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24
太宗幸靈州回 召靖賜坐曰 朕命道宗及阿史那社爾等 討薛延陀 而鐵勒諸部 乞置漢官 朕皆從其請 延陀西走 恐為後患故 遣李勣討之 今北荒悉平 然 諸部番漢雜處 以何道經久 使得兩全安之
태종이 영주에 행차했다가 돌아와 이정을 불러 자리에 앉기를 권하고 이렇게 말했다. “짐이 이도종과 아사나사이 등에게 명해 군을 이끌고 설연타를 토벌하게 했는데, 철륵의 여러 부족들이 이것을 보고 두려워하여 우리의 관리들이 자기들을 통치해 줄 것을 애걸했으므로 짐은 그들의 요청을 들어 주었소. 그 후 설연타는 서쪽 지방으로 도주했는데, 짐은 후한이 될까 염려해 이세적을 보내어 토벌하게 한 결과, 북쪽 변방을 모두 평정하게 되었소. 그러나 여러 부락에는 번족과 한족이 뒤섞여 살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 모두가 분란 없이 오랫동안 안주하게 할 수 있겠소?”
靖曰 陛下勅自突厥 至回紇部落 凡置驛六十六處 以通斥候 斯已得策矣 然 臣愚 以謂 漢戍 宜自為一法 番落 宜自為一法 教習各異 勿使混同 或遇寇至 則密勅主將 臨時變號易服 出奇擊之
이정이 대답했다. “폐하께서 이미 칙명을 내려 돌궐로부터 회흘의 부락에 이르기까지 66개소의 역을 설치하게 해서 상황을 탐지하게 하셨으니, 이것은 좋은 방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신의 생각으로는 한족 출신과 번족 출신을 혼합해 편성하지 말고, 각기 구분하여 부대를 편성한 다음, 따로 따로 훈련을 시켜야 옳을 듯싶습니다. 그리하여 만일 적이 쳐들어오게 되면 은밀히 주장에게 명하여 전투시에 각기 기호를 변경하고 복색을 바꾸어 기습적으로 공격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이다. 현대 중국은 모두 59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고대에도 중국은 돌궐, 회홀 등 소수민족들이 변방에 거주하고 있었다. 태종이 재위하던 시절에는 66개의 소수민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수민족 문제가 오늘날 중국의 큰 골칫거리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대에도 천하를 통일한 중앙정부는 항상 이들 소수민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천하를 통일한 태종도 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들은 때에 따라 중앙에 복속해 순종하기도 했지만, 대개는 중앙정부와 각을 세운 채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려는 야심을 보였다. 이에 태종은 이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정의 자문을 구했다. 태종의 목적은 북방에 있는 부족들이 뒤섞여 살면서도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이정의 해법은 각 부족을 통합해서 부대를 편성하지 말고 각기 독립적인 부대를 편성하되 유사시 이들에 대한 기호와 복색을 변경해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부족별 특성에 혼란을 주어 작전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였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武經七書』,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이정(저), 『이위공문대』, 강무학(역), 서울: 집문당, 2018
성백효, 이난수(역), 『尉繚子直解李衛公問對直解』,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4
성백효(역), 『사마법,울료자,이위공문대』,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
太宗幸靈州回 召靖賜坐曰 朕命道宗及阿史那社爾等 討薛延陀 而鐵勒諸部 乞置漢官 朕皆從其請 延陀西走 恐為後患故 遣李勣討之 今北荒悉平 然 諸部番漢雜處 以何道經久 使得兩全安之
태종이 영주에 행차했다가 돌아와 이정을 불러 자리에 앉기를 권하고 이렇게 말했다. “짐이 이도종과 아사나사이 등에게 명해 군을 이끌고 설연타를 토벌하게 했는데, 철륵의 여러 부족들이 이것을 보고 두려워하여 우리의 관리들이 자기들을 통치해 줄 것을 애걸했으므로 짐은 그들의 요청을 들어 주었소. 그 후 설연타는 서쪽 지방으로 도주했는데, 짐은 후한이 될까 염려해 이세적을 보내어 토벌하게 한 결과, 북쪽 변방을 모두 평정하게 되었소. 그러나 여러 부락에는 번족과 한족이 뒤섞여 살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 모두가 분란 없이 오랫동안 안주하게 할 수 있겠소?”
靖曰 陛下勅自突厥 至回紇部落 凡置驛六十六處 以通斥候 斯已得策矣 然 臣愚 以謂 漢戍 宜自為一法 番落 宜自為一法 教習各異 勿使混同 或遇寇至 則密勅主將 臨時變號易服 出奇擊之
이정이 대답했다. “폐하께서 이미 칙명을 내려 돌궐로부터 회흘의 부락에 이르기까지 66개소의 역을 설치하게 해서 상황을 탐지하게 하셨으니, 이것은 좋은 방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신의 생각으로는 한족 출신과 번족 출신을 혼합해 편성하지 말고, 각기 구분하여 부대를 편성한 다음, 따로 따로 훈련을 시켜야 옳을 듯싶습니다. 그리하여 만일 적이 쳐들어오게 되면 은밀히 주장에게 명하여 전투시에 각기 기호를 변경하고 복색을 바꾸어 기습적으로 공격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이다. 현대 중국은 모두 59개의 소수민족이 있다. 고대에도 중국은 돌궐, 회홀 등 소수민족들이 변방에 거주하고 있었다. 태종이 재위하던 시절에는 66개의 소수민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수민족 문제가 오늘날 중국의 큰 골칫거리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대에도 천하를 통일한 중앙정부는 항상 이들 소수민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천하를 통일한 태종도 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들은 때에 따라 중앙에 복속해 순종하기도 했지만, 대개는 중앙정부와 각을 세운 채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려는 야심을 보였다. 이에 태종은 이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정의 자문을 구했다. 태종의 목적은 북방에 있는 부족들이 뒤섞여 살면서도 분란을 일으키지 않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이정의 해법은 각 부족을 통합해서 부대를 편성하지 말고 각기 독립적인 부대를 편성하되 유사시 이들에 대한 기호와 복색을 변경해 기습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부족별 특성에 혼란을 주어 작전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였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武經七書』,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이정(저), 『이위공문대』, 강무학(역), 서울: 집문당, 2018
성백효, 이난수(역), 『尉繚子直解李衛公問對直解』,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4
성백효(역), 『사마법,울료자,이위공문대』,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