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길 2-2

in #kr6 years ago (edited)

산티아고길 둘째날 두번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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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만나면 걸음이 느려진다. 오르막에서는 힘이 두 배, 세 배로 든다. 오르막에서 한 걸음이 평지에서 두 걸음, 세 걸음이다. 시간도 더 많이 소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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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길을 걷기 전에 신발을 어떤 것을 신어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 튼튼한 등산화를 보통 추천한다. 그러나 등산화는 튼튼하기는 하지만 좀 무겁다. 그래서 우리는 좀 가벼운 트레킹화를 선택했다. 산길을 걸을 때는 조금 무리가 오는 듯 했지만 걸을만 했고 한 달 정도 걸었을 때 밑창이 많이 닳았고 앞부분이 좀 터지기는 했다. 그러니 신발은 가볍고 튼튼한 것이 좋다.
그런데 그 때 신었던 신발이 지금은 없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 마드리드 공항에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때는 모든 짐을 다 버리고 싶을 정도로 짐이라면 끔찍했다. 신발을 버렸다고 아내에게 혼나고, 지금 생각해보니 추억이 담긴 좋은 신발이었는데, 버린 것이 좀 아깝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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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면 길 옆에 이렇게 돌로 탑을 쌓은 것들이 간혹 보인다. 위태하게 보이지만 잘 쌓았다. 그들은 이 돌에 어떤 염원을 담았을까. 이런 기도가 소원을 이루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일까. 기도를 들어주는 신이 없다면, 신이 있다해도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난 무엇을 기도해야 할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게 해달고 바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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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무더기를 만났다. 사람들이 돌에 이름을 써놨다. 사람들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한다. 우리도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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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귀가 쓰인 돌은 시간이 지나면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가 어딘가에 파묻힐 것이다. 만일 몇년 후에 다시 저 곳에 갔을 때 저 돌이 그 자리에 남아 있다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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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마을에 도착했더니 할머니 한 분이 집에서 재배한 과일을 가지고 나와서 팔고 있었다. 우리는 자두와 체리를 샀다. 자두는 시지만 맛있었고 체리는 달콤한게 더 맛있었다. 여기서 만난 루시아와 오렌지를 나눠먹었다.
마을마다 물을 공짜로 마실 수 있는 물가가 있으니 처음부터 물을 많이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다. 또 마을마다 음식점이 있으니 생수를 사먹을 수도 있다. 마을이 없으면 노점상이라도 있으니 물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무언가가 필요할 때는 반드시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것들, 예를 들면, 음식점, 가게, 숙소 등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상인들이 따라다니는 법이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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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새긴 글귀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정말 놀라울 것 같아요^^

꼭 다시 가서 그 돌멩이를 찾겠어요.
그럼 너무 재밌겠죠^^

아..저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인줄;;
돌무더기는 온데간데 없어져도
이름은 그대로 새겨져 있겠지요^^

칠레에도 산티아고가 있죠.
저 돌 찾으러 다시 가고 싶네요.

다녀온 곳을 다시 글로 쓰며 추억을 더듬다보면 다시 여행하는 기분이실것 같아요.. ^-^

기억이 희미해져서 사진으로만 기억을 떠올릴 수 있네요.
이젠 몸으로 하는 여행이 아니라 생각으로 하는 여행을 하고 있네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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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아내분의 기록과 또 다른 시각으로 읽히네요. 성찰의 비중이 높다고 할까요. 순례길 여행은 두고두고 좋은 추억이겠습니다. ^^

ㅋㅋㅋㅋㅋ 행복한 추억이셨겠어요...ㅋㅋㅋ
2014년 다녀오신곳이지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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