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어느 스팀잇 글 성애주의자의 고백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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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팀잇을 하면서 생긴 새로운 습관이 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글만 주구장창 읽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정독을 하는지 짧은 글에도 흠뻑 빠졌다가 금방 또 바다를 헤쳐나가 또 다른 글에 흠뻑 빠져들곤 한다.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린 후 지난 글의 댓글을 달기 시작한다.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왜 이리 많은지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것 같다. 글을 읽는데 할애하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진다.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글을 찾아 다니며 고를 필요도 없을 뿐더러 피드에 다양한 글들이 실시간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스팀잇은 글들의 부페와 같다. 저마다의 색과 맛과 향과 모양을 가지고 나를 데려가줘라고 손짓하는 글들의 향연이고 잔치이다. 맛있는 글들을 읽어내느라 가쁜 숨과 함께 들락날락거리는 이시간을 즐기고 있다. 나의 왕성한 소화력이 그 어느때보다 빛을 발한다. 지금도 행복한 비명소리가 들린다.

조금은 변태스럽게 들릴수도 있지만 나는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의 모습을 상상하는걸 즐겨한다. 글을 쭉 읽다 보면 글쓴이의 입모양과 목소리와 어깨 모양이 그려진다. 글을 쓸 당시 어떤 입모양을 하고 있었는지, 둥근, 세모, 네모모양? 입꼬리는 어느 정도 올라가 있었는지, 어느 정도 강도로 입술을 다물고 있었는지도 그려본다. 또 글쓴이가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지 상상해본다. 글에서 드러나는 고저의 톤과 더불어 빠르기와 발음의 정확도도 그려본다. 글을 다 읽고 나면 글쓴이의 어깨 모양이 짐작되어진다. 각이 진 어깨, 뾰족한 어깨, 넓은 어깨, 둥근 어깨, 네모난 어깨, 마른 어깨, 조금 움츠린 듯한 어깨... 이 모든 상상력은 익명성이 가지는 매력때문에 더욱 즐거운 일이 된다.

스팀잇에서 하나 더 매력을 더 할수 있는 부분은 바로 아이디나 닉네임이다. 가입 당시 어떠한 사연으로 그 아이디를 선택하게 되었는지는 모르나 대부분의 아이디는 그 글의 정체성과도 일치하는 것 같다. 어쩌면 작가의 성격이나 정체성과도 맞물리게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아이디가 내포하는 색과 무게가 글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것 또한 스팀잇이 줄수 있는 선물이라 생각한다. 내 멋대로 작가님들의 얼굴과 모습과 심지어는 성격을 창조하고 그분들 곁에서 함께 호흡하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변태맞는것같다!

나는 중간 톤으로 조금은 느리게 조용조용 말하는 투를 좋아하고 아니면 반대로 풍자적으로 몰아치며 쓴 글도 좋아한다. 작가분들은 모두 익명이지만 내 머릿속에 그려진 입모양과 목소리와 어깨모양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는 책을 읽기 전에는 그 책에 대한 서평을 먼저 읽지 않는다. 서평을 통해 글 읽기를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이다.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주로 선호하는 작가나 출판사이다. 가끔 생소한 작가의 작품을 고를 때는 그저 아무 페이지에서 읽은 문구가 마음에 드는 경우이다.

현재까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소설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소설가는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평론가 신형철님이다. 나는 평소 서평을 즐겨 읽지 않으나 신형철님의 평론집과 산문집은 나에게 보물 1,2호이다. 1호 <몰락의 에티카>와 2호 <느낌의 공동체>이다. 제법 두께감이 있어서 손에 들고 다니며 읽기엔 부담스러움이 있으나 날이 좋아서 아무대서나 책을 펼쳐 읽기 좋은 날엔 그 책을 들고 외출한다. 그리곤 커피 한잔 시켜 놓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 놓고 읽기 시작한다. 소설을 읽고 싶은 날엔 에티카와 함께, 시를 읽고 싶은 날엔 공동체와 함께 하면 된다. 그냥내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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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형철님에 대해 알아보고픈 마음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검색을 시도해본 적이 있었다. 내가 상상한 모습보다 얼굴이 조금 길다는것 빼고는 무척이나 닮았음에 조금 놀랐다. 말상은 그리 흔한 얼굴은 아니다. 일자 입모양과 약간은 솟아 있는 듯한 어깨 모양을 그의 글속에서 찾아 본 적도 있었다. 그의 느릿하고 묵직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는 그의 팟캐스트를 즐겨 듣기도 했었다. 아무튼 내가 아는 한, 나의 취향에 가장 맞는 그의 글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현학적이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그분의 철학적 사유의 깊이와 문학과 사물과 내면의 연관성에 대한 고찰을 감히 내 주제로는 가늠할 수가 없다. 그의 글의 백억만분의 일만큼이라도 따라 쓸수 있다면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것 같다. 이번생은어려울듯하다.


이쯤에서 왜 사람들이 이 짤을 쓸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되었다. 슬쩍 훔쳐온 짤을 나도 오늘 써보도록 한다. (혹시 저작권이 있는 짤이라면 누구라도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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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텀블님 감사합니다 ㅎ

에빵님의 머릿속에는 스티밋 작가들의 인상착의가 기록되어 있군요.ㅎㅎ 저는요? 하고 묻지 않겠습니다. 묻지 않으면 실망하는 일도 없겠죠.ㅋㅋ 에빵님은 트와이스의 다현이를 닮았을 것 같습니다.^^

인상착의까지는 아니고요. 입모양이랑 목소리랑 어깨 정도라니까요. 사실 이글을 쓰게 된건 소울메이트님의 겨울밤을 읽고 나서였어요. 그 글안에 소울메이트님의 어깨가 보였거든요. ㅋㅋㅋ 혹시 섬뜩한가요?

헉 소름이~~ㅋㅋ 제 어깨가 어땠나요? 허벅지만한 근육에, 뽀빠이 문신을 보셨나요?ㅎㅎ

두분 여기서 이러심 훈훈하니 좋잖아요!
삼손에 스타킹 봄님이랑 뽀바이 이두 문신 소울메이트님이 만나면 스팀잇 최고의 그림이 나올것 같은데요... 오똑해! 내가 상상하던 모습은 다 아니잖아요 ㅠㅠ

어익후~ 이거 에빵님 집에서 난장을~ㅋ.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듯요ㅎ

......쏠메님 그런 분이셨어요? ㅠㅠ

스프링필드님 스타일입니까?ㅋ 우실 정도로 감동하실지는 몰랐는데요,, 역시 외쿡 스타일을 선호하시는군요..ㅎㅎ (저.. 혼자 착각하는 이런 분입니다.)

아니 오늘은 안울었는데 ㅋㅋㅋ 감동의 눈물로 보였다니...... 오늘도 이렇게 표현력과 전달력의 부족함을 느낍니다.....ㅎㅎㅎ

마음을 숨기면 병이 됩니다.ㅋㅋ 평소 수줍음이 많으신 건 익히 알지만,, 당신은 자유예요! 마음껏 표현하세요~~ㅋㄷㅋㄷ

으악!! G.G.......... 저 항복이요!ㅋㅋㅋㅋ

글좀 잘쓰면 좋으려만 저한데는 신께서 안주신듯하네요 ㅎ
에빵님 저의 아이디는 연애때부터 제가 와이프님 불러주는 애칭이랍니다 ㅎㅎ 그냥 말해드리는거예요...

즐거운 저녁시간되세요^^

아이구 달달하시네요! ㅎㅎㅎ 사랑쟁이이신듯요!

이렇게 여기저기서 변태커밍아웃을 해주시니 제가 참 사람을 잘 봤다 싶은 요즘입니다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추천해주신 책이 궁금해서 적어뒀어요. 꼭 읽어보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참 사람을 잘봤다' 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자진신고기간인가요 ㅋ

어휴 스팀잇 변태분들이 여기에도.. 정상인은 무서워집니다

ㅎㅎㅎㅎ 변태커밍아웃을 누가 또? 알려주세요! 찾아가보게요 ㅎㅎㅎ

스변협 회장입니다. 흐뭇합니다.

읽고 보니 저도 글성애자였군요
많은 글을 읽다보니 정신이 없이 시간이 지나가 버립니다.

ㅎㅎㅎ 그런가요? 반갑습니다. 시간이 금방 훅 가죠? 일주일도 금방 훅가 주말이네요 ㅎㅎ

에빵님도 글을 참 잘쓰시면서.... 저야 항상 뻘글이라! ㅎㅎ
잘쓰시는 분들 보면 부럽다는~ ㅎㅎ

뻘글이라뇨. 스팀잇 최고의 인기쟁이님께서 겸손하시긴요!!!

아 이 짤...ㅎㅎ 참 쓰기 좋죠? ㅎㅎ
비슷할련지 모르겠는데.. 전 글 읽으면서 그 분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정말 좋아해요. 행복해 하시는구나.. 미소지으면서 글 쓰시는구나.. 힘드시구나.. 하는 게
저처럼 직접적으로 징징대는 게 아니라 문장에서 풍겨나오는 글 ㅎㅎ
에빵님의 글도 그래서 좋아라 한답니다 ^^
에빵님이 저렇게 말씀하시니 신형철님의 저 두 책은 정말 읽어보고 싶네요 ^^

이 짤 어디에서 훔쳤는지 기억이 안나요 ㅜㅜ 쓰시는 분들 많죠? 딱 이럴때 필요한거더라고요. 어쩌면 앞으로 매번 포스팅에 쓰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예요. ㅎㅎㅎ 제 글을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감격이네요 ㅎㅎㅎ 같은 느낌인것 같요. 글에 묻어나오는 진한 인간의 향기를 느끼는거죠!

저는 서평은 물론이고 영화도 줄거리조차 안 본다는... 고려하는 건 오직 제목-장르-포스터 끝ㅋㅋ 아, 물론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 작품은 챙겨보구요. (누가 물어 본 사람?)

ㅎㅎㅎ 저요! 제가 물어봤어요. 언제 김작가님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 들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취향도 궁금하고 ㅎㅎㅎ 제가 상상한 작가님 모습 궁금하지 않으세요?

크흡.. 궁금한데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게 아닌가... 세상엔 모르는 편이 더 좋은 일도 있다는데ㅠㅠ 영화 이야기는 언젠가 들려 드릴 수 있지만요!

와;; 대박 어깨각도...

에빵님 제... 어깨각도는 어떤가요???

워낙 소녀의 그림이 강렬해서 거의 그 모습과 오버랩이 되는군요. 작가의 모습이 작품속에 투영된거 맞죠? 저는 그 소녀의 머리칼이 갖고 싶답니다. ㅋㅋㅋ (변태인가봉가?)

글을 읽으며 작가의 특성을 그려내는 경지라니
전 아직까지 글을 그렇게 많이 읽지 않아서 인지 그런 능력은 없네요
그냥 글을 읽다보면 뭔가 울림이 있는 글들을 좋아하긴하는데
이게 제 마음대로라 대중이 없네요

다 자기 취향껏 읽는거지요. 제가 어릴때부터 혼자 놀아버릇해서 그런가봐요 ㅋㅋ 왕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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