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과연 금을 대체할까요?

in #sct5 years ago

많은 분들이 비트코인의 가격 상한을 논할 때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것이라는 논거를 들더군요.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몰라 어리둥절했어요.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이고 금은 실물 자산인데.. 어떻게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 제가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지 1년 반 정도가 지났지만 제 이해력은 아직까지도 나아지지 않았나 봅니다. 제가 볼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비트코인의 가격과 금 가격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보게 되거든요.

또 어떤 분은 "비트코인의 가격에는 상한이 없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 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하더라도 모든 자산의 가격에는 상한이 없어요. 비트코인만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의 가격에는 상한이 존재할 수 없고 단지 하한이 존재할 뿐이지요. 그 하한은 0입니다.

결국 어떤 자산의 가격을 논할 때는 최종적인 상한이란 무의미하고 어떤 "시점"에 어떤 가격을 갖게 될 것이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정한 시간이라는 제약적인 조건 하에서만 자산 가격이 의미를 갖는다는 말이지요. 우리가 흔히 "존버"라는 말을 하지만 우리는 영원히 사는 존재가 아니고 우리의 생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투자의 시한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결국 존버라고 하는 것도 무작정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까지 또 원하는 가격까지 기다리는 것을 의미할 테지요.

저는 기본적으로 비트코인 가격과 금 가격은 크게 상관이 없고...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가격을 논할 때 금을 얼마나 대체할 것이냐 하는 대체 비율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거든요.

만약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한다면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만큼 금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을 했어야 맞겠지요.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격은 금 가격에 거의 영향이 없는 듯 합니다. 아래는 최근 수십년 간의 금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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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최근 10년안에 등장했고 엄청난 성장을 했어요. 아래는 최근 10년의 비트코인 가격 변화 추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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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의 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시기에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말미암아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는 등 금융이 혼란스러웠던 때이지요. 미국의 중앙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연방준비이사회는 "양적완화"를 시도했어요. 무제한적인 통화증발이었죠. 이것은 금융공황에 따라 시중의 유동성이 수축하여 대공황 때와 같은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을 대비한 비상조치였어요. 다행히 디플레이션을 발생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금융 수축의 문제는 오히려 유럽권으로 전이되는 등 세계경제가 상당히 혼란한 상황이 지속되었지요. 그래서 미국의 연방준비이사회는 양적완화를 장기간 지속하게 되었어요. 그에 따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혹시라도 발생할 수도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헷지 수단으로 금을 선호하게 되었어요.

반면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기술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비트코인 자체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고 경제 장부를 "암호화"해서 기록하는 컴퓨팅 작업을 필요로 하고 있어요.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은 단순히 분산원장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스마트 컨트렉트에 의해서 계약이행의 신뢰성까지 담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러한 기술적인 발전에 따라 시장에서는 스마트 컨트렉트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하게 되었고, 획기적인 기술발전에 따라 대대적인 경제적인 변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로 아직 설익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이루어졌지요.

제가 볼 때는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에 대한 가격 그래프와 유사한 것은 오히려 미국의 나스닥 주식차트가 아닌가 합니다. 나스닥도 기본적으로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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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에서는 닷컴 버블이 붕괴된 후 미국의 나스닥은 상당히 하락을 했어요. 대부분의 닷컴 기업이 파산을 했지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살아남은 몇몇 기업과 새롭게 등장하는 기업은 기술에 대한 신뢰를 구축했고 인터넷 활용에서 수익성을 찾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것을 실적으로 증명하게 됨에 따라 오히려 더욱 상승하게 되었지요.

아직까지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전세계적으로 확고하지 않아요. 물론 베네수엘라나 터키와 같은 금융이 불안한 국가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외국환에 대한 수요, 즉 달러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달러가 금융불안에 시달리는 국가에서는 안전자산으로 통하니까요.

최근 금의 가격을 보더라도 미국의 양적완화도 완화되고 오히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풀었던 돈을 다시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되자 금은 하락한 후 횡보를 면치 못하고 있지요. 반면 비트코인은 2017년 기술에 대한 신뢰 열풍에 떠밀려 큰 거품이 형성되었고 그 후 진정되었다가 기술적인 신뢰를 실생활에서 증명하는 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발행액수"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금의 가능성을 엿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금을 대체한다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으로 금과 비트코인이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둘은 함께 금융적인 의미에서 "돈"으로 거래되기보다는 어디까지는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안전 자산"이라는 명목으로 거래될 테니까요.
또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불안정한 국가의 통화까지 대체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불안정한 국가에서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것은 마치 금을 선호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거든요. 비트코인은 투자자산으로서는 매력이 강해질수록 통화의 안정성은 약화됩니다. 가격의 등락이 심할수록 통화로 쓰이기보다는 그냥 투자자산으로 인식되는 것이지요. 이미 비트코인은 투자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더욱 강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암호화폐로서 통화수단으로 쓰이기 위한 스테이블 코인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고요.

미국의 금융이 불안정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금의 대체재로서 역할을 하지, 달러를 대체하는 역할은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또 금융위기라고 하는 것도 중앙은행의 대처 능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 또한 아주 높은 편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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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암호화폐 내부의 권력 투쟁도 고려할 필요가 있겠어요. 비트코인의 도미넌스는 장기적으로 갈수록 하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것은 기존의 저평가된 알트코인 가격이 높아진다는 것도 있고,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암호화폐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죠. 또한 암호화폐를 통해서 기존의 자산을 증권화할 수도 있어요. 기존 자산에 대한 투자가 용이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되겠지요. 이런 미래의 변화에 따라 금을 대체하려는 것은 비트코인만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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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unsik님~

금시장중, 귀금속과 제조업을 제외한 재무적 금의 비중이 약40%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도 비트코인등의 암호화폐가 대체한 수준은 5%가 안되는 비중이구요. 따라서 전체 시장 중 2% 남짓을(금대체라는 관점에서는)현 시총 기준으로는,대체하고 있기에, 비트가 금을 대체했다면 금이 떨어졌어야 한다는 말씀은 조금은 다른 관점인 듯합니다.

베네수엘라, 브라질, 카자흐스탄, 터키 등 경제 불안국에서 자국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견디지 못해 가치저장 수단으로 금외에, 달러외에, 과거에 없던 비트코인의 거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또한, 실사용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화폐의 기본기능인 가치저장과 교환의 매개체인 지급결제의 기능을 하고 있기에 금과 화폐의 일부 대체는 이미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미국과 아시아 등지에서도 사용처가 확대되는지는 지켜봐야겠지요.

미국이 지금보다 정치적/경제적으로 막강한 힘을 보유하고 있을때도 경제위기는 발생했습니다. 항상 예상 못하는 시점과 범위의 블랙스완형태로 일어났기에 미국의 중앙은행 대응에 기대기는 불안하고, 해서부의 흐름 중 일부는 변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비트외에 많은 암호화폐들이 도미넌스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미넌스는 시총 중 비중을 뜻하지, 그것이 가치저장과 지급결제의 비중을 의미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암호화폐로 자산의 일부를 전환해서 보유해야 한다면, 자산 재분배의 관점에서는 안정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암호화폐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은 듯 합니다. 물론 다른 자산에도 관심을 가겠지만, 투기적 수요가 아닌 자산의 보존과 실사용의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하루에 10~20%변동성의 알트보다는 비트로 보관하는것이 심리적 안정성을 줄것 같습니다.

달러와 금의 완전 대체가 아닌, 그 기능 중 일부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글 잘 보았습니다~^^

제가 이 글을 적게 된 것도 러브리연 님께서 관련된 글을 쓰셔서 생각하게 된 거예요.
비트코인이든 알트코인이든 실생활에 쓰이고 기술이 현실화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듯 해요.
주식이든 다른 재화 등도 투자수단인 만큼 서로 대체 관계에 있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각자의 논리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듯 해요. 주식만 보더라도 회사의 성격에 따라 제 각기 달리 움직이고, 암호화폐도 다양한 논리가 있을 것 같아요.
비트야 암호화폐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투자수단이 될 겁니다. 다른 코인에 의해 도태될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을 테니까요. 알트의 경우에는 아주 살벌한 경쟁에 몰리겠지요. 하지만 격심한 경쟁에서 살나남는 놈은 상당한 가격을 보여줄 겁니다. 비트코인보다 더 큰 상승을 보이겠지요. 과연 그런 알트가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있어요. 저는 어차피 많은 자산이 없어서 안정적인 비트보다는 알트에 관심이 있네요. 그 중 하나가 스팀이요 이오스와 같은 코인이지요.

가격은 결국 호가에 따라 가기 때문에 시총 따지는건 의미가 없고. 상승과 하락에 따른 경제 사이클에 같이 묶여서 움직일꺼라는 예상인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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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대체한다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으로 금과 비트코인이 함께 상승하는 모습

자산 중 금이 하는 역할의 일부를 대신한다는 의미에서 ‘대체’한다는 표현이 시용되는 것 같아요.
금을 대체하는 무언가의 가격이 꼭 금과 비슷하게 움직여야 한다는게 좀 이해하기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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