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화20] 만.두.만.세 – 바꾸지 않으리라
사부가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교감과 수석교사가 살갑게 사부를 맞이한다. 센터장도 사부 앞에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세 사람은 ‘학교 경영 우수 사례 공모’ 공문과 사부가 건넨 ‘만두만세’ 교육일기를 놓고 이마를 맞댄다. 미소가 가득 피어난다.
“이거 아동 교육 상담사례로 써도 되지요.”
“......?”
수석교사의 말에 사부는 아무 말이 없다.
“학교 경영 우수 사례로 쓰겠습니다.”
교감이 정중하게 부탁한다.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센터장이 다시 일어나 사부 앞에 고개를 숙인다.
“가장 낮은 곳에서 아픈 아이들을 끌어안고 사는 위대한 스승을 몰라봤습니다.”
사부는 몸 둘 바를 모른다. 그러나, 가슴 속에서 수많은 가시들이 돋는 것을 느낀다.
저 손으로 씨앗 하나 심어본 적 없고, 손에 흙 한 번 묻혀보지 않았는데,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농장’을 가꾸었다고 바꿀 것이 뻔하다. 제초제를 뿌리라고 한 저 입으로 ‘꽃밭’을 아이들과 함께 일구었다고 바꿀 거다. 사부가 가꾼 꽃과 나무와 로제와 쫑쫑이도 모두 자신이 한 것처럼 ‘우수 상담 사례’로 바꾸리라. 사부의 땀과 눈물이 모두 저들의 땀과 눈물이 되어 교육 실천 사랑으로 바뀔 것이다. 사부의 ‘만두만세’가 저들이 ‘만두만세’로 바뀌리라. ‘학교 경영 우수 사례’로 바꾸느라 여름방학이 바빠질 것이 분명하다.
남의 것을 가지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뛰어난 재주를 질책할까 하다 사부는 꾹꾹 참는다. 왕만두가 분노 폭발한 것은 교감이 쫑쫑이를 없앴기 때문이다. 생활지도에 방해된다며 없앤 토끼가 교감의 ‘학교 경영 우수 사례’로 하루아침에 바뀐다는 것이다. 수석교사의 ‘학대 아동 우수 상담 사례’로 요술을 부린다는 거다. 그래. 더 높은 지위, 성과급을 위해서라면 변신술이 많이 필요하리라. 무슨 짓인들 못하랴.
아아, 공문 한 장을 보고, 성과에 눈이 어두워 한 순간에 생각이 바뀌어 막대사탕 안겨주고, 엄마 미소를 지으며 사진 찍은 거였구나. 분노하던 왕만두를 등지고 욕하고 도망쳤던 그가, 아빠 미소로 왕만두를 끌어안고 사진을 찍은 거구나. 거짓 포옹과 가짜 미소가 ‘학교 경영 우수 사례’로 잘 포장될 게 뻔했다.
영상도 편집되겠지.
문제 교사가 방임한 아이들을, 학대한 아이들을 자신들이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어 바르게 성장시킨 거라는 글에 맞춰 잘 짜깁기가 될 거다. 토끼 먹이 한 번 준 적 없고, 로제 밥그릇에 사료 하나 넣어 준 적이 없는 그들은 매일매일 아이들과 함께 쫑종이와 로제에게 먹이를 주고 살뜰히 돌본 우수 사례로 쓰여질 것이다.
센터장은 엄마를 잃어버리고 힘겨워하는 아이들을 문제 교사 대신 뜨겁게 끌어안았다고 할 거다. 문제 교사로부터 아이들을 구해냈다고 해야지 지역아동센터가 존재해야 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 눈감아주자. 눈앞에 이득, 성과 앞에 머리를 맞대고 변하는군 ”
사부는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씁쓸하게 돌아선다.
전철이 지나간다.
전철 지나는 소리가 사부의 웅얼거리는 말을 지우고 달려간다.
“그럼, 허락한 걸로 알겠습니다.”
“전, 아이들과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요.”
사부는 일어선다. 그들과 멀어진다.
“그럼, 학교 경영 우수 사례로 쓰는 걸 허락한 걸로 알겠습니다.”
멀어지는 사부 등 뒤로 교감이 말한다.
“허락한 거지요.”
수석교사도 다시 한번 말한다.
거짓이라도 아이들을 위한 척이라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진실로 아이들을 끌어안을 거다. 시부는 돌아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고개 끄덕한 건 허락한 거지요.”
사부는 다시 고개를 끄떡끄떡한다. 아무리 자기 것으로 바꿔 치기 해도 사부는 아이들을 사랑하기로 한 약속을 바꾸지 않으리라. 사부는 고개를 끄떡거리며 수없이 다짐하며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간다. 만두와 왕만두가 기다리는 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사부는 만두와 왕만두에게 점점 가까워진다. 멀어지는 사부를 보고 수석교사도 교감도, 센터장도 활짝 웃는다.
사부를 본 만두와 왕만두가 달려온다.
“샘,새,샘,샘! 로제가요.”
“숨넘어가겠다. 뭐냐?”
“로제가 엄마가 됐어요.”
“예쁜 아기 낳았어요.”
“세 마리나 낳았어요.”
“수고했다, 축하한다고 말해 주었어요.”
“백번도 더 말해 주었어요.”
사부는 로제에게로 가는 만두와 왕만두를 가로막는다.
엄마가 된 고양이는 끔찍하게 새끼를 돌본다. 들여다보면 위험하다고 느껴 보금자리를 옮긴다. 새끼를 물어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춘다.
“왜 들여다보면 안 되는지 알겠지요?”
“아, 스트레스 받는다는 거죠?”
“이제부터 지켜줄게요. 한 번만 더 보고요.”
“안돼, 참아야 돼. 참을 수 있지?”
“참을 수 있어요.”
“그럼, 이제 청평호수로 가자”
“야호, 만세!”
기특하다. 떼를 쓰지 않고 로제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큰 거다.
부릉, 시동을 건 보트는 청평호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 좋아요!”
만두는 싱글벙글이다.
“샘, 최고예요!”
왕만두는 엄지척을 한다.
방학인데도 학교 도서관에서 사부는 학생들과 책을 읽었다. 사부는 짜장면을 같이 먹었다. 엿새째 되던 날 피자를 먹었다. 아흐렛날 1박 2일 캠핑도 했다. 그리고 열흘이 되자 약속을 지킨 거다. 청평댐에서 보트 타고 남이섬 한 바퀴 돌아오기로 방학식 날 약속한 거다.
푹푹 한여름 태양의 열기가 제아무리 뜨거워도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시원한 강바람에 다 날아간다. 만두와 왕만두를 실은 보트는 확 트인 청평 호수를 나아간다. 산들이 점점 다가오고, 거기 큰 산을 업고 있는 으리으리한 별장이 휙휙 지나간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은 유명 탤런트 별장입니다.”
선장이 보트를 멈추고 친절한 설명을 한다.
“와, 별장이 우리 학교보다 크다.”
“우리 학교가 더 커.”
“별장이 더 커.”
“우리 학교가 더 크다고.”
만두와 왕만두는 또 토닥토닥한다.
“우리 가평군에서 가장 화려한 별장입니다. 저 통유리로 북한강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저 안에는 음악 카페도 있고, 북한강을 내다보며 운동할 수 있는 시설도 있고, 공연장도 있어요. 수영장도 있고, 결혼식을 올리 수 있는 정원도 있어요.”
“저기에 피자 꽃은 없지요?”
“섬서구메뚜기도 없을걸.”
“호랑나비 애벌레도 없지요.”
“드릅도 없어.”
“호랑이부채도 없다고.”
만두와 왕만두는 별장이 하나도 안 부럽다는 투다.
모타 보트는 다시 달린다. 보트는 ‘된섬’으로 들어선다. 물방울이 튀어올라 무지개를 만들며 부서진다.
“나 조금 전에 무지개 봤어.”
“아, 나도 봤다고”
“뭐?”
“아, 봤다고?”
둘은 서로 지기 싫어 조잘댄다.
“산이 가로막고 저쪽 안쪽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부터 서울시장 때까지 사용한 선촌리의 ‘별장’이 있습니다.”
“와, 대통령 별장도 있어요.”
“대통령 별장 안에는 조명 시설이 갖춰진 테니스장과 수영장도 있단다.”
“샘, 수영할 줄 알아요.”
“수영 못하는 샘이 어디 있어.”
사부는 수영할 줄 모른다. 그저 웃을 뿐이다.
“저 3층 건물, 별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별장이란다. 엘리베이터도 있는 별장은 비리 사건이 터지자 ‘라쿠나’라는 이름의 수상 스키장과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사부는 아무리 설명해도 애들은 관심 없으니 안전 운행을 부탁한다. 그래도 선장은 아는 걸 설명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가 보다. 휙휙 지나가며 보는 청평 호수의 별장은 대한민국 재벌들의 소유이다. SK·GS칼텍스·애경·동양·현대그룹 이름이 나오고, 고성리를 지나치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 일가에서 소유했던 별장 이름도 나온다. 가수 이름도 나오고 영화배우 이름도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만두는 그런 거에 관심 없다.
왕만두도 별장에 관심 없다.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발트하임도 관심 없다. 골프장 이름도 나왔지만 관심 없다. 요트와 제트스키에도 관심 없다. 서울 부유층들의 세컨드하우스에 관심 없다. 청평호수에는 종교단체 건물이 곳곳에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과 통일교 성전도 있다. 그런 거 관심 없다.
“저 궁전은 뭐에요?”
“신천지 ‘평화의 궁전’이란다.”
만두는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보트는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린다. 푸른 하늘이면 된다. 거기 구름이 있고, 구름 속으로 숨바꼭질하는 해님이 더 재미있다.
“구름 속에 숨었어.”
“나왔는데, 술래가 찾았나 봐.”
뜨거운 여름 햇살이 눈부시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부서지는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것도 신난다.
“와 저 궁전은 뭐예요”
“저 산은 장락산”
“아, 저 으리으리한 궁전 말이에요.”
“통일교 천정궁이란다.”
왕만두는 고개를 끄떡끄덕한다.
“도서관 책에서 봤는데, 미국 국회의사당인 줄 알았어요.”
“와, 국회의사당도 알고?”
사부가 놀란다. 독서의 힘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지는 거다. 물론 언어 표현력도 쑥쑥 늘고 있는 거다.
천정궁은 통일교 관계자 외에는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어 일반인이 저길 방문하기는 쉽지 않다. 천정궁 아래쪽의 송산리는 대학교 건물과 청심국제중·고교, 청심평화월드센터, 친화공원이 있다. 통일교 시설들이 한데 모여 있어 구경거리가 많다.
“와 만두야. 물 봐라.”
“물 속에 산이 있네.”
“뭉게구름도 흘러간다.”
“나무도 있어.”
둘은 신기한지 계속 조잘조잘 댄다.
청평 호수에는 많은 물이 모여 산다. 아주 멀리 금강산 비로봉을 적신 금강천 물도 있고, 소양강물도 있다. 해발 1,050.9m 가리산을 적신 홍천강물도 있다. 인제 서화면 무산을 흘러내린 춘천강물도 있고, 높이 1579.1m 계방산을 흘러내린 내린천을 품은 소양강물도 있다. 춘천강, 소양강, 홍천강 모두 모두 잘난체하지 않고 청평 호수에서는 하나의 물이 된다. 그물이 지금 한 척의 보트를 품고 있는 거다. 하나가 된 물은 산을 품어 남이섬을 만들고, 자라섬을 만든다.
물은 골짜기마다 각종 약초와 야생화를 키워냈던 걸 자랑하지 않는다. 산죽·주목·철쭉을 피워 낸 것도 잘난체하지 않는다. 겨울 눈도 품어서 녹여낸 것도 으스대지 않는다.
물은 폭포수로 쏟아지며 등산객들의 발을 묶기도 했을 거다. 산자락 밑에 조그마한 산골 마을의 먹는 물이 되었다가 조그마한 졸졸거리는 물소리로 지친 삶을 포근히 감싸주기도 했을 거다. 여기저기 옹달샘을 만들어 새들과 심 짐승의 목도 축여 주었으리라. 산자락마다 풍경을 만들고 기쁨을 주고, 남몰래 흘린 눈물도 품었으리라. 하늘에 제사 지낼 때 제수(祭水)로 쓰인 물도 품고, 오늘도 안녕하기만을 바라는 정화수도 품었으리라. 모든 걸 품은 물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흘러가서 바다가 된다.
“샘, 제가 오늘 본 별장 다 사 줄게요.”
“아, 저도 다 사 드릴게요.”
만두는 왕만두에게 지지 않는다.
“궁전도 다 사드릴게요.”
“우리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하자.”
“그래. 만두 니가 반 사고. 내가 반 사서 사부님 드리자.”
아아 사부는 저기 땅 한 평도 가질 수 없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세상 다 가진 것이다. 이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만두의 반짝이는 눈빛과 맞바꿀 수 없으리라. 되찾은 왕만두의 해맑은 웃음소리와도 결코 바꿀 수 없으리라.
만두가 가방에서 공책을 꺼낸다.
“저 일기장 다 썼어요.”
“어디 보자.”
사부는 만두가 쓴 일기장을 펼쳐 본다.
“빨리 읽어봐요”
“......!”
“저, 잘 썼지요. 새 일기장 주세요. 오늘 있었던 일 쓸 거예요.”
사부는 먹먹하다. 호명산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다시 청평호수에 잠긴 호명산을 들여다본다.
우리엄마 모메는
때가마는가 보다
안가쓰면조캐는데
오늘밤에도 가셔따
때를깨그시 씨꼬
빨리와쓰면 조캐따
-만두 일기, 목욕 전문
이제 보트는 처음 출발 했던 청평댐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억대가 넘는 외제차, 수백억에 달하는 별장에 사는 이들이 만두가 쓴 일기를 이해할 수 있을까?
모두 하나가 된 물은 청평댐을 빠져나가 양수리에서 태백산 금대봉 아래 검룡소 물을 품은 남한강과 손을 잡는다. 바위를 돌고 돌며 이끼를 키워내고 바위를 휘돌아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지 않고 조용히 흐른다. 깊게 흘러 아주 큰 강이 된다. ‘한강’이 되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대한민국 서울의 젖줄이 되었다가 임진강을 만나 바다가 된다. 그 바다는 어머니이다. 모든 것을 품고 바다는 만선을 배를 띄우리라. 천년만년 변함없이 바다는 일렁거리리라.
청평 호수 맑은 물이 찰랑거리는 밤.
관사에 혼자 남은 사부는 만두 일기장에 써줄 말이 너무 많아 단 한 자도 쓰지 못한다. 대신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는다. 긴 숨을 들이킨다. 그리고 천천히 내뿜는다. 관사 유리창이 입김에 흐려진다. 창문을 연다. 호명산을 쳐다본다. 맞춤법이 틀린 저 문장을 누가 고치려고 덤벼들겠는가? 띄어쓰기가 필요한 시간이다.
사부는 핸드폰에서 까톡까톡 소리를 듣는다. 찐만두들이 보내오는 거다. 방학 잘 보내고 있다고, 바다에서 엄마 아빠랑 찍은 걸 보내고, 산에서 엄마 아빠랑 찍은 걸 보내고, 해외로 나간 찐만두는 파리 에펠탑에서도 엄마 아빠랑 찍은 사진을 보내온다. 모두 행복한 방학 생활이다.
멀리 전철이 지나간다. 짙은 어둠 속을 지나간다. 저 큰 머리로 어둠을 뚫고 전철은 서울을 향해 몸을 감춘다.
호명산 위에 별이 가득하다. 전철은 어둠을 뚫고 서울로 간다. 저 전철에 만두 엄마가 목욕하러 가고 있을 거다. 전철이 아무리 지나가도 깊은 어둠에는 구멍이 뚫리지 않는다. 별이 총총 뜬다. 밤이 깊어갈수록 아주아주 많이 돋아 반짝거린다.
만두의 가슴, 저 어린 마음속에도 어둠이 가득하다. 아무리 엄마를 실은 전철이 지나도 구멍이 뚫리지 않기를 빌어본다. 별이 반짝반짝 뜨기를 빌어본다.
재벌이 아니어도 좋다. 유명 배우가 아니어도 좋다. 대통령이 아니어도 좋다. 종교단체 교주가 아니어도 좋다. 그들은 많은 가진 것을 가졌기 소유했으리라. 재벌은 돈 버는 재주를, 배우는 연기하는 재주를, 대통령은 남보다 더 나랏일 잘하고, 남들과 어찌해보려는 열망에 들끓었리라. 많은 걸 가졌으리라. 교주는 신도와 헌금을 많이 가지고 그들이 믿는 신의 나라를 더 멋지게 건설하려고 저 으리으리한 궁전을 지었으리라.
그러나, 집 한 채도 땅 한 평도 다 내주고 가진 것이 없는 사부. 오늘 만두와 왕만두가 준 선물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꾸지 않으리라.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
사부는 오직 그런 세상을 꿈꾼다. 그런 세상을 다 가진 것이다. 비록 만두가 쓴 일기장의 맞춤법은 고칠 수 없더라도...사부는 만두의 일기장을 어둠 속에서 펼쳐 든다. 호명산 위의 수많은 별들이 내려와 만두 일기를 읽는다. 별들도 만두 엄마가 ‘때를깨그시 씨꼬/ 빨리와쓰면 조캐따’ 고 생각했는지 반짝거린다.
사부의 눈이 반짝거린다. 눈물 한 방울이 만두 일기장에 떨어진다.
한 방울 눈물 속에도 별이 들어와 반짝거린다.
(그동안 [만.두.만.세]를 성원해 주신 스티미언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후기)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만두는 점점 찐만두가 되어갔다. 왕만두는 이후 단 한 번도 ‘분노 폭발’을 하지 않았다. 왕만두도 찐만두가 되어 갔다. 열심히 사진 찍고 민원을 제기하며 ‘아동센타’의 존재 이유를 알린 ‘샘물지역안동센타’는 전국 최고의 아동센타로 발돋음했다. 문제 교사가 방임하고 학대한 아동을 끌어안고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은 거였다.
계속해서 좋은 일이 생겼다. 학교에도 영광스러운 일이 많이 생겼다. 사부가 쓴 교육일기 ‘만.두.만.세’는 여기저기 짜깁기되어 수석교사의 것으로 탈바꿈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보호아동 인성 지도 상담사례’로 수석교사는 전국 최고의 상을 받았다. 만두와 왕만두를 엄마가 되어 끌어안고 상담을 통해 정상 아동으로 이끌어 낸 상담사례는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짜깁기된 영상과 사진 속에 나오는 사부는 여전히 문제 교사여야 했다. 해맑은 만두의 미소와 만두를 끌어안은 엄마 미소를 가진 수석교사는 한없이 우러러보는 교사였다. 그녀는 아동보호 전문 상담 교사로 우뚝 섰다.
샘물초등학교 정문에는 ‘경축,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 수상’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지역사회의 민원을 잘 해결한 공로로 다른 학교는 꿈도 꿀 수 없는 큰 상을 받은 교감은 최상의 성과급을 받았고, 남들보다 먼저 교장으로 승진했다.
사부는 여전히 아픈 아들들을 껴안고 ‘행복한 텃밭’을 일궜다. 가장 가난한 동네, 엄마를 가슴속에서 잃어버리는 전교생과 함께 정원을 가꾸며 엄마를 찾아주는 수업을 계속했다. 그러다 사부는 41년 동안 평교사로 몸담았던 교직을 떠났다. 그의 ‘인사기록카드’에는 여전히 품의유지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문제 교사로 기록되어 있다. 그 기록은 퇴직 후에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문제 교사로 낙인찍힌 사부는 단 한 번도 최고의 성과급을 받은 적이 없다. 사부는 늘 최하위 등급을 받거나 아예 성과급에서 제외된 적도 있었다. 상을 받은 적이 없다. 사부는 아예 상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사부가 학생들과 가꾼 정원, 그곳에 켜켜이 쌓인 시간들은 500여종 10만 그루에 달하는 꽃을 사계절 피워 냈다. 모든 ‘공’은 그들의 것이었고, 모든 ‘과’는 사부의 것이었지만. 그 시간을 딛고 가꾼 정원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현재 남아 있다. 정원의 꽃과 나무들은 자랄 것이고, 벌과 나비는 여전히 춤을 출 것이다. 작은 벌레들도 소중하게 자랄 것이다.
가는 학교마다 받은 편견과 외면은 사부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고, 어제, 오늘, 내일, 모레, 글피... 켜켜이 쌓인 시간들로 사부는 오직 아이들이 행복하기만을 바랬다. 그래서 사부와 함께 한 아픈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꾼 정원에서 무르익기 위한 시간을 차곡차곡 쌓으며 모든 아픔을 이겨내고 있을 거다.
사부는 언제 어디서든 한결같이 말한다.
“교직 41년 동안 만두와 왕만두를 만난 것은 가장 큰 축복이었습니다.”
라고.
오늘도 만두, 왕만두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만두만세
응원에 힘 입어 만두만세는
1부, 2부, 3부,4부, 5부...계속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
사부님 덕분에 아이들이 찐만두가 되고 있네요.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