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글 시리즈 : 딱따구리와 NFL선수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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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과학 비전공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과학 글쓰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dodomam 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딱따구리와 NFL 선수간의 연관성에 대해서입니다.

 

딱따구리와 NFL 선수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대학생시절때 학교 오솔길을 걷다가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를 들었는데요, 기관총 쏘듯이 다라라락~ 하는 소리가 신기했던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속도는 초당 20번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때 두개골에 가해지는 중력가속도는 1200G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반 사람이 나무에 머리를 박는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일인 텐데, 딱따구리는 나무를 그렇게 쪼아대고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죠(사실 딱따구리는 눈알이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쪼는 순간마다 눈을 감는다고 합니다. 이걸로 이그 노벨상을 받았죠~)

이러한 딱따구리의 경이로운 능력은 스포츠 선수들의 만성외상성뇌질환(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에 고민하던 엔지니어들에게 일종의 영감을 주게 됩니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있는 NFL의 경우, NFL 선수의 현역 시절 누적된 뇌의 외상 때문에,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을 포함해 각종 뇌질환 및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 따른 높은 자살율 등이 매우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만성외상성뇌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NFL 선수들의 헬멧 제작에 딱따구리를 모방한, 이른바  자연모방(Bio-inspired)기술을 적용하였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딱따구리의 충격 완화에는 총 4가지 메커니즘을 가집니다.

첫째로, 나무를 직접 쪼아대는 부리의 경우 금속에 가까운 강도를 가지고 있어, 나무를 쪼았을때 충격에 따른 파괴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다음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로 부리와 두개골을 잇는 부위의 뼈는 계층구조적 다공성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나무를 쪼았을때 생기는 저주파의 충격파를 흡수한다고 합니다. 전체가 연결되어있고 다공성의 형태를 가지는 이러한 구조는 낮은 진동수의 충격파를 흡수하기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원리를 이용해서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골판지로 만든 딱따구리를 모방한 헬멧이 최근에 꽤 이슈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세번째로는 두개골과 뇌 사이에 뇌척수액으로 가득찬 완충공간이 있기때문에 충격으로 부터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충격에 최적화 되어있는 심슨의 뇌? 출처 Roblox

네번째로는 특이하게도 딱따구리의 설골 (혀뿌리에 붙어있는 연골과 유사한 비정형의 뼈 )이 두개골 전체를 감싸고 있어서 마찬가지로 부리로부터 전달된 충격파 중 미처 흡수되지 않은 충격파를 흡수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딱따구리 모방 NFL 헬멧의 기본 원리인데요, 최근 딱따구리의 CTE 방지에는 이것 말고도 세포내 기전이 존재 할지도 모른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에서는 기존의 딱따구리의 뇌에는 tau 단백질이 아예 축적되지 않는 다는 기존의 믿음과는 달리 상당 수준의 tau 단백질이 딱따구리의 뇌에 축적이 되어있음을 향상된 단백질 염색법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tau 단백질은 구불구불한 스프링 형태로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것이 과도하게 뇌에 축적이되면 뇌혈관을 막거나 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연구자에 따르면, 딱따구리가 파킨슨씨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딱따구리의 생체공학적 구조에 따른 tau 단백질 축적의 원천 차단에 따른 CTE 방지 뿐만 아니라 뇌충격에 따른 타우 단백질의 과도한 축적을 막는 메커니즘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입니다. 

어쩌면 향후 딱따구리에게서 만성외상성뇌질환 예방법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환자의 질환 치료로로까지 발전 할수 있다고 하니 기대해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