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숲길, 선재길을 돌아서 ...

in #tripste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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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7월도 꺾어져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하던 여름날에 가족들과 선재길로 1박 2일의 나들이를 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국도 6호선을 타고 먼저 횡성에 들렸습니다. 횡성장의 주변도로에 주차선을 그어 놓아서 시장과 가까운 곳에 주차하고 희정빵집에서 찐빵을 그리고 맞은편 떡집에서 팥소가 든 얼린 쑥찰떡을 간식거리로 사고 다시 출발. 조용한 국도를 천천히 운전하여 진부의 煎집에 들려 메밀전을 사서 오대산으로 갑니다.

월정사를 지나서 비포장길을 한참 달리면 막다른 길에서 상원사 주차장이 나옵니다. 그곳에 주차하고, 간단한 배낭 차림으로 월정사까지 이어진 천년의 숲길, 선재길을 걸었습니다. 아름드리 전나무가 주는 향기를 만끽하며, 천천히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그늘길을 한참을 걸었습니다.

온몸에 땀이 날 즈음해서, 잠시 계곡에 앉아서 쉬었습니다. 더위고 시름이고 잊을 때까지 한참을 맑고 투명한 오대천이 흐르는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새소리와 물소리만 아니면, 시간이 멈춰진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한참을 그리 물가에 앉았다가 진부로 나왔습니다. 두타산 휴양림의 숙소로 가기 전에 저녁 먹거리를 준비하러 진부농협 마트에 들렸습니다. 고기도 신선하고 과일도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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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 시내에서 두타산 휴양림까지는 새로 정비한 국도 59호선으로 30분 남짓 걸렸지 싶네요. 숙소에 도착하여 야외에서 고기구워 이른 저녁을 먹고 어두워지기 전에 안목항 커피거리로 출발했습니다. 휴가철로는 이른데도 저녁시간이라 강릉시내가 제법 많이 막혔습니다. 고속도로가 아닌 대관령길로 간 탓도 있지만 말입니다. 어둠이 내린 안목항에는 활기가 가득하더군요. 우리도 남들처럼 커피 마시고 해변을 걷고, ...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숙소로 돌아 왔습니다. 숙소로 오는 길에 재잘거리던 아이들이 소리쳐서 보았습니다. 밤하늘에 가득하게 빛나는 별들을 .... 이때 외부 기온은 섭씨 20도. 열대야에 시달리던 서울보다 딱 10도가 차이가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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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늦잠을 자느라고 두타산 산책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쉽더군요. 대신 숙소 앞까지 따라오며 재롱을 피우던 해맑은 영혼을 담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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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산 휴양림을 체크아웃하고, 국도 59호선을 타고 정선 근처까지 가서 국도 42호선을 타고 평창으로 갑니다. 오십천과 동강 그리고 평창강이 석회암 지형을 만나면서 만든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중간에 지명조차도 아름다운(美) 여울(灘)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동계 올림픽을 하면서, 수많은 다리와 터널로 직선화 공사를 마쳐서 운전하는 맛과 경관은 예전보다 못하지 싶네요.

상경하는 길에 평창강에다가 실컷 발을 담그고 견지낚시라도 하고 싶었는데, 날이 너무 뜨거워서 그러지 못하고 바로 평창 상리에 있는 송어의 집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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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산 아래 기슭에 자리잡은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무지개 송어의 양식에 성공한 곳으로 유명하죠.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곳이라서, 지나는 길에는 가급적 들릴려고 하는 곳입니다.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회와 튀김이 제 입맛에는 송어를 즐기는데 충분하지 싶어서 항상 그리 주문합니다. 네명이서 회 2인분에 튀김 1인분이면, 모자르지는 않습니다. 회는 부러 남겼다가 매운탕이 나오면 데쳐서 먹어도 맛있고요.

옛부터 맑은 물에는 고기가 없다고 하는데. 그건 평생토록 송어를 보지 못한 분들의 말씀인듯 싶네요. 삼방산 밑에서 솓구치는 용천수를 보면은 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여러해 전에 샘물이 쏟아지는 곳에 아름들이 나무가 두그루 있었습니다. 어느핸가 와서보니 한그루가 넘어졌더군요. 서있는 한그루가 몇해가 지나도록 쓰러진 나무에게 그늘을 내려줍니다. 항상 이곳에 서면 저 나무들처럼 살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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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경길은 국도 31호선을 타야 합니다. 뱃재를 넘어서 꽃다운(芳) 숲(林)을 지나서 다시 문재를 넘으면 찐방으로 유명한 안흥이지요. 여기서 전재터널을 지나면 새말. 고속도로 보다는 운치있는 국도6호선을 타고 횡성을 지나서 한여름에도 그늘이 깊은 풍수원 성당을 지나서 왔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그 좋다는 월정사 법고소리 한번 들으러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여행지 정보
● South Korea, Gangwon-do, Pyeongchang-gun, Pyeongchang-eup, Sang-ri, 송어의집



천년숲길, 선재길을 돌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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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느핸가 눈이 엄청 내리는 겨울 월정사 밑 동네에 한동안 머무른 적이 있습니다. 혹 스키타러 가시다가 기회가 되시면 겨울 풍경도 즐겨보시길...
물론 가을도 좋고요.^^

그러셨군요^^; 눈이 참많이 오는 곳이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상원사부터 시작해서 두로령을 지나서 명개리로 빠지는 길을 한번 걸어보고 싶습니다.

스키, 겨울에 스키만한 스포츠가 없지요. 참 좋아했어요. 그런데, 스키 시작한지 한 십년이 넘어선 2004년 겨울에 스키타다 넘어져서 오른쪽 전후방 인대가 모두 끊어지는 불상사가 있었지요. 인대재건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후유증이 있고요. 그 뒤로는 영 그림에 떡^^이지요~

지금은 그저 두발로 걸어다니는 것만 해도 감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trips.teem입니다. 현재 가입 기념 최초 글 작성 이벤트로 풀보팅을 진행해 드리고 있습니다. @i2015park님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송어를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주세요~

고맙습니다^^; ...

서버가 이상해서... 댓글을 두번다는거 같아요 ㅎㅎ;; 다시 도전!
저도 강원도 오대산 국립공원에 갔다왔는데 너무 좋았어요~ 진짜 힐링이다 싶었는데~
송어는 혹시 송어의집인가요 ? 저도 거기서 먹었는데~ 송어먹으러는 보통 여기로 가는거 같아요.
역시 유명한가 보군요.

맞습니다^^ 맞고요~

조금 전부터 스티미가 정상 작동하네욤~

가을 맞으러 오대산 가고파욤^^;

와이프 시골이 영월이라, 영월갔을때 송어회를 꼭 먹고 오는데요. 사진을 보니 그맛이 생각나서 조만간 가봐야겠습니다.^^

혹시 부인께서 엄氏^^?! 아니신죠~

평창강이 주천과 합하여 영월 서강이 됩니다 ...영월은 60년대에는 우리나라 수출의 반 이상을 차지했던 대한중석의 상동광산이 있던 ...

사진만 봐도 시원해지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명절 맞으시고요~

다람쥐도 오랜만에 보고 흐르는 물 사진도 시원해보입니다~

점프하는 다람쥘 보셨네요

어머나
요즘 찾아보기 힘든 다람쥐가 점프를 하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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