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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interesteem6 years ago

뭘하다가 막히면 그 판전 밑에서 이생각 저궁리하다가 오곤 했던 기억.

그 앞뜰에 향기 좋은 늙은 매화가 있어 이른 봄마다 발걸음을 자주 했는데, 금년초에 아픈 몸으로 가보았더니 불사를 핑계로 어느 욕심이 캐어갔는지 보이지가 않터라. 허전하고 서운한 마음에 그 뒤론 그 쪽으로 걸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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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김정희서판전현판(奉恩寺金正喜書板殿懸板), 七十一果病中作 (일흔 한 살의 과가 병중에 쓰다). .................... "모든 사람이 아이였을 적에는 대개 총명한데, 이름을 기록할 줄 알만하면 아비와 스승이 경전의 주석과 과거 시험에 응시할 자들을 위하여 모아놓은 어려운 어구풀이들만을 익히어 그 아이를 미혹시키는 바람에, 종횡무진하고 끝없이 광대한 고인들의 글을 읽지 못하고 혼탁한 흙먼지를 퍼먹음으로써 다시는 머리가 맑아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 재생되었다하더라도 머리가 둔하고 민첩하고 통달하지 못함으로써 아무런 보람없이 어렵사리 과거시험에 출몰하다가 오랜 뒤에는 기색조차 쇄락해져 버리니 어느 겨를에 제한된 테두리 밖에 논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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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입니다.

고맙습니다^^;

그 시대에도 이미 그렇게 살았군요.
총명한 아이를 시험 선수를 만들며

연세대 부근에 있는 봉은사 인가요?
아니면...

가끔 살다보면, 진화론이 틀린게 아닌지 싶을 때가 좋종 있습니다^^; 삼성동에 있는 봉은사입니다! 추사 선생께서 생전의 흔적을 남겨 놓으셨던 곳이기도 하고요.

올리시는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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