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range Multiplier : 한국GM 문제에 대하여

in #tooza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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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하여 이래저래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쟁점은 “그렇다면 GM 본사에서 정말 소위 ‘먹튀’ 를 하였는가?” 인데, 이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하기 위해 우리가 몇 가지 체크해 보아야 할 사실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조금 길더라도 참고가 되실 내용이니 관심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왜 ‘군산공장’ 인가?


한국GM은 우리나라 내에 생산 사업장 총 4개를 두고 있다. 그 중 부평공장은 아베오(북미명 소닉) 과 트랙스 등 경차와 해치백을 생산하는 한국GM의 주력공장이다. 또한 창원공장은 스파크 등 경차와 라보, 다마스 등 상업용 차량을 생산한다. 그리고 이번에 문제가 된 군산공장은 4도어 세단인 크루즈와 SUV인 올란도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마지막으로 보령공장은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곳이다.

문제는 GM 본사가 글로벌 전략을 점차 수정하면서, 세단의 라인업을 차츰 정리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GM의 주력 수출 모델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거의 트랙스나 아베오 위주의 경차이다. 한국GM이 경영난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주력 공장인 부평공장의 가동률은 군산공장 대비 한참 높은 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창원공장도 월 평균 20일 이상 조업을 하고 있으며 가동률은 70% 수준이다. (출처 : 조선비즈)

때문에 군산공장의 몰락은 한국GM의 국내 내수 점유율 감소 (2012년 8.5% > 2017년 7.4%) 로 인한 국내 세단 시장 타격 및 GM 본사의 글로벌 구조조정 기조가 겹친 결과물이다. 특히 작년 대비 한국GM은 거의 6만대의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는데, 이는 군산공장의 생산량이 연 26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동률을 25% 가량 낮출 수 있는 수치라는 것이다.

GM은 소위 ‘먹튀’ 를 하였는가?


의미 없는 논란이다. 이는 GM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이익 공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GM에게 귀책사유를 묻기가 힘들다. GM 본사는 한국GM에 77% 의 지분을 가진 모기업이기 때문에 꼼짝없이 연결회계 반영 대상이다. 연결재무제표는 아시다시피 작성할 때 자회사 지분 규모에 따른 자회사의 손익을 모두 반영하여야 한다. 언론에서는 GM 본사가 한국GM에 9,252억 원 규모를 투자하고 거의 3조 원을 챙겼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 간 한국GM이 본 손실은 어디로 향한 것인가? 한국GM은 2014년 적자전환을 한 뒤 작년까지 합계 2조 5천억 원 가량의 손실을 보았다. 게다가 GM 본사는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사업장을 모두 정리할 경우 이에 대한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한국GM은 거의 4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GM 본사에 안겨 준다는 것이다. 먹튀 논란은 GM이 한국 GM에서 뜯어 간 것처럼 ‘보이는’ 돈만 생각한 것이지 실질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GM본사가 한국GM에 상식선 이하의 마진율로 차를 판매하라 지시했을 수 있다. 문제가 된다면 이 부분에서, GM 본사가 조세 회피를 위해 부당하게 한국 GM에 가격 전가를 했을 경우 이전가격에 대한 과세만을 고려하면 된다. 먹튀 논란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재무실사는 의미가 있는가?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정부의 재무실사 역시 의미가 없다. 군산공장이 유일하게 살아날 길은 GM 본사로부터 신차를 배정받아 생산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 과정 역시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 라인 조정의 문제로 4-5 년 정도가 소요되며, 회사가 손실을 입고 공장이 놀고 있는 동안에도 수당의 80% 를 지급하고 있는 한국GM에 과연 GM 본사가 신차를 배정해 줄 지 의문이다.

때문에, 정부는 재무실사보다는 한국GM의 노사관계를 재정립하고 GM 본사에서 신차 배정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전제하에 군산공장이 향후 몇 년만 더 버티게끔 지원을 해 주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Donald Trump


이 양반은, 민주-공화당 국회의원들과의 무역 간담회 자리에서 “GM의 군산공장 폐쇄는 내 공.” 이라며 이제 곧 GM이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며 트럼프 이전 시기에는 이런 모습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한껏 잘난척을 했다고 한다. 응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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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보팅 가즈아!!! (근데 보팅을 하긴 했지만, 어케 풀보팅하는지 모르는 1인 ㅋ)

ㅋㅋㅋ그냥 보팅 누르시면 디폴트가 풀보팅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이 부분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 뉴스를 보다가 알게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현대차가 앨러바마에 공장을 세운 것처럼 수주를 했을 때 자랑을 해야지, 남의 나라 공장 폐쇄를 자기의 공이라고 하다니 특이한 사람이긴 하네요. 항상 가면이 의심되는 사람이긴 하지만요.
정부가 재무실사를 한다면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아는 바가 없으니 재무실사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못 이해하네요^^;;

트럼프의 경우 한미 FTA 재협상을 놓고 우리나라를 협박하는 카드로 GM의 군산공장 철수를 활용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재무실사를 하게 될 경우 GM 본사에 과도한 차입금 이자를 지급해 왔던 것이 맞는지, 이전가격의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주로 조사하게 되겠지요. 큰 의미는 없겠지만요. 왜냐 하면 GM은 Globally 봐도 회계를 흠 잡을 데 없이 잘 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20여년간 직원 고용을 유지한 것 만으로 2조어치 역할은 충분했다고 봅니다.

군산에 살지만 공정한 거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주력 노동자들을 꾸준히 창원과 부평으로 이주를 해온 상황이어서 군산 공장이 살아날 거란 기대는 이쪽 주민들 사이엔 없지요.

언론에서 떠드는 것에 비해 싱제 지역경제 기여도도 수준 이하로 낮아진지 오래입니다. 이대로 작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단 생각이지요.

일단 차를 잘 못만들고 상품성 없는 제품을 앵벌이하듯 파는 화사는 장래성이 어둡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회사가 들어오거나 비어있다 하더라도 별 다를 바는 없다란 생각이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9,250억 원 투자해서 2조 챙겨 갔다고 하지만 그간 지출된 급여로만 이 돈은 훌쩍 넘었겠지요. 늘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기사와는 다른내용 좋네요^^

감사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군산공장에서 일을 하던 노동자들 걱정입니다.ㅜㅜ

저도 그 분들이 제일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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