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남병장의 큰 그림
2018.02.20. @gilma입니다.명절을 보내고 달린 런닝머신은 너무나 힘이 들었고, 달리면서 속으로 “선두반보, 선두반보”를 외쳤다. ㅎㅎ 명절이 빼앗아간 나의 체력은..... 언제 돌아오려나...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은 알 것이다. 선두반보!
뭐, 군대를 안갔다 왔는데 안다고 너무 혼란스러워하지는 마시길... 가슴 깊은 곳에 남성의 피가 흐르는 것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길..
선두반보는 군대에서 행군할 때, 1열이나 2열로 줄을 서서 행진하게 되는데 앞과 뒤의 간격을 맞추기 위해서 맨 앞사람이 보폭을 좁혀주기를 희망하는 구호이다.
지난 주 우리는 명절을 보냈다. 명절이면 함께 떠오르는 것이 고속도로 정체이다. 많은 차들이 고향으로 가기 위해 우르르 고속도로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길이 막히는 것은 당연한 듯 보이나...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다들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데 왜 길이 막히는 가도 의문이 든다.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차가 막히는 현상을 유령정체라고 한다. 사고나 길이 좁아지는 구간이 아닌데도 차가 막히는 알다가도 모를 일은... 선두반보에서 나타난다.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는 앞쪽의 차량이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거나 속도를 살짝만 줄여도 차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뒤에 차들은 그보다 더 브레이크를 밟거나 속도를 줄이게 되고 뒤쪽의 차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되게 된다.
명절 정체를 이야기 하려던 것이 아니니까.. 다시 여자들이 싫어하는 군대이야기로 돌아가서...
신병훈련소 인근에서 군 생활을 한 나는 여름, 겨울에 정기적으로 있는 행군훈련을 훈련소 훈련병들이 행군하는 코스와 동일하게 받았다. 그래서인지 상병정도 되어서는 행군하는 길이 익숙하고 다음에는 뭐가 나올지 등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
달리기를 즐기는 내가 가장 힘들 때는 앞으로 얼마나 더 달려야하는지를 모를 때, 갑작스럽게 언덕이 나올 때 등이다. 앞으로 갈 길을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은 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실제 달리기 혹은 행군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이야기가 자꾸 샌다.. 줄줄줄....
남oo병장은 전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우리 부대 최고 선임이었다. 전역을 앞두고 행군에 참여를 해야 한다는 게 여간 짜증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늘 한 점 없는 무더위는 그 스트레스를 더했을 것이다.
암튼 남병장이야 걷든 말든, 짜증나든 말든... 나도 덥고 힘드니까.. 앞에 가는 사람이 너무 빨라서 종종걸음을 쳐야할 땐 ‘선두반보’를 외쳐가며 잘 따라가고 있었다. 그래도 길이 익숙해서 조금만 더 가면 마을 정자를 지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자 인근에는 2m정도 깊이의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다리도 있고, 아름드리나무가 풍성한 그늘도 만들어준다. 또 운이 좋으면 동네에서 마실나온 할머니들이 몰래 수박, 딸기 한 조각을 쥐어주기도 했다. 수박은 못 먹더라도 민간인을 구경하는 것이 얼마나 신나던가...
풍덩!
선두에 걷고 있던, 우리 부대 최고 선임, 최고 체중을 자랑하는 남병장이 다리 밑으로 떨어졌다. 당황스럽고 걱정되던 것도 잠시... 내 머릿속을 스친 말은 ‘우와 남병장 천재...’
허우적 거리는 (연기를 하는) 남병장을 끌고 나온 중대장은 쫄딱 젖은(더운 여름 아주 시원하게 샤워를 한) 남병장을 행군행렬 맨 뒤에 따라오던 앰뷸런스(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에 태워서 부대로 보내줬다.
역시 짬은 그냥 먹는게 아니구나....
정자 밑에 계곡에서 샤워할 생각을 몇일전부터 한걸까...
남병장 덕분에 한참을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었던 우리는 한참을 가다가 또 빨라지는 걸음에 이렇게 외쳤다.
선두바보, 선두바보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운동복을 걸쳐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감사드립니다.
헤헤 저는 처음들어보네요.
뭔가 고매한뜻의 사자성어인줄 ㅋㅋ
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기린님..
그거 아세요?! 길마의 군대이야기에 처음으로 댓글 달아준 여성분이세요!! ㅎ
행군할 때가 생각이 나네요 ㅋㅋ
선두바보.... ㅋㅋㅋㅋ
행군할 때, 정말 힘들었죠.. 끝도 없는 것 같은 길을....
다녀와서 발바닥에 바늘로 실 끼웠던 생각도 납니다.
하하하 편안한 오늘에 행복해야겠어요~ㅋ
제 글에 선두로 댓글 달아주셨네요! 선두 ㅂ ㅂ
정말 죽을것 같았는데 어느덧 전역을 해서 가끔 생각나네요!
전역하고 초반에는 꿈에 나오고 그랬죠 ㅎㅎ
기승전선두바봌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래서 앞에있는 사람은 쉽고 뒤에 있는 사람은 좀 힘들고 그런 걸까나요~?
앞이 잘 안보여서?
그런건가요.
그래서 선발주자들은 성공하고 후발주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하기 힘든건가요?!
후발주자를 위해 선발주자야!!! 반보반보~~
함께 외쳐봅니다
상생상생~~ㅋㅋㅋㅋ
상생상생!!
행군할때 정말 미치죠^^ 저는 특전사에서 5년을 근무하다가 전역한 후 지금 소방관으로 근무중입니다. 저기 중간에 사진을 보니 GH-47(시누크)헬기에서 해상침투훈련중 하나인 하드덕(해상척후조훈련) 훈련이네요^^ 저는 예전에 천리행군을 하는데 중대행군200KM 지역대행군100KM 마지막 대대행군(24시간철야행군)100KM 이렇게 천리행군을 5년동안 총 3번을 했었습니다. 그중 갑자기 글을 읽다가 기억났던 사건이 있었는데 군대에서 막내하사였을 때 중대행군을 하는데 쉬지않고 엄청난 속도(거의 경보수준)로 행군을 하다가 쉬는 시간없이 계속 행군을 해서 바지에 똥을 지릴뻔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특시 선두반보선두반보에서 선두바보는 선두에 지도를 들고 정작임무를 맡는 고참들이 많이 있기때문에 선두바보 이런 말이 나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하루 보내세요^^
우와 엄청난 이력과 경력을 가지신... 간부님이시네요!!
지금도 엄청난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구요!! 항상 감사합니다 소방관님!!
그래서 결론은.. 바지와 속옷은 무사했다는 것이지요? ㅎㅎ 다행입니다 ㅎㅎ
아 그런 의미의 선두바보가 있었군요!! 저희야 뭐 매일 가는 정해진 코스를 가는 것이 었으니... 지도를 보거나 하는건 아니라 정확한 의미를 몰랐었네요. 감사합니다~
전에 가끔 소방관님의 점심상을 봤던 것 같은데.. 오늘은 어떤 맛있는 점심을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흐음...말로만 듣던 '군대 얘기" 군요....흐음...
그래도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아니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여성 스티미언님들의 댓글이 전무한.. 충격적인 상황입니다. (어쩌죠?)ㅎㅎㅎ
남병장 진짜 천재네요. 일병때 맞후임 행군할때 토하고 쓰러져서 앰불런스 보냈는데 .... 중요한건 총 버리고 가서 그거까지 메고 복귀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같이 토하고 쓰러질걸 ㅎ
우와 우부님 착하시구나.. 후임병 총까지 챙기시고...
나중에 부대가서 후임병 치약뚜껑에 머리박은거 아닌가 몰라.....
저도 기억이 납니다. 뒤에 있으면 거의 뛰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언덕을 오를때는 심장이 터질것 같으면서 이제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던때가 아득하네요.
으하하하
그렇게 죽을듯 몰아쉬던 숨을... 이제는 그 누구보다 잘 컨트롤하시는 분이 되셨네요.!!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린나이에 뭘 안다고 거기가서 그러고 있었을까 싶어요 ㅎ
아 .... 행군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군장쌀때 기분이 생각나네요
군장싸고 수통에 물 딱 채우면... 막...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죠...ㅎㅎ
퉤퉤퉤.. 군대 두번 가는 꿈꾸고.. 군에서 괴롭히던 간부 나오는 꿈도 꾸고..ㅎㅎ
수통에 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요ㅋㅋㅋ저는 항상 행군날마다 비가오더라구요 하..
선두반보~ ^^ 인생도 급할것 없으니...천천히 즐기며 가보자구요^^
암요~ 짬은 그냥 먹는게 아지죠!
그런데 남병장 나한테 걸렸음 뼈도 못추렸을건데...ㅋㅋㅋㅋ
남병장 어떻게 해주시려구요?! 궁금하네요 ㅎㅎ
급할 것 없는 인생.. 주변 잘 보살피면서 여유롭게 즐기면 좋겠습니다...!
음...비밀입니다! ㅋㅋㅋㅋㅋ
ㅠㅠ 때리지마요 ㅎㅎ
전 사람을 때리지 않아요~ 주로 도구를 사용합죠~ ㅋㅋㅋㅋ
한번 경험해 보실래요? 길마님~ ㅎㅎ
네~ 저요저요!!

남병장 박수 받아 마땅합니다. ㅉㅉㅉ
제가 학교 다닐 때 교련이 있었지요.
그 때 친구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저를
선생님 안 보실때 슬쩍 다리걸어 쓰러진다고 하며
덩달아 양호실로 업고 가던 생각납니다.
으하하하하하 남병장보다 jjy님 친구분들이 더 천재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교장선생님 훈화시간에 픽픽 쓰러지는 친구들이 부럽고 했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