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4] 블록체인을 받아들인 당신은 좌파? 아니면 우파?

in #sct5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한국의 정치적 지형을 보수와 진보, 또는 우파와 좌파로 나눈 지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런 구별은 엄밀히 말하면 각각 과거 영남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지역 정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영호남 갈등이나 차별은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이름만 바뀐채 면밀히 이어져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 쯤 지나면 한국도 보수/진보, 좌파/우파로 구분되어 논의될거라 예견한 분이 있어서 당시에 이런저런 개념을 공부해 둔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예견이 적중했네요) 기억을 좀 더듬어 보자면..

보수주의는 진보주의에 대한 반발로 생겨난 이데올로기였습니다. 프랑스 혁명과 함께 힘을 얻은 시민계급에 대항하여 귀족계급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상이었죠. 기존 질서의 가치를 옹호하고, 토지 소유자에 대해 관대하며, 계급적 차이에 따른 불평등을 어느 정도 인정하며 조화를 중시하였습니다.

반면에, 보수주의를 불러일으켜 온 진보주의는 반대의 입장이었겠죠? '자유, 평등, 박애'로 일컫는 프랑스 혁명의 기치를 보면 특별히 '평등'에 대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이전의 인류 문명엔 없던 보편적 가치였죠. 아마도 당시로서는 매우 진취적이고 급진적었던 이런 사상에 귀족층과 토지 소유층은 급히 자구책을 만들어야 했을 겁니다.

한 세트로 묶어 이해되는 좌/우파에 대한 기원도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발단은 프랑스 국민공회(국회쯤?) 의장을 기준으로 왼쪽에 자리잡은 파와 오른쪽에 자리잡은 파에 대한 구분이었죠. 우파는 상대적으로 보수적, 자유적, 개인간의 경쟁을 중시합니다. 반면에 좌파는 진보적, 평등적, 국가적 차원의 개념을 중시하고요.

이러한 보수우파, 진보좌파의 가치가 첨예하게 대결하는 곳이 바로 미국이 아닐까 합니다. '국익'이란 공동의 이해관계를 제외하고는 사사건건 사안마다 맞붙는 정치집단이 공화당과 민주당이죠. 동성애와 같은 성소수자 문제, 낙태 문제, 신을 대하는 종교 문제, 총기 문제 등에 대한 첨예한 대립은 여전합니다.

아, 이왕 이야기 나온김에 '총기'에 대한 문제를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총기 소지가 불법인 대한민국은 여타 총기 소유가 허용되는 나라보다는 치안에 있어 확실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은 '총기 소유'를 매우 위험하고 사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총기 소유'를 합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저에는 그들 특유의 역사적 배경이 있죠.

'초원의 집'과 같은 옛 명작을 떠올려 보면 잘 아실 겁니다. (그들 기준으로 봤을 때) 미국의 개척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늑대나 곰과 같은 야생의 위협, 인디언들의 위협, 그리고 온갖 강도와 갱들로 부터 위협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유럽에서 많은 문제아들이 초기 미국으로 건너온 사실을 간과할 수 없지요)

그러한 위협으로 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것이 바로 개인 총기였습니다. 아직 도시화와 문명화 되지 못한 치안 부재의 환경에서 경찰이나 보안관을 부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총기'는 외부로 부터 내 가정을 지키고 나의 자유를 보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무이한 무기였던 것입니다.

이런 뿌리를 우리는 여전히 헐리웃 영화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탐 크루즈의 '우주 전쟁'이란 영화를 보면 황당무계한 외계인들로 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가장(家長)을 볼 수 있는데, 서부시대에 총 한자루 들고 있는 톰크루즈와 다를 바 없지요. 어쨌든 이러한 전통은 보수주의 우파 쪽에 전승되어 왔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굳이 따져본다면 보수 우파에 맞는 걸까요? 아니면 진보 좌파에 맞는 걸까요? 이런 궁금증이 별 실용적인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대통령 후보 검증에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사고관을 따지고 드는 시대가 곧 도래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으신지요?

저나 여러분이나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을 적극 받아들이고 옹호하는 입장에 가까우리라 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본 질문이었죠. 처음에는 단순히 진보주의라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개념을 적극 받아들이는 모습이었으니까요. 블록체인은 미래지향적인 기술같고, 또 기존의 사회에 변화를 주거나 간극을 메워줄 수 있는 기술같기도 합니다. 음... 그런 진보좌파인가요?

그렇다면 블록체인이 탄생하며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던, 즉 '기존의' 구조는 어떠하였던가요? 바로 중앙화된, 중앙집권적인 구조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구조는 국가지향적이고, 개인간의 활동에 '신뢰'할만한 제3자가 끼어드는 구조인 것이죠. 음.. 오히려 이런 기존의 구조가 굳이 선택한다면 진보좌파 쪽에 가까운 것이 아니던가요?


제가 명확한 답을 구해보려 이러한 질문을 해 본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기술 기반의 블록체인 개념에 기존 정치 개념을 억지스럽게 갖다 붙인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우리 생활에 자리잡게 될수록, 그리고 지금처럼 국가 차원의 이슈가 될 만큼 여러 사회 제도와 얽혀있는 상황일수록 언젠가 질문 받을지도 모를 처지에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누가 압니까? 정말 10년 쯤 후에는 대통령 후보자에게 이런 질문이 주어질지 말입니다.

  • 후보자님은 블록체인을 옹호하십니까? 예/아니오로 답변해 주십시오.
  • 본인의 답변이 지금껏 지켜온 정치성향에 합치한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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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팀코인파ㄴ입니다~

막줄 핵공감~ㅋㅋ

기술은 진보가 되어야 함
행복은 보수가 되어야 함
으잉 보수가 그 보수는 아님

행복해지는 행복을 만들어 나아가는 행복한 기술 블록체인 세상을 위하여~!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블록체인은 그냥 새로운 기술이라고 생각하니 좌우를 떠나 다 지지한다고 할 겁니다. 암호화폐 쪽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갈리겠지요. 그렇게 암호화폐를 놓고 굳이 따진다면 기존의 질서에 변화를 주고자하는 시도이니 좌파쪽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이번 정부는 보수 정부가 되는군요.

블록체인음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한 libetarian 사상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보수주의 적인 방법으로 진보주의의 문제들을 해결한다고 해야할까요.

사실 미국도 트럼프 이후로 보수당의 의미가 많이 변화하고 있는것 같네요.

근데 정작 정치권에서 옹호는...진보우파들이 하지 않(았)나요? 참 아이러니하더군요
반대를위한 반대였는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

미국도 양당이 다 섞여있고요 ㅎㅎ

좌/우, 진보/보수 가 아닌 아는자/모르는자, 암호화폐를 가진자/안가진자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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