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상 -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담 풍 해라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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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이들과 저녁을 먹으러 Panda Express 에 갔습니다. Panda Exprss 는 차이니즈 패스트 푸드 체인 음식점입니다. 중국식 볶음밥이나 볶음면과 함께 두 세가지 음식을 고르면 담아주고 계산해서 먹게 되죠.
이때 음료수를 시키면 빈 컵을 주고 매장에 있는 밴딩머신에서 원하는 음료를 받아 먹으면 됩니다. 물은 공짜라서 물 "수" 가 한자로 쓰여진 흰컵을 주면 같은 밴딩머신에서 물을 받아 먹으면 됩니다.

이 물 컵을 작은 아이에게 줬는데 나중에 보니 소다를 받아왔더군요.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그냥 컵을 줘서 그냥 마시고 싶은 거 받아왔답니다. 어차피 무제한 리필 시스템이니 그냥 넘어갈까 순간 생각하다가 아이 앞에서는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 계산대에 데리고 가서 설명을 했습니다. 아이가 모르고 물컵에다 소다를 받았다, 그러니 음료수 값을 페이하겠다 라고요. 점원이 웃으며 괜찮다고 하다군요.

작년인가 큰 아이가 학교 Book fair에서 책을 하나 사왔는데 책에 찍힌 정가보다 거스름 돈을 더 받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애아빠가 그 다음날 아이를 선생님께 보냈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그 책은 세일이었는데 미처 가격표를 변경하지 못했다, 너처럼 다시 온 아이는 처음이다, 고맙다 하셨다더군요.

애 아빠나 저나 너무 고지식해보이나요? ㅎㅎ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이 관여되지 않은 자리였다면 저희도 은근슬쩍 넘어갔으리라 믿습니다 ㅋㅋ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일단 원칙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크면 얼마나 편법들을 많이 배우게 되고 불법의 유혹마저 있겠습니까. 18살이 되어 저희 품을 벗어나면 본인들의 인생이니 간섭하지 않겠지만 세상을 보는 눈은 올바르게 해주고 싶어서요.

옛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혀짧으신 훈장님이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담 풍 해라" 하셨다죠.
본인은 혀가 짦으니 바람 풍 발음이 안되지만 학생들에게는 바람 풍이라고 제대로 가르치시고 싶으신 훈장님의 안따까움.
가정이나 직장에서 훈장님의 역할을 하고 있는 저는 나도 바담 풍 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항상 되돌아 봅니다. 내가 가르치고 싶은대로 행하려고 합니다.
또한 평생 인생을 배우는 학생으로서는 훈장님의 진의를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눈 앞의 사실보다는 그 뒷면의 진실을 보려고요. 가끔 사실과 진실은 다른 법이더군요.

아침부터 졸린 눈으로 아이 운동하는데 따라 와서 뻘글 한번 올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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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마음은 다 같은것같아요^^ 글 잘읽었어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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