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미안하다2
▲ 잘못 가지치기해서 썩어가는 나무, 대구 H 백화점 정원에서
하나, 여는 시와 에피소드
나무가
없었다면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알몸으로 쫓겨날 때
무화과나무의 잎대신
그 무엇으로 치부를 가릴 수 있었을까요
신은
이 세상을 일일이 보살필 수 없어
신성을 조금 변이시켜 모성을 만들어
어머니를 꼭 닮은 존재를 만들고
세상 모든 생명을 어여삐 살피려고
나무를 만들었습니다
모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기를 정화시키며
그늘을 만들어 주고
꽃을 피워 열매를 주고
자신의 몸에 둥지를 틀게 하고
잘려서는 기둥이 되고
땔감이 되고
썩어서는 다시 거름이 되는
나무야 말로 말없이
우리 곁에 다가와 서 있는 성자입니다
그런데, 사람만이
나무를 잘 가꾼다는 명목으로
줄기나 가지를 잘못 잘라서
서서히 죽이고 있으면서도 모릅니다
특히 인간 가까이에 있는 나무는
잘려진 상처가 썩어 들어가면서도
신선한 공기와 꽃과 열매를
아낌없이 내주며 이 순간도
기꺼이 우리 곁에서 순교자의 모습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나무님,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가평귀농귀촌학교 조경 강의 자료 작성 중
▲ 잘못 가지치기해서 썩어가는 나무, 대구 H 백화점 정원에서
일단 H 백화점 조경을 사진으로 감상하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신음하고 있는 나무들을 만나보기로 한다.
연결 : https://cafe.naver.com/iloveif/170
에피소드
대구 H백화점 정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주차, 청소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나무를 살펴보고 열심히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궁금해 한다.
남자1 : 뭐하세요?
jamislee : 나무 좀 찍고 있어요.
남자1 ; 예쁜 꽃을 찍으세요.
jamislee : 나무 상처만 찍을 거예요.
(확인하더니 더 이상 관심이 없다. 돌아선다.)
jamislee : 사람이든 나무든 잘 잘라 내야지. 잘못 자르면 평생 고통받지요.
사람1 : (먼 개소리가 싶어 돌아본다.)
jamislee : 인연은 만날 때보다 헤어질 때 잘 잘라야 합니다.
여자들 : (청소직원들이 한 무리 모여 수다를 떨다 귀를 쫑긋한다.)
jamislee : (썩은 나무를 가리킨다) 나무든 사람이든 잘 잘라야 합니다.
여자들 : (깔딸 대며 고개를 끄덕인다) 청소도 잘 해야지요.
jamislee : 맞습니다.
▲ 잘못 가지치기해서 썩어가는 나무, 대구 H 백화점 정원에서
둘, 핵심 용어 정리
농사나, 정원 공부를 하면서 만나는 용어가 매우 어렵다. 한자나 영어가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용어가 많기 때문이다. 가급적 순화해서 우리말로 고쳐 쓰려고 한다.
❶ 가지치기 : 나뭇가지의 일부를 자르고 다듬는 일. 전정(剪定). 전지(剪枝). 정지(整枝).
❷ 가지 깃 : branch collar, 지륭선(枝隆線), 지피융기선(枝皮隆起線)
❸ 칼루스(callus) | 우리 몸에 상처가 나면 면역 방어물질이 나와 스스로 상처를 아물리고 새 살이 나오는 원리이다. 식물의 새살은 뿌리나 새싹이다.
식물의 어느 부분에서 떼어낸 조직 세포에서도 칼루스를 형성한다. 칼루스를 무한히 배양시키려면 배양액 중에 무기염류나 비타민류 외에 오크신을 첨가할 필요가 있다. 배양액 성분을 여러 가지로 변화시키면, 칼루스에 싹이나 뿌리가 분화해, 적당한 조건하에서는 전개체(全個體)를 재생시킬 수도 있다.
❹ 부후균 : 미생물 세균중의 하나. 미생물의 셰계는 무궁무진하다.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는 미생물 삼총사이다.
▲ 잘못 가지치기해서 썩어가는 나무, 대구 H 백화점 정원에서
셋, 나무 어디를 자르나? - 나무 살갗 찢어지지 않게. 베인 상처를 스스로 아물릴 수 있게 가지 깃(지륭선)을 알고 자른다
- 나무를 보고 가지 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➊ 가짓 깃은 위 부분을 지륭선(枝隆線), 아랫부분은 (枝皮隆起線) 지피융기선으로 세분한다. 영어로는 branch collar이다.
➋ 가지 깃은 나뭇가지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하여 가지가 뻗어나간 부분에 생긴 볼록한 조직이다. 두 가지가 서로 맞닿아서 생긴 주름살 모양의 선이 생긴다. 나무는 여기에 부러지거나 잘렸을 때 줄기를 보호하기 위한 면역 물질(화학적 보호층)을 가지고 있다.
▲ 잘못 가지치기해서 썩어가는 나무, 대구 H 백화점 정원에서
넷, 나무 어떻게 자르나? - 나무 살갗 찢어지지 않게. 베인 상처를 스스로 아물릴 수 있게 가지 깃 바같쪽을 알고 바싹 자른다.
(굵은 나뭇가지 톱으로 자르기-작은 가지는 전지가위를 사용한다.)
아래 그림을 이해하고 반드시 1번, 2번, 3번 순으로 자른다
가지 깃은 위의 그림에서 지륭선과 지피융기선을 통합한 용어입니다.
그림1 가지치기 실제- 전정(剪定). 전지(剪枝). 정지(整枝)
1번 자르기 – 가지 깃에서 10~15cm 바깥(또는 위쪽) 방향으로 1/3 정도 잘라준다. 2번을 먼저 자르면 껍질이 찢겨 벗겨지면 썩어 들어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2번 자르기 – 굵은 가지를 잘라낸다
3번 자르기 – 원래 목표한 곳을 자른다. 이때 가지 깃을 살려 바깥쪽을 잘라야 한다. 나무가 피를 흘려 스스로 소독하며 상처를 아물린다. 너무 가지 깃 바깥을 자르면 가지는 상처를 아물리지 못한다. 평생 썩어 들어간다.
▲ 잘못 가지치기해서 썩어가는 나무, 대구 H 백화점 정원에서
다섯, 나무 자른 후에 소독한다
(절단 후)
❶ 절단면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그래야 빗물이나 이슬이 고여 스며들지 않는다.
❷ 탈지면에70% 알코올을 묻혀 여러 번 문질러 상처를 소독한다.
❸ 자른 부위에 목재방부제, 유성페인트, 톱신페스트 등을 발라준다. 특히 벚나무, 자귀나무, 목련류, 단풍나무류는 필수이다.
나무나 사람이나 똑같다. 몸통이 잘리고, 가지인 팔이 잘렸는데, 소독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지 상상해 보시라.
여섯, 닫는 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한 번 태어나면
건강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반려동물에 이어
반려식물도 있다
동물학대법은 있어도
식물학대법은 없다
나무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반려식물이다
잘 가꾼다고 가지를
잘못 자르면 그 나무는
우리 곁에서 평생 썩어가며 고통받는다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가지 깃을 이해하고
가지 깃을 살려 잘라주어야 한다
모르고 한 사랑은 더 이상 용서되지 않는다
차라리 사랑하지 않는 것이
함부로 자르지 않는 것이
나무를 더 사랑하는 일이다
/gardner jamislee, 사진 찍고 글을 쓰다
<참고 자료>
이규화, 미안하다 나무야 수목관리-전정, http://www.la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18962.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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