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의 쿠킹클래스를 겸한 카페에 와서

in #kr6 years ago (edited)

세살 아들을 안고, 다섯살 딸의 손을 잡고서 아이의 쿠킹클래스를 겸한 작은 카페에 왔습니다. 여긴 복합 상가건물의 삼층입니다. 같은 층 다른공간엔 음식점과 치과 정도가 있는데요. 일층에 자리잡지 않은 카페라니, 입지조차 남다르네요.

내부는 전체의 2/3가 카페공간. 1/3이 쿠킹클래스 입니다. 가운데엔 큰유리창이 있는 벽이 있습니다. 밖에서 부모가 차를 마시며 아이를 볼 수 있는 구조죠. 아이의 요리학교는 1회에 22000원, 5회엔 10만원입니다. 아이는 안에 들어가서 손부터 씻고 두 분의 선생님과 간단한 요리를 함께 만듭니다.

오늘 메뉴는 치킨크랜베리샌드위치. 계란을 까고, 식빵에 버터바르고 야채 잘라서 넣고, 빵 굽는 시간동안은 색칠공부도 합니다. 부모는 안에서 아이가 요리하는 모습을 관찰할수도, 밖에서 모처럼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수 있는 구조네요. 전 막내녀석과 같이와서, 그닥 여유롭진 않지만 그래도 아기가 어항의 물고기에 관심가져주는 짬을 이용해 핸폰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제가 아이둘을 데리고오니, 여기 선생님이 "아빠가 혼자 둘 데리고 오느라 고생하셨겠어요"라고 인사를 하시는데요. 굳이 아빠를 강조하시니, 제가 대수롭지 않다는듯 "제가 평소에도 자주 데리고 다녀요"라고 답했습니다.그러자 그 선생님이 "제 남편도 집에서 혼자 애둘보고 있어요"라고 하심.

유리창을 통해 아이를 관찰하니, 요리에 짐짓 열중하는 표정을 짓다가도 다소 불안해하는 눈빛을 하다가 창너머 아빠랑 눈마주치면 방긋 웃습니다. 품 밖에서 잘 지내나 늘 노심초사한 게 부모 마음이지만, 유리창 너머의 아이를 보는 제 심정도 그닥 다르지 않네요.

그러면서도 직업본능 버리지 못하고 의문이 듭니다. 이런 비즈니스가 얼마나 있고 얼마만큼 수익을 낼지. 오래 버틸지, 다른 자영업에 비해 장단점은 무엇일지 등등. 좀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종종 와서 관찰해보고 싶네요. 무엇보다 내 아이가 요리한 음식을 처음 먹어본다는 의미가 있을듯 하네요. 샌드위치 맛이 어떤지는 먹어보고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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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사진도 부탁드려요. ㅎㅎ

올릴까 하다가ㅋ 애 이름이 있길래 잠시 보류했습니다 ㅎ

이런 잔잔한 글 좋네요 ㅎ 그래서 샌드위치 맛은 어떻던가요 선배?

아까워 이걸 어떻게 먹어! 이랬는데, 애들 안고 다니다보니 너무 허기져서 단숨에 먹어버림 ㅋ 아주 맛났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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