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탑사 돌탑과 은수사 청실 배나무를 보면서-작은 습관의 힘(#132)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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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날마다 꾸준히 오래 한다는 것. 그것이 주는 감동은 그만큼 오래 가지 싶다.

전북 진안에 있는 마이산을 들렀을 때, 내가 받은 강렬한 인상은 탑사에 있는 돌탑과 은수사 곁에 자라는 청실 배나무다.

탑사에는 돌탑이 여러 개 있는데 관련 설화가 많다. 탑이 워낙 견고하고 그 기법 역시 불가사의하기 때문일 것이다. 탑 모양에 견주어, 그 어떤 강풍에도 끄떡없으니 말이다. 이갑용이라는 사람이 축지법을 써가며 혼자 쌓았다거나 혼자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설이 있다.

나는 설화적인 측면보다 꾸준함으로 본다. 돌을 쌓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꾸준함과 섬세함일 것이다. 둘레에 있는 돌을 주워오는 것부터 그렇다. 돌을 줍는 과정부터 쌓는 과정 하나하나마다 정성을 기울여야 가능한 것이다. 돌 위에 돌 하나를 놓을 때마다 얼마나 집중을 했을까. 그 과정에서 아주 작은 흔들림이라도 있다면 작은 쐐기돌로 받치면서 그 어떤 강풍에도 견디게끔.

아마 시간에 쫓긴다거나 성과에 집착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백번을 잘 쌓다가도 돌 하나 잘못 받치면 와르르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탑사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은수사가 나온다. 이 은수사 곁에는 640여 년을 살아온 청실 배나무가 있다. 높이가 18m, 가슴높이 둘레가 2.8m에 이른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다. 이 나무는 산돌배나무와 비슷한 종으로 집 근처나 산에서 자라는 나무란다. 수백 년을 살아왔음에도 여전히 젊다. 꽃도 잘 피우고, 잎도 싱그럽다.

이런 나무가 우리 곁에 자라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다. 수백 년 동안 한결같이 한 곳을 지키며 묵묵히 생명활동을 이어왔으니 얼마나 장한가. 자랑스럽다고 나무를 안아보면 결국은 내가 나무한테 안긴다. 그 상태로 가만히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다.

마이산 돌탑과 배나무를 보면서 다시금 느낀다. 살면서 뭔가 대단한 걸 이루려 하기 보다는 그저 꾸준함으로 날마다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을 즐겨야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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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



마이산 탑사 돌탑과 은수사 청실 배나무를 보면서-작은 습관의 힘(#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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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걸 어떻게 쌓을까낭요. ^^

그러게요. 사다리를 놓을 수도 없을 텐데^^

정성이 고맙고, 존재가 고맙고...그나저나
배나무는 벌써 여름입니다.^^

오래되어도 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여름 배나무 사진입니다^^

꾸준히 정성을 다하여 만든 돌탑이 신비로운 예술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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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쉽게 떠나게 되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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