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가고시를 통해 배우는 의학이야기 - 기침(Cough)
안녕하세요 @jisang 입니다. 오늘은 기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콜록콜록" 주변에서 기침 소리가 들려옵니다.
기침은 유해물질이 기도 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폐와 기관지에 존재하는 물질을 바깥으로 제거하는 정상적인 방어 작용입니다. 그림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코 내부(비강)부터 목 뒤쪽으로 이어지는 인두-후두 부위, 그리고 기도로 들어가서 기관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위에 기침 수용체가 존재합니다. 이 곳이 자극되면 흔히 성대라고 불리는 부위가 닫히고 흉복부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가, 순간적으로 성대가 열리면서 강한 힘으로 뱉어내게 되는 것이 바로 기침이 되겠습니다.
기침은 가래의 유무에 따라 젖은기침(productive cough)과 마른기침(dry cough)로 나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침 증상이 있던 기간에 따라 분류합니다.
- 급성 기침 : 3주 미만, 주로 급성 호흡기 감염(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
- 아급성 기침 : 3주 ~ 8주, 호흡기 감염 후의 기침이나 미코플라즈마, 백일해의 경우 급성 기침보다 좀 오래 지속될 수 있음
- 만성 기침 : 8주 이상, 흡연도 오랜 기간의 기침을 발생시킬 수 있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상기도기침증후군, 위식도역류질환 등. 고혈압약(ACE inhibitor)도 기침 유발 가능.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 급성 기침
급성 기침의 원인으로 흔히 우리가 경험하는 바이러스성 감기와 올 겨울 유행했던 인플루엔자 독감부터 시작해서 세균 감염이 진행되는 폐렴까지도 포함됩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의 경우 염증 반응에 의해 발열, 오한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세균 감염의 경우에 특히 고열이나 걸쭉하고 누런 가래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급성 호흡기 감염이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 인플루엔자를 제외하고는 바이러스만 타겟하는 약제가 별로 없습니다. (인플루엔자 독감은 '타미플루'가 있습니다. 신종플루 돌때부터 유명세를 탔죠.) 해열제, 진통소염제, 진해거담제 등으로 대증치료를 할 뿐입니다. 많이들 아시다시피 잘 먹고 잘 쉬면 낫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게 좋겠습니다. 다만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나 기존에 호흡기 질환을 앓던 분들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세균성 감염의 경우 탁월한 약이 있습니다. 항.생.제. 적절한 양과 기간으로 사용할 시 내성을 예방하고 회복에 빠른 도움을 줍니다.ㅎㅎ (항생제는 끊어서 드시거나 임의로 중단하면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처방 받으신 대로 잘 드세요.)
- 아급성기침
주로 호흡기 감염 후에 잔여 기침(?)같은 느낌입니다. 그 외에 그렇게 중요하진 않으므로 넘어갑니다.
- 만성 기침
기침이 두 달 이상 지속되면서 만성화 되면 주의해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흡연이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하구요. 오랜 기간의 흡연과 신체적 조건이 결합하여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혹은 폐암과 같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장기간 흡연자의 경우 주의하셔야 합니다.
비흡연자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의 원인을 생각해봅니다.
1. 상기도기침증후군(upper airway cough syndrome=후비루증후군, post-nasal drip)
콧물이 목 뒤로 자꾸 넘어가서 자극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 혈관운동성 비염, 통년성 비염 등 다양한 비염이 원인이 될 수 있고, 급성 또는 만성으로 부비동염(sinusitis)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대개 이비인후과에서 비경(코내시경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을 이용해 목 뒤쪽으로 맑게 흐르는 콧물을 직접 확인하거나, 얼굴 X-ray로 부비동의 상태를 확인해서 진단내릴 수 있습니다.
부비동염인 경우 항생제 치료를 하면 호전되고, 감염이 아닌데도 콧물이 지속되는 경우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혹은 항히스타민제로 증상 조절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2. 기침형 천식(cough-variant asthma)
천식의 한 형태입니다. 감기에 걸리거나 원인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 시, 또는 담배연기, 자극적인 냄새, 운동, 찬 공기 등에 노출될 때 악화될 수 있습니다.
검사는 폐기능검사입니다. 검사실에서 코를 막은 다음 입에 깔대기 같은 것을 물고 지시에 따라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면 됩니다.ㅎㅎ 기본 검사 결과에 따라 폐기능이 많이 떨어져있으면 기관지 확장제를 써서 호전이 되는지를 보고, 반대로 폐기능이 좋은 상태이면 만니톨이나 메타콜린 같은 기도 자극물질을 이용해 폐기능이 순간적으로 감소하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치료는 흡입 스테로이드제가 효과적입니다. 입에 물고 쏜 다음(?)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약물이 기도 전체적으로 퍼지게끔 하죠.
3. 위식도역류질환(GERD)
지난번 소화불량 글에서 다루었던 질병입니다(이전 포스팅 링크 참조). 식도-위 사이를 조이는 근육이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약화되면서 위산을 포함한 음식물이 역류해서 생기는 질환이죠. 속쓰림, 가슴 화끈거림(burning sensation) 등의 증상과 함께 가래가 없는 마른기침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식도 하부 점막에도 기침 수용체가 있기때문에 역류 자극에 의해 반응한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진단 방법이나 치료는 이전 포스팅을 참조해주세요.
또 하나, 아주 중요한 원인으로 결핵이 있습니다. 흡연자/비흡연자 무관하게 걸릴 수 있는 질환이죠. 우리나라에서 최근 유병률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주의해야합니다! WHO에서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결핵 유병률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발열, 식은땀, 체중감소, 피로가 동반될 수 있고, 기침시에 피가 나올 수도(객혈) 있습니다. 증상만으로는 결핵과 다른 호흡기 질환을 감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래 검사와 가슴 X-ray를 시행하게 됩니다.
결핵에 걸리면 매우 불편해집니다... 내성 문제때문에 결핵약을 3-4가지 이상으로 조합해서 최소 6개월 이상 먹어야하고 매 달마다 가래검사, 간기능검사(결핵약이 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등을 받아야하기 때문이죠ㅠㅠ 또한 결핵에 걸린 이후에 기관지확장증이라는 합병증이 와서 꽤나 오랜 기간동안 기침과 가래를 앓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핵은 꼭 조심합시다!
참고로 결핵은 일반 마스크로는 예방이 불가능합니다. 결핵균은 공기 중에서 둥둥 떠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결핵 환자는 음압이 걸려있는 병실에 입원하고, 외부인 출입시에도 N95 마스크(사진 참조)를 써야합니다. 결핵 환자가 스쳐지나간 자리도 조심합시다...
위의 원인 이외에도 고혈압이나 심부전에 쓰이는 약 중 하나인 앤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inhibitor)를 복용할 시에도 기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에 의해 유발된 증상의 경우 약을 끊으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죠. 앤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별 이유없이 습관적인 기침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목 뒤에 약간이라도 뭔가 걸린 느낌이 들면 바로 뱉어내려고 하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응급 상황을 잘 감별하는 것입니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 호흡곤란이 나타날 경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빠르게 기관지확장제를 쓰거나, 산소를 공급해주는 등의 조치를 필요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주의사항입니다. 제가 쓰는 글은 의료 상식을 전달하고, 실제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을 방문했을 때 대략 ‘어떤 진단의 가능성이 있고, 어떤 검사를 받겠구나’ 정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만 진단을 내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셔서 의사의 상담을 받으세요. 그리고 글의 내용은 대개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며, 실제 임상적 상황과는 차이점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는 학문이고 교과서 외에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가 굉장히 중요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수련병원은 ‘도제’식 교육이 살아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침도 알아 보았습니다. 겨울철이고 해서 주변에서 기침 소리가 자주 들려오는데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그냥 기침인줄만 알았는데 거기에도 이렇게 많은 분류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잘 읽고 갑니닷!!
방문 감사합니다 :)
@jisang 포스팅 하나씩 읽다보면 나중엔 의학지식이 쑥쑥 쌓여 있을 것 같아요-
선무당이 사람잡지 않게 주의해야겠지만요 ㅋ 약은 약사에게 진단은 의사에게!!
아무리 똑똑한 의사도 제 몸 못고칩니다. 아프면 병원가야죠 :)
(병원에 누워서 내가 왜 아픈지는 알겠지만 말입니다..ㅎㅎ)
풀릴락 말락 약 올리는 듯한 요즘 날씨에 딱 좋은 포스팅이네요.! 그런데, 기침 없이 가래만 자꾸 끼는
것은 상기도 기침 증후군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침은 없는데 가래가 자꾸만 끼네요 .. ㅠㅠ
상기도 기침 증후군은 과거에 불렸던 이름인 후비루 증후군과 같은 말입니다. 코 뒤로 콧물이 목을타고 내려가서 생기는 증상들이 기침, 가래 등이 있을 수 있죠. 가래만 있을수도 있습니다만 자세한 것은 호흡기내과나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
조금 늦었죠?
1일 1포스팅해주시면^^ 짱짱맨은 하루에 한번 반드시 찾아온다는걸 약속드려요~
정리 감사합니다. ACE inhibitor 에 의한 dry cough 부작용을 가끔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