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 고등학교에 들어간 큰 아이의 하루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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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딱 2주가 되었습니다. 오늘 학교에서는 Open House 행사가 있었구요.
신입생들과 부모들이 강당에서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한 짧은 설명을 듣고는, 아이의 수업 시간표과 똑같은 순서로 각 교실을 순회합니다.

이곳은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4년이 고등학교 과정입니다.
각 과목의 선생님들은 각자 자신의 교실에 머물면서 학생들이 각 과목을 찾아 다니며 수업을 듣는 시스템이죠.
총 7과목을 듣습니다. 5 과목은 소위 말하는 주요 과목이고 2 과목은 흥미있는 기타 분야를 선택합니다. 이 모든 과목은 본인이 선택합니다. 물론 주요 과목은 선수 과목을 듣지 않으면 선택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우리 아이가 수업받는 시간표에 따라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 그 부모들과 같이 이동합니다.

8시 30분에 시작하는 첫 시간은 Algebra II honor 수업이군요.
선생님은 자신의 경력을 부모들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어느 학교에서 무엇을 전공했고, 학생을 가르친 지 몇년이 되었는지, 그 전에는 무슨 일을 했는지 등등. 점수는 숙제 25, 오픈 노트 퀴즈 25, 테스트 100의 배점으로 계산한다는 자신만의 기준도 알려줍니다.

2교시는 바로 건너편 교실의 Career Research 라는 자유 과목입니다. 사회에 나가서 일할 수 있는 준비를 해주는 과목인가봐요.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방법, 이력서 쓰는 법 등도 가르쳐 준답니다. 특이한 점은 철저히 종이 없는 수업을 한답니다. 각자의 띵크패드로 수업하고 리포트도 작성하고, 집에서도 구글 클래스룸에 숙제를 제출한답니다. 큰 아이가 왜 이걸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어 보이네요.

3교시는 다른 건물로 한참을 돌아가니 Drafting 이란 교실이 있습니다. 벌써 2주동안 각자의 컴퓨터에서 Cad 프로그램으로 설계를 시작했답니다. 학기말 쯤에는 3D 프린터로 각자가 만든 것을 프린트하고 레이져 커터 같은 것도 사용한다는데, 이 무지한 엄마는 우리 아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해 보이기만 합니다.

4교시는 Human Geography AP 입니다. 사회/역사 과목 선생님답게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해줍니다. 몇년도에 어느 학교를 다녔고 언제 프로포즈 하고 언제 결혼했으며, 아이들은 언제 태어났는지,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과 티비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등 역사/사회 선생님 답습니다.

이렇게 오전을 마치고 카페테리아에서 30분동안 점심을 먹는답니다. 원하는 메뉴대로 선택해서 담아먹고 계산은 저희가 미리 돈을 충전해 놓은 어카운트에서 저절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잔액이 일정액 밑으로 내려가면 이메일로 연락을 받게 되고 신용카드로 충전을 해주면 됩니다. 내역이 다 나오기 때문에 아이가 뭘 먹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 30분은 파워타임이라고 해서 뒤쳐진 과목 선생님께 가서 추가 공부/시험 등으로 메이크업을 하거나, 친구들과 서로 공부를 하거나 클럽 활동을 하는 등 자유 시간이라고 합니다.

5교시는 영어네요, English I honor 를 듣습니다. 영어 선생님답게 말씀도 참 재미있고 논리적으로 하시네요. 소설도 읽고, 과학 기사도 읽고 여러 글들을 경험하게 할 거랍니다. 하지만 결국 지향하는 바는 '생각하는 힘과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네요.

6교시는 화학입니다. 선생님의 교실이 바로 실험실이네요. 이 분은 특이하게 노트검사를 매주 해서 점수에 반영한답니다. 선생님마다 학점의 기준이 정말 다릅니다. 매주 부모들에게 수업일정이나 실험, 시험 일정을 이메일로 보낸다고 하네요. 매주 이거 읽는 것도 일이겠네요...

7교시 마지막은 생물이네요. 별다른 건 없이 매주 리포트 내고, 하나 낼거 두개 내면 엑스트라 점수 준답니다. 이 과목은 학기말 시험이 주가 된다고 합니다. 아이가 두달 동안 화, 목 골프 시합 때문에 마지막 이 수업을 빠지게 되니 이 엄마는 걱정이 됩니다. 애한태 물어보니 파워타임에 가서 메이크업을 하면 된다고 걱정 말랍니다.

이렇게 해서 8시 30분에 시작한 학교 수업은 3시 30분에 마치게 됩니다. 물론 그 다음은 방과후 활동들이 있는데요, 다음에 포스팅해야겠네요.
다른 분들에게는 재미없는 이야기이겠지만 처음 고등학생의 엄마가 된 저는 다 신기하기만 하네요.
나도 미국에서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 참 재미있었겠다 라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무엇보다 아이가 학교가 재밌다고 하니 그게 제일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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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오! 신기해요. ^^ 안그래도 여기 고등학교는 어떨지 궁금했는데 저렇게 운영이 되는 군요.
골프 시합 준비 하면서 메이크업 클라스까지 챙기며 엄마를 안심시키는 든든한 아드님 이네요 ^^
고등학교 입학 축하드려요~

저도 신기했어요. 저희들은 못받아본 스타일의 교육이라서요 ㅎㅎ

30년전에도 주입식 교육을 자기주도 교육으로 바꾼다고 하였는데, 지금 아이들이 풀고 있는 문제와 교육 방식을 보면 참 답이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교육 방식 잘보고 갑니다. ^^

아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만들어줘야겠습니다

제도 자체가 마음에 듭니다.. 뭐든 오픈 공유가 좋은것같습니다.

네, 숨길 게 없는거지요^^

아 미국 고등학교의 수업시간이군요 ㅎㅎ
아이들이 학교에 잘 적응해 주는것만으로도 부모입장에서는 행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 건강하고 행복하면 더 바랄 게 없죠 ㅎㅎ

네 ㅎㅎ 맞습니다 ^^

아너 수업도 듣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지덕체를 겸비하고 있군요! :)

덕을 가르치는 게 젤 중요하죠 ㅎㅎ

교육에 뭐가 옳다! 할순 없지만... 조금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네요^^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학교가 재밌다니, 적응에 문제 없는 듯 하군요! 다행입니다.^^
한국의 수업과는 정말 많이 다르겠죠?

좀더 자율적인 분위기인 것 같아요

확실히 한국 고등학교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 선생님들의 경험과 스펙을 부모님에게 이야기 하는 것도
생소하네요. ㅎㅎ 자녀분께서 즐겁게 학교생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들의 자부심이 대단해 보여서 좋았어요 ㅎㅎ

오~~ 진짜 여기는 교육방식 조차도 어쩜이리 좋을까요 =0=
우리나라도 좀 이런것좀 보고 배움 좋겠네요 ㅎ. ㅎ

어른들부터 아이들을 성적 순으로만 평가하는 버릇을 버렸으면 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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