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누르던 욕망의 봇물을 터트린 Gacha Shop

나도 비교적 아기자기한 캐릭터 피규어를 좋아하는 편이다. 아니 좋아했던 편이다.
그래서 한때는 이런 저런 종류들을 고퀄은 아니라도 꽤 모으기도 했었는데 어느순간 뭐하는 짓(?)인가 싶어 스스로의 수집 취미를 애들이나 하는 걸로 폄하하고 수집품을 저퀄의 물건으로치부하며 모두 처분해 버리기도 했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시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 지금 내가 이런 걸 할 처지가 되나?' 싶어 포기하고 근래에 들어서는 '이 나이에 무슨'이란 생각으로 시도를 포기했었다.

그래서 Gacha shop을 갈때도 내스스로의 맘속 깊은 곳에서는 원하고 있는걸 내스스로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나는 내 아이들 둘을 모시고 가는 장소로만 생각하며 애써 외면했었다.

그렇게 Gacha Shop에 가더라도 언제나 아이들을 기다렸다가 애들이 뽑은 걸 조립해주거나 스티커를 붙여주는 일을 담당 하던 내가, 오늘 아주 뜬금없이 나의 욕망을 자극하는 귀염둥이 녀석들을 만나 흥분을 감출수가 없었다.

바로 이녀석들, 더럽게 귀엽다. 특히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 맨 이 세 녀석은 너무 갖고 싶었다. 그래서 체면 불구하고 3천원을 긴급 투입하니......, 이런 젠장 제일 뽑기 싫은 토르가 나왔다. 어쩔 수 없이 다시한번 3천원 투입, 이~~~~~~~~런 시바견 두번째 토르 득템.
오기가 생겨 다시한번 3천원 투입 아~~~~~~~~~이러기도 쉽지않은데 어떻게 3번연속 가장 뽑기 싫었던 토르가 나오는가? 스스로에게 쌍욕을 하며 뒤로 돌아서는데 가게 사장님이 내게 3천원을 건내며 내손에 들린 토르 하나를 수거해 갔다.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대단하시네요"라며 칭찬인듯 칭찬아닌 말을 남기고......, 어쨌든 다시 한번 맘을 가다듬고 GachaGacha를 시도 한 결과.

ㅋㅋㅋㅋㅋ 드디어 스파이더맨을 뽑았다. 3천원짜리 미니 피규어지만 이렇게 책상에 진열을 해놓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다. 오늘 뭔가 욕망에 빵구가 났는지 봇물이 터져 버렸다. 나는 내일 다시 Gacha Shop에 가야 할것만 같다. 통속에 갇혀 있는 아이언맨과 캡틴을 구해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