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일상#98]엄마와 함께한 강제 짐정리 (추억놀이)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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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일입니다.

추석연휴 마지막날이네요.
무얼 하고 계신가요?

저는 엄마와 강제 짐정리를 했습니다.

어릴 적 추억이 쌓인 물건들, 친구들의 편지, 학교에서 만든 작품들 등
보관하고 싶었지만, 집에 보관할 장소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버려야했죠.
서울에서 일하면서 집에 남겨졌던 제 짐들은 저희 집이 몇 번 이사를 할때마다
짐이 된다고 버린다는 엄니의 협박을 견디며 오늘까지 버텨왔는데 말이죠.

4개의 박스 중, 첫번째 박스를 개봉하자 미니 앨범들과 미처 앨범에 다 정리되지 못한 사진들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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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시절 사진.
어찌하다 보니 고2~고3, 2년동안 같은 반으로 올라가게 된 친구들.
왈가닥에, 개성강한 친구들 덕분에 정말 재미난 시간들을 보냈었지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보고 있는 불교학생회 친구들과의 추억들도 고스란히 남아 있네요.
정리하며 사진을 친구에게 보냈더니 “버려!!!!!!!” 라고 답장이 옵니다.
벚꽃이 유난히 예뻤던 학교앞과 교정에서는 봄이면 사진을 찍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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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진이네요.
고등학교 만화 동아리에서, 축제때 전시회를 했던 모습입니다.
만화동아리답게 코스프레를 했지요.
그때는 지금처럼 좋은 재료들이나, 만들어 주는 곳이 없어 다 직접 만들었는데,
밀린 숙제마냥 축제 전날 부랴부랴 옷을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고...오글거리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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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친언니오빠와 함께 찍었던 스티커 사진,
그리고 팬던트들도 아직 있습니다.
엄니의 위협 속에서 꿋꿋히 버텨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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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사진도 몇장 보이네요.
이건 아마 제가 중국갈때 가족들과 친구들 사진들 보고 싶을까봐 챙긴 것 같습니다.
대학 동기 녀석 중 처음 군대가던 친구 배웅하느라, 온 친구들, 선배들까지 나와 기차역에서 배웅을..
제일 호강한 녀석이네요.
그 전날 노래방에서 단골 노래 불러주고, 결국 가는 길에 눈물을 보이던 녀석.
대학생이라고 머리를 노랗게 하고, 친언니 오빠들과 섬에 놀러갔었던 사진.
학과에서 전통적으로 해오던 모의 상사중재 연극이 끝난 후 사진.
대학교 2학년때 선후배들과 농활 갔던 사진.
부지런히도 살았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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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경에서 어학연수를 했던 시절 친구들에게서 받은 편지들과 그때 찍었던 사진입니다.
몽골에서 낙타도 타고, 초원에서 술마시다 밤하늘 구경하고, 술이 취해 몽골 초원에서 하는 공연 중에 아리랑 부르고,
몽골친구 결혼식도 참석하고, 우루무치를 거쳐 신장쪽 사막도 구경하고.
유학생 배드민턴 대회도 참여하고,
친구들과 천안문이며 왕푸징이며 여행 다니고,
이화원가고, 만리장성도 가고...
참...패션이 촌스럽습니다.
중국에서 스트레이트를 했다가 머리가 다 탔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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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열심히 공부했던 사전들.
위에 것은 열심히 사용하였고,
가운데 것은 한국 돌아오기 전, 더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 샀던 사전인데 아직 새거네요.
빨간것은 영-중 사전인데, 영어공부까지 해 보겠다고 샀었지만 활용도는 그닥...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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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의 생활을 기억하고자 만든 스크랩 북이네요.
사스가 터지고 홀로 쓰던 방, 중국에서 샀던 물건들..
어떻게 언제 샀는지, 그때의 생활은 어땠는지 일기처럼 적혀 있네요.
중국에서 짝퉁 일본 만화가 많아서 싼 가격에 포스터를 잔뜩 모아 놨었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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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중국 가면, 중국 짝퉁시장에서 DVD플레이어는 하나씩 다 샀었지요.
그리고 좋아하는 중국 드라마 DVD도 샀었는데...
몇번을 엄마로부터 구했으나, 이번엔 진짜로 안녕을 고해야 했습니다.
흑흑흑....
역시 중국에서 구매했던 CD플레이어와....드럼 스틱이 있네요. ㅎㅎㅎㅎㅎ
한때 드럼 배워보겠다며 열심히 쫓아 다녔었드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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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
예전 회사의 사보입니다.
처음 사보에 실린 건, 밸리댄스 체험....
이렇게 사진이 찍힌다는 생각을 못 하고, 신청했던...그리고 후회했던...
이 날 체험 이후로, 배웠던 곳에 등록해서 몇 달간 밸리댄스를 배우기도 했었네요.
한번은 저희팀 소개를 하는 코너에.
한번은 “금발이 너무해”라는 뮤지컬관람에 당첨되어 창원에서 서울까지 상경했었지요.
끝으로 그룹사 전체 사진 콘테스트에서 2등을 해서 사진도 실리고, 야구잠바도 받았더랬지요.
추억이라 아직까지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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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았던 베이징올림픽 기념주화와 금칠이 된 찻잔.
전시해둘 곳이 없어서 여전히 박스에 있었네요.
영국 캠브리지에 잠시 있을때 썼던 공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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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 일본어 공부책.
학원에서 만든 책이라 그리 좋은 컨텐츠는 아닌 것 같지만, 첫 책이라 버리질 못 하겠네요.
저의 손떼가 묻어 있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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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된 저의 여권...
참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물론 출장이 대부분이긴 했던 것 같지만.
그리고 국내 여행 다닐때 찍었던 폴라로이드 사진들.
예전부터 여기저기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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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쏟아지는 만화 관련 소품들...
용돈 모아 힘들게 모았던 캐릭터 편지지, 사진 등등...
요건 따로 보여드릴게요.
넘나 많고, 제게는 소중한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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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물건들인 줄 알았는데 오빠 상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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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공략책들 같은데요?
이 것들을 펼쳐보고 있던 사이, 오빠가 한장 한장 모아둔 SES사진들을 버려버렸습니다.
장가도 갔는데 이런 사진이 왜 필요하냐며...
오빠한테 혼날 것 같았지만, 엄마가 더 무서웠기에...
요것들은 나중에 오빠가 오면 다시 손을 대얄 것 같습니다.
요즘은 구하기도 힘든 것들...
집에 짐이 많아지는 걸 싫어하는 엄니의 마음은 이해가지만..또 버리긴 너무 아까우니까요...

이렇게 한바탕 정리를 하니 손에는 먼지 가득~
그래도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사진 보며 엄마도 함께 추억놀이를 했어요.

요즘은 너무 많은 물건들에 둘러쌓여 물건의 소중함을 모를 수 있으나,
저 어릴 때는 저런 것들 하나하나가 다 구하기 어렵고, 비쌌고,
그래서 더 애뜻한 물건이 되어 버렸네요.
어렵게 결심하고 일부는 버려 버리고,
일부는 더 강한 마음으로 지켜냈습니다, 엄마의 손아귀(?)로부터~

이렇게 추억놀이하고 나니 뭔가 더 명절같은 기분이 드네요.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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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추억이 방울방울 ~~

카일님 정말 바쁘고 파란 만장한 삶을 살아 오셨네요. 과거로 돌아가서 추억 여행을 잠시 다녀온 기분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요.

여고시절, 중국 유학 생활...
여권에 찍힌 스탬프 보니까 정말 해외 출장도 많이 다니셨네요. 카일님에게 소중한 추억의 상자들이지만 어머님의 협박에 버려야 한다고 하니 속상하시깄어요.

카일님 보팅 이벤트 제가 총 13회 당첨 되었더라구요 .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도 명성도 55 도달해서 작은 이벤트(카일님의 보팅 이벤트 벤치마킹, 사전양해 구하지 않고 따라 해서 죄송합니다) 하고 있으니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이벤트에도 참여해 주세요. ^^

그러고보니 저도 어릴적 사진이나 추억을 넘겨본지 엄청 오래됐군요.
카일님처럼 강제로라도 정리를 한번 해봐야 할것 같아요.
아마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를것 같아요.^^

오랜만에 추억에 잠기었겠군요,^^

저도 이사를 많이하고 친정도 이사를 많이하다보니, 물건이 없어진 줄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생각나서 찾아보면 없더라고요. 그래도 아직까지 잘 보관하신 게 많아서 오히려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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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리의 달인이네요 ㅠ
저는 이미 다 사라져 버려서 ㅠㅠ 제 딸에게는 잘만들어주고 싶네요.
그 요소로 ㅋㅋ 스팀잇을 사용하고 있는데 ㅋㅋ
스팀체인 영원하겠죠 ㅎㅎ 그래서 증인노드를 시작한 이유중 하나 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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