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기억 한다.

in AVLE 코리아2 years ago (edited)

거리를 걸으며 문득문득 나타나는 흉상들은 이 도시에 살았던 또는 이 도시를 방문했던 유명 인사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흔적이라 할수있다. 그리고 또 가끔은 단순히 이름만 쓰여있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내용을 적어놓은 것도 있는데, 그 내용이 궁금해 번역기를 사용하곤 한다. 프라하 시민들이 기억하고자 하는 사건은 어떤 것인지 들여다본다.


라코치 페렌츠 2세. 1691-1692년 프라하에서 공부하는 동안 이곳에 살았다. 헝가리의 귀족이자 트란실바니아의 공작이었던 그는 1703-1711년 까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에 저항하는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헝가리에서는 국가적인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어 화폐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아마도 합스부르크가에 저항했던 동질감을 느끼는 이유로 명판을 해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타바 강변의 느낌있는 건물인 댄싱 빌딩 길건너 대각선 방향으로 제법 큰 교회가 있다. 성 치릴과 성 메토디우스 대성당 St. Cyril and St. Methodius Cathedral 이다. 이 성당의 도로변 벽면에도 두 인물의 명판이 있는데, 얀 쿠비시 Jan Kubis와 요제프 가브치크 Jozef Gabcik 이다. 1942년 5월 27일 군인이었던 이들은 영국 특수부대와 함께 보헤미아와 모라비아 지방을 지휘하던 나치 사령관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Reinhard Heydrich를 출근길에 암살하는 '원숭이 작전 Operation Anthropoid'을 실행에 옮겼다. 사령관 하이드리히는 치명상을 입고 며칠 후 숨을 거두었고, 암살 현장에서 도주한 쿠비시와 가브치크는 성 치릴과 성 메토디우스 대성당 지하무덤에 은신하였다. 그러나 나치의 집요한 추적으로 은신처는발각되고 포위당했다. 둘은 대항하며 버텼지만 워낙 화력도 숫자도 열세여서 자결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프라하성 정문에서 왼쪽 대각선 방향의 내리막길을 걸으며 상가들이 이어지는 네루도바 거리로 좌회전을 하면 바로 코너 벽에 붙어있는 명판을 볼수있다. 1948년 1월 25일 소련을 등에 업은 공산당이 반 강제로 체코 정권을 장악하자 이에 항거한 학생들이 가두시위를 펼쳤다. 공권력은 시위 학생들과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를 기억하는 명판이다. 지금은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상기 시킨다.


300년 가까운 기간동안 프라하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세금 창구 역할을 하며 시달린 경험이 있고, 어찌저찌 독립은 하였으나 공산주의 세력에 다시 시달린 경험들이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게 하는 이유라 생각된다. 커다란 기념비를 세우고 펜스를 둘러 다가가는게 부담스럽다가 어느새 멀어지는 것 보다는 바로 그자리에 알리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짚어 누구라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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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래도 그들을 기억해주니 다행입니다.

아! 영화가 있었군요. 혹시 제목을 알려 주시면 저도 보고 싶습니다.
알았습니다.
<새벽의 7인> 이네요. 오래전 영화 입니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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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상과 명판
역사가 있는 프라하성
이야기가 살아서 숨쉬는 곳에
관광객이 발길이 닿는군요.

네. 우리만 아는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관광객이 올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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