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면,
매일매일 부지런히 말해주라.
너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너는 아름답지도 않고,
너가 하는 일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되며,
너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주는 존재라고.
너는 사랑 받을만한 일을 한 적이 한번도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너에게는 그 어떤 기대도 걸지 않는다고.
너에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주라.
그 누군가,
아마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일 것이다.
내가 나에게 제일 많이 해주는 말일테니.
[지옥의 입구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여기 들어오는 자는 모든 희망을 버려라.”
-단테의 신곡 중에서- ]
희망,
그것만이 우리를 살게 한다.
처음에는 상처가 되는 폭언보다 침묵이 더 잔인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침묵에도 두 종류가 있겠구나 싶어요.
정말 무관심한 침묵, 꼬옥 안아주는 것 같은 포근한 침묵.
그 포근한 침묵 속에 희망을 담을 수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제가) 비뚤어진 게 '바람이 분다'의 감우성 대사가 떠오르네요.ㅋ
^^;;
사실 희망이라는게 참 아이러니해요..
약간 역설적인 것이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라기도 하고
맘 한켠으론 영원히 안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라기도 하거든요..
그 희망으로 나는 사는데.. 언젠간 이럴지도 몰라.. 언젠간 나는 이런 모습으로 ‘완성’될지도 몰라..(누군가에게 많이 ‘거부’를 당해서..ㅋㅋ)
그런데 진짜 다 완성되었다면..
내가 바라는 희망이 다 이루어졌다면..
또 허무가 찾아올 거 같아요...
우리 그런거 느껴본 적 있잖아요.. 즐거움과 행복 뒤에.. 성취감 뒤에 꼭 찾아왔던 쓸쓸한 느낌 같은 것...
그래서... 늘 희망을 가지려 해요...
이루어질지도 모를... 그러나 안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허무해지지 않을 정도로 작지 않은 꿈... 하지만 내가 슬퍼질 정도로 크지 않은 꿈...
그래서 죽는 순간까지도 나 대신 또 누군가가 이어받아 이루어줄 꿈... 우리가 인간으로서 영원히 쉽게 이루지 못할 그런 꿈을 모두가 간직하고 살았으면 하네요... 우리가 가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 허무해지지 않도록요..
칼님과의 이런 대화가 저를 허무해지지 않도록 만들어줘요... 삶이 허무해지면.. 정말 힘들어지거든요.. 세끼 밥 먹는 것도.. 아침에 눈 뜨는 것도.. 의미가 없어져요..
칼님과의 이런 삶에 대한 진지하고 또 가끔은 피식 웃게 되고 또 가끔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또 한켠으론 우리가 어쩌면 행복해질 방법을 찾을지도 모르겠다라는 희망이.. 그게 저를 오늘도 이렇게 살게 하네요.. 그래서 늘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삶에 대해 되돌아 보게 하는 글을 써주시기에 가능한 일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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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이 허무해지지 않게 진심을 보여주시고 의미를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칼님의 댓글을 만나고 나서 제가 더 행복해지고 뭔가 삶의 의미가 더 생긴거 같아요...^^
며칠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체 왜 판도라의 상자에는 희망만 남은거야 희망도 세상으로 나가게 풀어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토론을 했었죠;
힘들 때일수록 오히려 꿈을 꾸고 희망을 가져야만 삶이 회복될 수 있단 말을 들었어요. 긍부정 에너지의 균형을 맞워야 한다고 누구든 희망을 마음 속에 꼭 품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삶이 더 힘들수록
고물님..!
긍부정 에너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