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널한 여행이 주는 맛-작은 습관의 힘(#116)
보통 여행을 간다면 일정이 빡세다. 패키지 여행도 그렇지만 자유 여행조차 빠듯하게들 일정을 짠다.
하지만 나는 널널한 여행을 좋아한다. 그리고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가다가 끌리는 곳이 있으면 들렸다 간다. 삶이 곧 여행이요, 여행을 삶처럼 여기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뜻밖의 느낌을 맛보곤 한다.
버즘나무를 아는가? 학명이 플라타너스.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을 우람하게 자리하던 나무라면 알기 쉬울 테다. 많은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거대한 품 같은 나무였다.
여행길에 지나다가 보게 된, 한 초등학교 버즘나무. 그 모습이 특별하여 차를 멈추고, 몸도 풀 겸 학교로 들어섰다. 경북 상주시 사벌초등학교다.
학교가 참 정갈하니 관리가 잘 되는 거 같다. 운동장에 들어서니 우람한 버즘나무 세 그루가 적당한 거리로 자리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니 굵기가 어마어마하다. 두 팔을 벌려 재어보니 두 번 이상이다. 둘레가 얼추 5미터는 되는 거 같다. 아마 이 학교를 개교하면서 심은 나무지 싶다. 학교를 1934년도에 열었다니 85년 수령인가.
이 나무는 그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자라는 걸 지켜보았을까. 어쩌면 1회 졸업생 가운데 아직 살아있는 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버즘나무는 아주 높게 자란다. 그런데 이 곳 나무는 관리를 위해 윗가지를 잘랐다. 아마 나무가 너무 크다보면 위험할 수도 있으리라. 태풍에 쓰러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을 테니까. 아니면 관리상의 어려움이 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무처지에서는 가지가 잘리는 아픔을 겪기는 하겠지만 사람들 느낌에는 그저 편안하게 아이들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내 성장과정이 생각나면서 보고 또 본다. 되돌아가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경상북도 상주시 사벌면 덕담리 사벌초등학교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낯이 익은, 어디선가 본듯한 그 모습...아련히
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인 듯^^
저도 아련하여 한참을 머물렀네요^^
학교 안에 있는 오래된 나무는 전설이 하나씩 있더라구요.
그 전설 한번 풀어놓으세요
참 여유로운 여행을 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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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가는 곳으로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네요~
저는 여유로운 여행을 계획중입니다~^^
아이들이랑 함께 라면 더 여유가 필요할 듯^^
버즘나무로 향하는 눈길이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