쓰는 사람들 보면 화가 납니다.) 42일장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죠. 보상이 끝난 글이라 다른 글들에 보팅하고 왔어요!!

한 참 지난 포스팅인데 보셨군요. 그땐 보단 그래도 지금은 나은 편이네요. 비지와 짱짱맨이 살아있고 보상액도 늘어서요.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했을지..
당시의 상황을 상상만해도 아찔했겠네요;;;

한숨 돌릴수 있었지만..
님과 같은 하소연과 같은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한편으로는 사고나지 않고 무사히 무탈히
몸을 챙길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네. 지진과 교통사고도 겪어본 적 있지만 몸은 성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의견을 보태보려 합니다. ㅎㅎㅎ 제 강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작은 사고 하나 겪으면 아찔아찔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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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네요.
어느 새 우리는 스스로의 안전을 스스로 지켜야하는 지경까지 온 걸까요.
아니 어쩌면 원래 늘 그래왔던거겠죠
전에 외가쪽 초상이 나서 장례를 치르는데 아침에 출상하기 전에 장례식장에 화재 경보가 울렸습니다.
다들 진짜인지 아닌지 아무 대응도 못 하던 사이 다행히 고장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의 목숨보다 돈이 더 중요한 시대가 씁쓸하네요

맞아요. 저희 학교에서 걸핏하면 오류/고장으로 안내방송이 나왔는데 이걸로 강력하게 항의하려다가 포기했어요. 그렇게 실수가 많아지면 정작 중요한 상황에 사람들이 제대로 대응을 못 할 수도 있는데 보통 문제의식이 잘 전달되지 않으니... 만에 하나 큰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마어마한 댓가를 치를텐데 저도 참 씁쓸한 기분이 드네요...

그렇죠.
정작 위급한 순간이 닥치면 아무도 안 믿을텐데 그런 시스템이라면 있으나 마나 한거죠.

관리가 항상 필요하다는 것 느끼고 갑니다. 저도 가만히 있지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보려고 해요!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순간이네요! 아무래도 요즘 여러가지 사고들이 많다보니 더 신경이 쓰이는 것 같네요~

그렇죠? 화재, 붕괴, 침몰 온갖 흉흉한 재난들이 꾸준히 발생하는 것 같아요. 공무원, 재계 인사들이 본인들의 책임을 잘 완수해서예방해줬으면 합니다. ㅠㅠ

동네에 트레이더스가 없어서 안가봤거든요 가까우신분들 부럽다 했는데 저거보니..ㅠ

맞아요. 저도 신났는데 생긴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저렇게 사고가 나는지 ㅠㅠ

보통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이 있는데 저곳은 많이 위험하네요.
바퀴가 레일이 끼이면 피할 곳도 없네요.

맞아요. 다른 매장은 사실 지나갈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외국계 매장이라 한국식 에스컬레이터에 안 맞는 카트를 쓰는 것 같은데 진짜 사고 나면 아수라장이 따로 없을꺼에요.

저는 삼풍 사고을 격으면서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기피합니다.
일요일 동대문 경동시장 가보세요 마트에 갈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

헉?? 삼풍사고요?! 제가 당해도 그럴 것 같네요. 안 그래도 요즘 식품 매장 들어갈 때마다 바짝 긴장이 되요... 어쩌면 안전면에선 재래시장이 더 나은걸지도 모르겠어요. ^^ 어쩌면 가격과 질/양면에서도 이득일지도?

소고기도 많이 싸요. 과일도 싸고 감자 20 키로 한박스 최고크고 좋은것도 싸요뭐든지 마트보다 반갑이라고.
보면되요 쌀도 저는 뒷골목 가면 도매상 있어요 20 키로 쌀한부대 오만원 주면 밥이 아주좋아요.

공감합니다. 큰 사고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맞아요. 저도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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