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잡기】 Hillbilly Elegy 힐빌리의 노래
힐빌리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J.D.벤스는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태어나 캔터기 잭슨에서 성장했다. 이 지역은 에팔레치아 산맥 골짜기 근처의 러스트벨트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미국의 공업이 쇠퇴하면서 빈민지역으로 변한 곳이다.
힐빌리(Hillbilly)란 이 지역 주민으로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에 교육수준도 낮고 정부 보조금에 기대려는 백인층을 가리킨다. 참고로 비슷한 표현으로 백인 쓰레기란 뜻으로 화이트 트레이시, 햇볕에 그을려 목이 빨갛다는 데서 유래된 교육 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미국 시골 백인을 가리키는 레드넥이라는 표현이 있다.
아뭏든 이들 힐빌리들은 놀라운 정책이 실시되어 삶이 좋아지기를 바라기만 할 뿐 최소한의 노동도 하지 않으며 자녀들을 방치한 채 약물이나 마약에 찌들어 있는 가정이 대부분이고 지역 사회는 퇴락해 가고 있다.
저자 역시 비슷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자랑할 것이라곤 예일 로스쿨을 졸업한 것 뿐, 사람들이 돈을 들여 이 책을 사는 게 쑥스러울 정도로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이다. 스코틀란드계 이민자의 후손으로 에팔레치아 산맥 밑에 터를 잡았던 이 집안은 다혈질이고 폭력적이나 정은 많은 사람들이었다.
저자의 정신적 현실적 지주였던 할모와 할보는(저자는 조부모 애칭을 특이하게 지었다) 삼남매를 낳았는데 그 딸인 엄마는 심각한 약물 중독이다. 수도 없이 바뀌는 아빠 후보들을 겪으면서도 저자와 누이가 정상적으로 성장한 것이 신기할 정도인데 다 조부모 덕이었다.
빈번한 이혼과 약물 중독 그리고 수반되는 폭력은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된다. 삶을 방기한 힐빌리들이 지역 전체를 음습한 폐허로 만들고 주민들은 주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다 어느날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진다. 실상 힐빌리 중 일부는 버락 오바마가 이슬람교도라고 생각한단다. 모르긴 몰라도 힐빌리의 상당수가 트럼프에게 투표했을 것이다.
이 무기력한 빈민지역 힐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도 자신이 얼마나 촌스럽고 의기소침하고 원망하고 숨겨 둔 아픔이 많은지 깨달은 것은 해군으로 이라크 파병 이후라고 밝혔다. 이 만큼 주는 나라가 많지 않다는 것과 생각보다 많은 것을 누리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주립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예일 로스쿨에 입학하여 과정을 마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한 후에야 자신의 힐빌리스러움을 벗겨 냈고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한 바를 책으로 썼던 것이다.
우리는 살기 힘들면 사회 시스템을 탓하기 일쑤다.
그러나 저자는
'미들타운에서 아이비리그 졸업생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건 우리의 유전적 문제나 기질적 결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나는 내 정신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전혀 몰랐다.(P291)'
라고 고백했다.
복지가 공공의 선으로 굳건한 간판을 내건 시대이나 자신을 알고 가정을 책임지는 기본적인 인간적 도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수기이며 미국적 자기 반성의 한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J.D.밴스/김보람 역/ 흐름출판/ 2017년/14,800원/사회학
@dozam님 주 1회 독서 후 서평쓰기 챌린지 #14 미션 완료입니다! 이글에 3/3만큼 보팅하고 갑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
잊지 않고 와주시는 프로미스팀님 감사합니다.
힐빌리, 레드 넥... 백인들 중에서도 그런 취급?을 받는 부류를 일컫는 말이 있군요~
자신의 가난과 궁핍의 책임을 오로지 국가 책임이 아닌 가정, 본인의 책임이라는 자각이 작가로 하여금 결국은 이 책을 쓰게 했나 봅니다~^^
네... 딱 맞추셨어요.
거기에다 힐빌리에 대한 애정과 걱정이 더해졌지요.
힐빌리라고 하는군요..
이런 류의 관점은 저자 자신이 그 출신이 아니면 절대 낼 수 없는 목소리네요.
그들의 삶을 모르는 타인의 이런 비판을 했다면 더 큰 사회갈등만 유발할 것 같아요. 저자의 자성의 목소리가 용기있네요.
맞습니다. 인기 좋았던 체험기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