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체험

in #stimcity4 years ago

나의 2022년은 4제곱미터, 1.2평 공간에 체크인하면서 시작되었다. 20세기 소년의 영업을 종료하고 나는 인근의 호텔에서 지내던 생활을 마감하고 을지로의 조금 더 싼 숙소로 옮겼다. 예전에는 이런 구조의 공간을 '고시원'이라고 불렀는데, 에어비앤비 시대로 접어들며 눈치 빠른 숙박업주들은 '리빙텔' '스테이' '레지던스' 혹은 '하우스'라고 명명하기 시작했다.

"집을 갖지 않는다"는 걸 삶의 태도로 장착했지만 막상 생애 처음으로 들어온 고시원 구조의 숙박업소를 몇 시간 경험하니 이건 사실상 셀프 감금 구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감옥이다. 창은 복도로만 작게 나 있을 뿐 하늘을 내다볼 수 있는 창이 없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다. 차라리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가면 이보다는 더 윤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아무튼 이곳에서 이틀 머물고 사흘 남도 여행을 다녀온 뒤 다시 호텔로 들어갈 계획이다. 비용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호스텔의 도미토리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프랑스에 있을 때 곧잘 침대가 8개 이상 있는 도미토리에서 잤지만 아주 쾌적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친근하게 굴어서 좋았다. 코로나 시대 이후 한국의 도미토리에는 밀려난 자들의 고요와 침묵만이 있다. 그 공기도, 내겐 감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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