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팔아요 / 태양은 얼마나 쨍쨍한지 바다는 얼마나 푸른지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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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3주동안 묵었어요. 아침이면 자전거를 타고 이온몰에 들러서 아침거리를 샀죠. 비닐 봉투 가득 담은 먹거리를 가지고 바닷가에서 오후 세시 무렵까지 놀다가, 지쳐서 더 못 놀겠다 싶으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나날이었어요. 세소코 섬의 세소코 비치, 매일 다리를 건너갔었죠. 햇빛은 따갑고 바다는 푸르고. 하루 종일 바다에 잠겨 있으면 손가락이 쪼그라들고 바닷물이 코로 너무 들어와서 토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행복했어요.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날이 있어요. 다리 위를 건너며 아래를 내려다 봤는데 조그만 새끼 거북 한 마리가 머나먼 바다로 헤엄치고 있더라구요. 엄청나게 넓은 바다에서, 주먹 크기만한 바다거북이 발을 열심히 흔들며 태평양 어디로 향하고 있었어요. 파란 물살을 헤치며 '나는 살아 있어, 나는 살아있다구!' 소리치는 듯 했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하는 건, 생각보다 가슴 벅찬 일이었어요.

이렇게 다리를 건너고 있는 사진을 게스트 하우스에서 만난 친구가 찍어주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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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

게스트하우스에서 둘째날에 만났는데, 한 일주일 정도는 이 친구들과 같이 돌아다녔어요. 밝고 유쾌한 친구였지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번 본 친구인데(부산 생각보다 멀더라구요), 요즘은 스카이다이빙을 시도하더라구요. 정말 재미있어 보여서 나도 해야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도 가끔 생각나요. 마음 속의 우울한 감정은 전부 씻겨 내려가는 7월의 태양 아래에서 바다로 헤험쳐 가던 거북이가요. 뭐가 거북이를 헤험치게 만들었을까, 몇백킬로미터를 헤험치게 하는 힘은 뭘까, 나도 몇천 킬로미터를 헤험치게 하는 목표가 생길까. 그렇게 생각하던 7월의 가슴 벅참이. 그늘이 생기지 않게 내리쬐던 하늘 아래, 푸른 바다와 태양, 그리고 거북이가.

#ve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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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3주동안 계셨다니...! 정말로 부럽습니다 :)

마음으로는 한달도 있고 싶었는데 말이죠!

좋네요 오키나와 개인적으로 정말 가보고싶은곳중 하나인데 부럽습니다 ㅋㅋ

오키나와 세부 보라카이 산토리니 바다가 아름다운 곳들은 모두 제 바람 안에 들어있습니다. 제발, 내 소원이라구요. 꼭 다 가보고 죽게 해주세요!

잘 보고 갑니다. 여행이란 항상 즐겁죠~~ ^^

허름한 곳에 가도 즐거웠습니다. 정말로!

네^^ 항상 미리 계획을 잡으시면 경비도 절감된답니다~~

오키나와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부럽네요~~팔로우하고 갈게요

꼭 한번 가보세요. 특히 츄라우미 수족관의 고래상어는 정말 멋져요. 두 시간 동안 수족관 앞에 앉아있었거든요. 그리고 바다들도 얼마나 반짝거리는지!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욱더 간절해지네요ㅠ
굿밤 되세요^^*

작년에 오키나와 갔다왔는데 좋더라구요. 렌트해서 다녔는데 운전하기도 편하고 휴양으로 가기 딱 좋은곳인듯 합니다.

한국이랑 차선이 반대인 것만 어떻게 하면 정말 좋은 데 말이죠.

지난 겨울에 오키나와갔다왔는데 힐링이 되더라구요 ㅎㅎ 오키나와 여행 강추합니다.

겨울에도 바다는 이뻐서... 정말 좋지요. 지금 ㅅ생각해도 또 가보고 싶네요!

작년에 오키나와 갔다왔었는데
또 가고 싶네요
소바 또 먹고 싶어요 ㅎㅎ

소바, 라멘, 잡다한 먹을거리까지. 오키나와는 맛있는 것도 많고 볼 거리도 많아요. 아직도 오키나와가 그립네요...

타지에서 긴시간동안 있는것 자체가 힐링이 되죠 ㅎ

정말 그래요. 나를 아는 사람도 없고 상처받을 것도 없는 시간들이 힐링이더라구요.

즐기는 여행~ 좋아 보여요~

즐기지 않을 여행이라면 갈 필요가 없지요!!!히힛

와 저도 너무 가보고 싶어요~
보팅 팔로우 하고 갑니다~^^

활동이 활발하시네요!! 저도 팔로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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