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덕인지 ...steemCreated with Sketch.

in #interesteem6 years ago (edited)

image.png

코끝에 닿는 에어콘의 기운이 거슬려서 바깥 공기를 마시려고 잠깐 나왔더니 노니는 자태가, 바로 꼬리명주나비이다.

호랑나비科라지만, 속과 종이 다른 것처럼, 날개짓이 남달라 멀리서도 눈에 띈다. 대형종에서 많이 보이는 직선 비행이나 꽃위에 체공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상승기류를 타고 활공하는 자태가 舞姬를 보는 듯이 우아하다. 날개없는 짐승들이 다가와도 어지간해서는 아랑곳하지 않는 대범함에, 중소형 나비류처럼 체신머리없이 날개를 마구 휘젓지 않고, 활짝 펼친 날개를 고정시키고 기류에 몸을 맡기고 커다란 동그라미를 이리저리 그리면서 활공하다가, 상승기류를 만나면 수직으로 솟구쳐서 다시 활공한다. 최승희가 추는 승무를 보면서 지었다는 詩를 보면, 조지훈 선생께서 묘사한 부분이 꼬리명주나빌 말하는 듯도 싶다.

단오 때도 많이 보이지만, 이맘때가 한창이다. 배추흰나비나 네발나비와도 섞여 다니는 듯 싶지마는, 쥐방울덩굴에만 알을 슨다는 까칠한 성품덕에 格이 다름을 바로 알 수 있다.

석주명 선생이 지어주었다는 꼬리명주나비, 남계우의 호접도에도 어렵잖게 찾아 볼 수 있다.

더위 덕에 만났다고 여긴다 ....

자리를 옮기느라 깜빡 놓친 것을 첨언하면, 오래 전에 할아버지 생신날에 묘소를 찾으면 꼭 날아와서 어깨고 머리고 앉았다가 가곤하던 ... 그래서 당신의 魂이 오셨다고 했고 그런 줄로 믿었다. 나중에 나비는 대형종일수록 양분을 날기위한 에너지로 변환해야 하는데, 그 때 염분과 같은 미네럴이 필요하고 땀과 같은 인간의 분비물이나 시냇가의 개흙에서 그것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고서 많이 슬퍼했지만, 지금도 마주하면 반가운 영혼이다. ....

Sort:  
아직 Payout 되지 않은 관련 글
  1. 산책길에 만난 하늘말나리 ( 68.58 % )
  2. surprise face ! ( 68.35 % )
  3. source from artistic_unity,arts.channel ( 68.20 % )
  4. 들에 피는 꽃 #노루오줌 ( 67.39 % )
  5. [시와 풍경] 괜찮아요 (poem, love, photostory) ( 67.14 % )
모든 기간 관련 글
  1. 닭의 장풀 6월에 피는 신기한 꽃 ( 80.92 % )
  2. 딱정벌레의 아름다움과 그의 삶에 대해서 ( 79.69 % )
  3. [오늘의 일기] 지하철에서 나에게 날아온 나비. ( 78.87 % )
  4. 버려진 냥이(오월이)를 키우며.... ( 77.14 % )
  5. 행복한 어린이를 위한 동화-울보와 까마귀 ......마지막 편 ( 76.53 % )

인터레스팀(@interesteem)은 AI기반 관심있는 연관글을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interesteem 태그를 달고 글을 써주세요!

영화 한 편이 생각납니다.
주제곡이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이었는데
영화 제목이 모정 이었을 거예요.
그 영화에서 나비를 보고 사랑하는 사람의 혼이라고 했던 것 같거든요.
오래된 기억이라 오류가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 영화도 보고 싶네요~^^

사진을 너무 잘 찍으셨네요~^^ 잘보고 갑니다.ㅎ

고맙습니다^^; ... image.png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6
JST 0.032
BTC 59329.11
ETH 2528.70
USDT 1.00
SBD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