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나도 아팠으면 좋겠다

in #kr8 years ago

아이들의 감기가 벌써 2주가 넘어가는데 나을 기미가 없다. 항생제도 2주째 복용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병원에서 3일치 약을 지어주니 3일마다 소아과에 다닌다. 소아과에 다녀오는 날이면 아이들에 책을 읽어줄 시간은 커녕 씻겨 재우기 바쁘다.

오늘도 소아과에 가는 날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나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는 날이 대부분인데 어째 오늘은 신랑이 퇴근하면서 병원에 같이 가겠단다. 왠일인가 싶었다.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신랑을 마주했다.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린 신랑의 안색이 심상치 않다.

며칠 전부터 신랑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했다. 별로 심해 보이지 않아서 그냥 가벼운 감기인 줄 알고 종합감기약을 챙겨줬는데, 오늘은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고 오한이 든다는 거다. 아이들 병원은 핑계고 자기 몸이 아프니 병원에 가려고 했던 것 같다.

첫째는 중이염이 낫지 않아 아무래도 대학 병원에 가서 이비인후과와 협진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단다. 이번 주말까지 상태를 지켜보잖다. 심각하면 귀에 튜브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첫째의 진료 결과만으로 충분히 심란한데, 신랑은 결국 독감 확진을 받고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아이들한테 옮길 수 있으니 아이들과는 수건도 같이 쓰지 말고 격리해 있으라는 의사선생님의 소견을 듣는데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음에도 심란함이 몰려온다.

하루 종일 쉴새없이 일하고 와서 저녁도 못 먹고 배는 고프고 순간 짜증이 났다. 아니 할수만 있다면 차라리 내가 아프고 싶었다. 솔찍히 나는 건강체질인 탓에 잘 아프질 않는다. 그 리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챙겨야 할 아이들이 있으니 마음 놓고 아플 수도 없었다. 조금이라도 몸이 안좋고 쉬고 싶어도 아이들 때문에 더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했고 몸을 더 움직였다. 그럼에도 오늘 병원에서 신랑의 독감 확진 판정을 듣는 순간 차라리 내가 아프고 싶었다. 나도 아프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조금 떨어져 부족한 잠도 좀 자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도 회사에 밀려 있는 일도 생각나고 그럴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을 자각했다. 난 마음대로 아플 수도 없는데 순간 짜증이 나서 차라리 아팠으면 싶었던 거다.

요 며칠 날씨가 춥기도 하고 아이들이 감기도 걸려 있어 간단하게 세면만 하고 재웠는데 오늘까지 그럴 수 없어 병원에서 오자마자 아이들의 머리를 감기고 간단하게 샤워를 시켰다. 아이의 옷을 입혀 주는데 첫째가 이미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들어 누운 아빠랑 같이 자고 싶단다. 아빠는 엄청 아픈 감기에 걸려서 아빠랑 같이 자면 지웅이도 심하게 아플 수 있어 안된다고 했더니 우리 아들이 속없이 한마디 한다.

근데 엄마는 왜 안 아파요?
응? 응...엄마는 건강체질이라서..

라고 대답은 했지만 마음으로는 생각했다.

엄마도 이럴 땐 아프고 싶어. 근데 아플 수가 없단다.

아이들 챙겨야 하는데 한사람이라도 안 아픈게 정말 다행이고, 평상시에 잘 하는 남편이 얼마나 아프면 저럴까 싶으면서도 하루종일 일에 치여 정신없이 일하고 돌아왔더니 내게 주어진 일들이 잠시 너무 버겹다 느껴져 잠시 말도 안되는 투정을 부렸던 것 같다. 이제는 생각을 고쳐 먹어야 겠다.

나라도 안 아프니 얼마나 다행인가!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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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아픈데 지원군 남편마져 아프셔서
워킹맘님이 많이 힘드시겠어요~
가족누구 하나라도 아프면 참힘들더라구요.
모두 하루빨리 완쾌되셨으면 좋겠네요...
워킹맘님 힘내세요^^

에휴 아이가 아픈게 제일 힘들죠. 함내세요...:

쾌유를 기원합니디

아이들 남편분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네요 ㅜㅜ
엄마는 이럴때 아플 수도 없네요. 힘내세요.

아고아고... 애기가 아프면 진짜 맘이 아프다던데... ㅜㅜㅜ 힘내세요 ㅠㅠ

ㅠㅠㅠㅠㅠㅠ 슬픕니다. 어머니들은 아플 자격조차 없다니..

헉!!! 아이들 아플때가 엄마로서 가장 힘든데... 신랑분까지 ㅠㅠ 아이들과 신랑분 얼른 낫길바랄께요. 힘내요 언니!!

아이가 아플때가 제일 힘듭니다.
잠도못자고 콜록대고 있는걸 보면 정말이지...
차라리 나에게 줘라고 하는데
요즘보면 가족들 다 병간호끝내면 앓아눕더라구요
이제는 저도 아프지말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제가아프니 애들도힘들고 그러니 어른들이 건강이 최고라고 했나봅니다.

힘내세요.

부모님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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