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손주사랑 #1. 할아버지와 자전거

지난 광복절, 첫째의 다섯번째 생일선물로 할아버지는 세발자전거를 사 주셨습니다. 온라인에서 사면 20%이상은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얄팍한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할아버지와 손자의 소중한 추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할아버지가 손주의 손을 붙잡고 자전거를 사러가시는 것을 굳이 말리지 않았습니다. (이 얘긴 지난번에 포스팅 했었지요.)

그런데 이번엔 우리 둘째가 말썽입니다. 오빠가 타지 않을 때 한번씩 태워줬더니만 오빠가 자전거만 타려고 하면 자기가 타겠다고 막무가내로 떼를 씁니다.

아버님은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우는것을 잠시도 두고 보지 못하셨지요. 아이가 운다는 건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이기 때문에 뭔가 불편한 거라시며 아이가 배가 고픈지, 기저귀를 갈아줄 때가 된건지, 더운지, 추운지 아주 사소한 것부터 확인하시곤 엄마인 저는 왜 우는지 도저히 모르겠는 일도 알아서 척척척 아이의 욕구불만을 해결해 주셨지요.(이럴 때 엄마는 정말 무안하지요. 나 애 엄마 맞아?)

그런 할아버지시니, 금쪽같은 친손녀가 자전거가 타고 싶다고 하니 한치의 망설일 시간이 있으시겠습니까. 이번에도 손녀 손을 붙잡고 한사코 말리는 며느리는 안중에도 없이 바로 자전거 가게로 직행하셔서는 자전거를 사오셨네요. 그리고는 자전거 사랑에 빠지셔서 계속 자전거만 타려고 하는 손녀를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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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얘길 다른 지인한테 했더니,

손주들한테 할아버지는 봉이지 뭐~~
합니다.

진짜 그런가 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손주는 눈에 넣어도 안아픈 너무나 귀한 존재라는 게 시부모님 표정만 봐도 느껴집니다. 자식은 그렇게 안 키우셨으면서 말입니다.

이렇게 손주들에게 항상 아낌없이 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셔서 저는 너무 감사합니다. 무한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아이들은 큰 복을 갖고 태어난 것일테지요. 아이들이 할아버지댁에 가면 집에서 안쓰던 떼를 쓰거나, 어리광을 부릴때가 있지요.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그렇다고 버릇이 나빠지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오늘도 아이들한테 비빌 언덕이 되어 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시댁에 가는 길입니다. 아이들에게 크신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시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계실 때 더 잘 해 들여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