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poem] 보름 소망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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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소망



보름달이 앙상한 초승달로 변하고,
또 다시 가득 차 둥근달이 되듯이
세상의 일들도, 내 실수와 잘못으로 쏟아진 것들도
앙상했다 살이 붙고 채워지고 또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왕복의 시간이 아닌 편도의 시간 위에 사는
이 세계의 삶에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너무도 많다
한 번 잃으면 아주 잃고, 한 번 무너지면 아주 무너져 버린다
살얼음판을 걷듯 그렇게 걸어도 얼음판이 금이 가는
시간을, 관계를, 일들을 만나고
그 정도의 조심성도 가지지 못한 나는
늘상 그렇게 깨어진 것들을 돌아보며 후회하곤 한다

다시 갈 수 없는 시간,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잃어버리고 떠나버린 것들
한가위의 달을 보며 그저 소망한다

그대가 그리 조금씩 채워져 왔듯,
앙상해져버린 내 삶의 아쉬움들도 조용히 채워지고
어느 밤 보름으로 두둥실 떠오르기를

-음력 8.15 새벽에.




 꽤 오래 전, 그러니까 7년 전 정월대보름에 쓴 시다. 싸이월드가 개편되었다고 해서 오랜만에 들어가 보았다. 이 시를 비롯한 몇몇 글들을 다시 읽었다. 참 많이도 쓰고 참 즐거이 교류했다. 그곳은 내가 처음 가진 나만의 글방이었다.

 20대 시절엔 산문도 시에 가까운 느낌으로 썼다. 반면에 시는 산문의 느낌이 많이 난다. 시도 산문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의 글을 썼던 것이다. 릴케를 동경해서다. <말테의 수기>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릴케에 반해버린 나는, 그의 유리 같은 문장을 흉내내기 위해 애썼다.

 20대에 만난 신경숙의 문장도 내게 영향을 주었다. 줄글이지만, 시가 묻어있는 그런 문장을 쓰고 싶었다. 신경숙과 릴케의 영향으로 내 문장은 꽤나 시에 가까웠다. 함축적이고, 리드미컬하다. 미학적인 측면에서 그들을 따랐다.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의 내 문장은, 그때와 완전히 달라졌다.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때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글을 쓰고 싶었다면, 지금은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보름 소망>, 이 시를 다시 보니, 내 문장은 많이도 달라졌지만, 내 연약함은 여전히 7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그때와 다른 점은, 후회하거나 깨뜨리지 않기 위해 가까이 다가서지도 않는다는 점. 관계를 위한 모험도 감수하지 않는다는 점. 양상은 달라졌지만, 연약한 건 여전하다.

 10년 후 쯤이면, 나의 내면에 보름달이 떴다는 시구를 내뱉을 수 있을까. 앙상했던 것들이, 아쉬움들이 조용히 채워졌다는 고백을 하게 될까. 모르긴 해도, 난 여전히 자신을 한탄하며 어떤 면에선 만족하며 또 아쉬워하며 이도저도 아닌 반추들을 내뱉고 있을 것이다.

 그런 나의 불완전함이, 내면의 빈 곳들이 이야기의 파동을 생성해내니,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가 완전해지길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보름 소망'은 이루어질 수 없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이루고 싶지 않는 말을 하는 것이다. 계속 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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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나 지금이나 그래도 소망은 한결같네요.

연약함과 부족함이 한결 같으니 말입니다^^

t3ran13님이 kyslmate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t3ran13님의 [The Alternative Steem TOPs, 11.10.2018 GMT] Top Of The Pop

...>79.653 [Soul essay] 후각으로 기억하는 열여덟의 초여름
...

지난 날을 후회하다가도 다시 마음을 바로 잡고 그렇게 살아가는 나날이 많네요.
저는 그렇게 용서를 구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 마음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후회스럽던 그 감정을 만나는 이들에게 조금 더 희생하며 갚으며 살자, 하고 마음을 바꿨답니다.

솔메님의 이야기들을, 글을 모두 응원합니다 :-0)

뭐 그렇게 구멍난 곳을 후회로 땜빵하며 사는 거죠ㅎ
만났던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늘 백프로 충실할 순 없었던 거 같아요.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지 자신은 없구요. 다만 이전보다 조금, 나아지길 바라는거죠^^
새로운 사람들에게 조금 더 희생하며 살고자 하는 채은님의 순수한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저도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ㅎ

랩퍼지코가 그랬다고 해요. 지금 나이에 가장 어울리는음악을 하고있다고 그 음악은 그 나이에만 가능하고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거라고

만약 완전하다면 그 나름대로의 기품과 성숙을 담는 또 다른 좋은 글이 쓰여질테지만 흔들리고 불완전하고 미성숙할때만 쓸 수 있는 글들이 있죠. 그들이 보름달처럼 또 조금씩 채워가며 쓰는 글들 모두 조금씩 달라지겠죠.

그래도 여전히 변하지 않을 본질적인 솔메님의 색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글을 써도 솔메님임을 알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 ^_^ 오래오래 글써주세요

지코가 어린 나이에도 중요한 걸 깨달았네요.
나이마다 그 나이에 걸맞는 불완전함 때문에 우린 숱한 이야기를 남기는 것 같아요ㅎ 성숙을 지향하지만 어쩌면 미성숙함이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네요.

오리지널리티~ 좋습니다. 고물님도 오리지널리티 넘치는 글 써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주말 되시구요!

편도의 시간 위 라는 표현이 좋네요. ^^

네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시간. 그래서 우리 삶이 소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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