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음식스토리텔링) 제주의 맛있는 주말 -2. 사탕옥수수와 광어 매운탕

in #kr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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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차로 올렸던 제주의 맛있는 주말 -2 를 올려볼 생각이다.

제주도 옥수수는 육지 옥수수보다 먼저 수확이 시작된다.
그리고 요맘때 나오는 제주도 옥수수를 '사탕 옥수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작년에 이런 옥수수가 있다는 말만 들어서 올해는 꼭 그 옥수수를 사먹어 보고 싶었다.
사탕옥수수라니 얼마나 맛있길래 이런 이름이 붙었을 지도 궁금했다.

동문시장을 한바퀴 돌아 집으로 오려는데, 거의 시장 마지막에 옥수수가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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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딱! 봐도 뭐가 다른 느낌이 드는 옥수수이다.
옥수수알이 아주 노랗다 못해 샛노랗다.
이렇게 노란 옥수수알은 본 적이 없다.
내가 기웃기웃하고 있으니까 아주머니 흥정에 들어가신다.

"옥수수 들여가요. 이거 진짜 맛있어요."
"이게 사탕옥수수에요?"
"그치, 사탕옥수수. 제주도에서 딱 요맘때만 나오는 옥수수인데, 진짜 맛있어요."

워낙 시장분들의 상술에 잘 안 넘어가는 나는 옥수수를 요리보고 조리보고 하며 들여다만 보고 있었다.

"이 한바구니가 얼마에요?"
"만원에 들여가요."

헉! 무슨 옥수수가 이렇게 비싸지? 옥수수가 나오는 철이면 몇천원이면 한 망도 살 수 있을텐데, 이렇게 덜어 파는 것도 만원이나 하다니...
나는 아무리 제주도 사탕옥수수가 유명해도 너무 비싸다 하는 생각에 발길을 돌리려고 했다.

"이거 하나 뜯어 먹어봐요. 맛이 달라."

아주머니의 마지막 제안이었다.
그러면서 옥수수 한알을 떼어 주셨다.
딱딱해서 못 먹을텐데 하는 의심어린 눈빛으로 옥수수알을 먹어 보았다.
완전 물이 많은 과일 같은 맛이 났다. 당도도 엄청나게 높았다.
나는 겨우 옥수수 한알을 먹어보고 그냥 그 옥수수를 사버렸다.

집에 오자마자 옥수수를 삶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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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수염을 떼고, 겉껍질을 하나 남겨두고 절대로 삶지 말고 쪄야 한다는 아주머니의 말씀대로 찜기에 넣었다.
그리고 아주머니가 당부하신 다른 한마디는 물이 끓어 김이 올라오면 조금 기다리다 바로 불을 끄라고 하셨다.
전에 시골에 살 때 옥수수는 김이 나고도 한참을 쪄야 했었고, 그래도 잘 안 쪄져서 난 언제나 옥수수를 물에 담궈 삶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김나자마자 조금 기다리다 불을 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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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기 앞을 지키고 있었다.
금방 물이 끓고 김이 나기 시작했다. 한 오분 정도 더 있다가 우선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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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변화가 없는 것 같아서 뜨거운 걸 참고 옥수수 한알을 떼어 먹어 보았다.
헉! 진짜로 벌써 다 익었다.
그리고 옥수수알이 마치 석류알처럼 톡톡 터지면서 단물이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옥수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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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일렬로 옥수수알을 떼어 먹는 걸 좋아한다.
옥수수알이 너무 연해서 처음에 줄을 잡기가 좀 어려웠지만, 성공적으로 길을 내서 한줄씩 떼어 먹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요맘때 잠깐 나온다는 제주도 사탕옥수수를 사러 시장에 다시 가야할 것 같다..ㅋㅋ

간식으로 이렇게 맛있는 제주도 사탕옥수수를 쪄먹고 있는데, 제주음식스토리텔링 수업을 같이 들은 동생이 단톡방에 문자를 올렸다.
그 동생은 남편과 함께 우리 동네에서 회센터를 하는 친구이다.

문자는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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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한가한 주말 빈둥거리며 옥수수를 삶아먹고 있던 터라 내가 제일 먼저 손을 들었다.

가게문을 5시에 연다고 해서, 5시 땡! 하자마자 그 친구의 횟집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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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횟집으로 요 동네에서 꽤 유명한 집이라고 했는데, 이번 기회에 와보게 되었다.
광어를 손질까지 잘 해서 세마리나 비닐에 담았다가 주길래 고맙게 받아왔다.

제주도에서 횟집을 하는 친구가 생기다니...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어려서는 친구 중에 중국집 하는 친구, 슈퍼하는 친구, 치킨집하는 친구, 미용실하는 친구 등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평생 생각했었는데, 한번도 그런 친구가 없었는데...
이렇게 제주도에 사는데, 횟집하는 친구가 생기다니...ㅋㅋ

아무튼 그렇게 받아온 광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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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살이 두툼하고 크기도 꽤 커서 우리 둘이 아무리 매운탕을 좋아해도 다 먹을 수는 없어서 한마리만 우선 해먹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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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다시마 육수를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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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가 어느 정도 완성되면 무를 썰어서 넣는다.

양념장은 그냥 인터넷에 있는 레시피로 만들어 놓았다.
고추장 1큰술, 된장 1/2큰술, 고추가루 3큰술, 소주(는 없어서 빵 만들 때 쓰는 럼주) 1큰술, 간장 3큰술, 멸치액젖 2큰술, 매실액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마늘 2큰술, 생강가루 약간, 후춧가루 톡톡톡, 소금 약간, 청양고추 2개, 대파(는 없어서 마농지로)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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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만들어 넣었는데, 좀 짰다.ㅜㅜ

무를 넣은 육수가 끓으면 양념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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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이 팔팔 끓으면 드디어 광어를 한마리 통째로 넣는다.
보통은 광어 회를 뜨고 뼈에 살이 조금 남은 걸 넣는데, 이렇게 살이 있는 걸 그대로 넣으니 얼마나 맛있을지 상상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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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파 대신 마농지를 넣는다.(마농지를 국에 넣는 건 제주식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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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바글 아주 맛있게 끓는다.
마지막에 간을 보니 좀 센거 같아서, 콩나물을 두줌 넣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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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살이 탱글탱글.ㅋㅋ

난, 정말로 회센터하는 제주도 친구가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다음주에 엄마랑 아빠가 제주도에 놀러 오신댔는데, 같이 이 친구집에 가서 유명하다는 한치회도 먹어볼 생각이다.
요즘 한치가 많이 잡히는 때이라니, 그리고 제주도 사람들은 한치가 너무 맛있어서 오징어를 잘 안 먹을 정도라니.
유명하다는 한치횟집에 가서 제대로 한치회 맛을 봐야겠다.
광어도 고맙고.ㅋㅋ

요즘 이래저래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편인데, 스팀 가격만 하락장이다.ㅜㅜ

그리고 저녁에 멸치 튀김에 광어 매운탕으로 푸짐히 먹고 밤에 멕시코전은 간단히 맥주 한캔 하면서 응원했다.
대한민국과 맥시코의 축구은 아쉽게 2 대 1로 지고 말았다.
앞으로 남은 독일전에서 3골차로 우리가 이기고, 멕시코가 어디를 이기고, 독일이 어디랑 어찌되고, 스웨덴이 이렇게만 해주면 우리가 1퍼센트의 확률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게 가능한 얘긴진 모르겠지만, 넋 놓고 독일전을 기다리다 그냥 별 응원없이 돌아올 수는 없으니까.
뭐 말이 안되는 것 같은 확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난, 그냥 이제 열심히 하는 우리 선수들을 위해 응원이나 열심히 하며 월드컵을 즐기는 방법밖에 없어 보이는구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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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옥수수라니 첨 들어보는데 진짜 맛있어 보이네요.크억....
제주도 횟집 친구라....
정말 가까이 두고 싶은 친구.ㅋㅋㅋㅋㅋ
(참, 인터넷 레시피 참고할때 양념장을 다 붓지 말고 70퍼센트만 붓고 나머지는 간 봐가면서 넣으세요^^ 보통 양념장이 많아요. 엄청.ㅋㅋㅋ)
스팀 가격은 신경 쓰지 마세요(이래놓고 나도 신경 쓴다는...ㅠㅠ)
오늘도 좋은 하루~~!!

아, 인터넷 레시피가 간이 강하군요...
제가 인터넷 레시피를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몰랐네요.
잘알아두었다가 다음에는 좀더 맛있게 만들어 봐야겠어요.^^

옥수수는 김오른 통에 딱 10분요 ^^ 사탕옥수수는 토, 일요일에 애월 수산리 직거래 장터에 가서 삽서~ ㅎ

딱 10분이군요.^^
시장 아주머님들의 조언은 언제나 두루뭉실해서요.ㅋㅋ
애월 수산리 직거래 장터에 가면 사탕옥수수가 좋은가 봐요.
하지만 전 뚜벅이라...ㅜㅜ
자전거에 싣고 와야 하는데...
애월까지의 자전거 도로가 엉망이라서...ㅜㅜ

저도 버스타고 가서 사왔어요 ㅎㅎ수산리는 옥수수를 직접 재배하는 마을이고요, 7월 중순까지 매주 직거래장터도 하고, 7월 7일에는 옥수수 축제도 한답니다.

헉! 모든 음식들이 다 맛나게 보이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사탕옥수수의 단 맛을 느껴보고 싶은밤... 야식땡겨요!

@piggypet님 글을 요즘 자주 못 만났었네요.
댓글 다 읽어보고 블로그 한번 방문해 봐야겠네요.
어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맛난 포스팅 잘 봤습니다ㅎㅎ 근데 마농지가 뭐예요?

'마농'은 제주도 말인데요, 마늘이란 뜻이에요.
'지'는 시골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뭔가 저장하여 먹는 것을 '지'라고 부르더라구요.
마늘대를 간장에 피클처럼 만든 걸 제주도 분들은 '마농지'라고 부른답니다.^^

어머! 맛난 옥수수를 먹어본지 언제인지... 제주도 옥수수가 그렇게 맛난 거군요! 저도 어제 맥주 마시면서 축구 응원했어요. 아쉽지만, 다들 열심히 하더군요! ㅠㅠ

저도 이번에 처음 먹어보고 내 생애 이걸 못 먹어봤으면 어쨌을까.. 하는 상상을 했답니다.
완전 대박이에요.
독일전도 열심히 응원하려구요.^^

옥수수에 정신 잃었다가 맥주보고 ㅎㅎ

한국 오셨다는 포스팅 봤습니다.
지금 한창 친척분들 만나시고 다니시느라 바쁘시겠네요.
요즘 옥수수 나오는 시기이니 꼭 드셔보고 가세요.^^

저런 옥수수가 있군요.. 게다가 저 매운탕이란. 보통 머리와 뼈만 들어가는데 한마리가 통짜로 들어가는 럭셔리 매운탕은 처음 봅니다.

네, 조림을 해 먹으라고 줬는데, 전 매운탕밖에 못 끓여서..
아무튼 살이 탱글탱글한 매운탕 너무 고급지더라구요.^^

그 사탕 옥수수가 초당 옥수수인가요?
필리핀에서 제주 초당 옥수수를 공구하려다가 없어서 홈플에서 구매했다던데, 저는 주문 하지 않았지만, 하나에 3천원에 파는데.. 정말 후덜덜합니다..
저는 제주 하우스밀감을 키로에 16,000원에 샀습니다 ㅜ.ㅜ

확실히 우리 농산물이 물을 건너가니까 엄청 비싸네요.
네, 초당 옥수수라고도 부르더라구요.
저는 만원에 8개를 사면서도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하나에 3천원이라, 헉!!!
제주 하우스밀감은 겨울엔 제주도 어딜 가나 노란 콘테이너 상자에 넣어 놓고 아무나 가져가서 먹으라고 하는데...
그럴 땐 외국 거주하는 게 참 속상하겠어요.
음식도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아.. 제철에 옥수수 쪄먹으면 그렇게 달고 맛있는데.. 거기에 사탕옥수수라니... ^^ 정말 맛있게 보이네요. 예전에 티비에서 봤는데 옥수수가 한창일때 대를 꺽어 잘근잘근 씹어먹으면 단물이 나와 갈증이 해소된다고 하네요.. 저 사탕 옥수수 키워 보고 싶습니다 ㅠㅠ

토양이 다르면 같은 맛은 안 나더라구요.
제가 강원도 감자를 너무 좋아해서 강원도 씨감자를 사다가 심얼봤는데, 그 맛이 안났다는 슬픈 추억이 있습니다.ㅜㅜ

우와 회센터하는 친구! 부럽습니다 ㅜㅡㅜ

@sunsu님도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각양각색의 친구를 사귀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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