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털 밀어 버림

in #busy6 years ago

요즘 날씨가 진정으로 장난이 아님. 우리동네는 벌써 일주일 넘게 37도가 이어지고 있고 사람도 동물도 같이 더위에 녹아내릴것 같은 더위에 사는게 사는게 아닌 정도.
사람도 이렇게 힘든데 보온성 좋은 털까지 온몸에 두르고 있는 개는 얼마나 힘들까 싶어 오늘 드디어 털을 싹 밀어버리기로 함.

개는 털을 깍으면 수치심을 느낀다는데 그말은 정말로 맞는것 같다. 샾에 맡겼을때는 털자르고 며칠간은 강아지가 계속 실없이 덜덜 떨어서 왜그러나 했는데, 그걸 알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그때부터 샾을 조금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매일 이집저집의 개들을 상대하니 그 사람들 고생도 오죽하겠냐만은, 어린애들에게 치인다고 어린애들을 폭행하거나 학대하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그냥 두면 안되듯이,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고 주인이 원하는대로 예쁘게 치장을 시키는게 그들의 주목적이라고 해도 개를 학대하는건 용납이 안된다.

하지만 말을 못하니깐 뭘 어떻게 당했는지도 물어볼수도 없고, 피부에 난 상처도 피부병이라 하니 믿을수 밖엔 없었지만, 그후론 다시는 그곳에 개를 맡기지 않는 방법 밖엔 할수 있는거 없었던거 같다.

덕분에 와이프와 나는 두어달에 한번은 쌩고생을 하게되었고, 오늘이 바로 그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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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정도 털을 가진 녀석인데, 요즘 계속 헥헥거리는게 심상치 않아 자존심이고 뭐니 사는게 우선이니 시원하게 밀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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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는 바리깡 담당으로 몸통의 털을 담당하는데 실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음. 사람용 바리깡으론 개털이 너무 부드러워 저렇게 매끈매끈하게 밀어내긴 힘들어서 그전에는 뭔가 땜빵처럼 듬섬듬성했는데 이젠 맨들맨들한 몸통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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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굴및 머리, 귀주변의 컷트담당이다. ㅋㅋ 나도 실력이 좋아지는것 같은 느낌. 전엔 눈위에 우산을 쓴것같은 모양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밸런스도 맞춰서 잘 자르고 있는것 같다.

저렇게 만드는데 정확히 한시간 반이 걸렸다. 얼굴쪽을 자를때 자꾸 몸을 피하고 화를내서 그냥 이정도면 충분히 더위에 대한 대비는 된것 같고, 지가 뭔 스타일을 아는것도 아니라서 이정도에서 그냥 스톱하기로 함.

주인이 잘라서 그런지 확실히 발이랑 털이 사라진 몸통을 핥는것 외엔 별다른 후유증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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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더위때문에 새로 얻은 동생도 버리고 자더니, 지금은 빌려준적 없는 내 고래 쿠션을 베고 꿀잠을 주무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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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 강아지 시원하겠네요.
그런대 밀어주니 좋아 하나요??

어색해 하는데 샾에서 밀었을때는 엄청 불안해하고 떨더니, 확실히 그런 현상은 없어 보입니다. 시원하니까 헥헥거리지도 않고 잠도 잘자네요

사계절 털에 덮여 살다가 새로운 경험을 해서
여름되면 기다리겠네요.

  • 주인님.. 이제 나 이발할때 된거 같은데..
    올해는 더위가 좀 더 일찍 왔네요. ㅋㅋㅋ
  • 머리쪽은 투블럭으로 해줘요
  • 왜 이렇게 짧게 깍았어요.. 좀 싸늘하네

ㅋㅋㅋㅋㅋ

와 집에서 밀어주시다니..능력자시네요 전 진짜 그리 못해서 맨날 맡겼는데 맡긴 샵 중 한곳만 다녀오면 벌벌 떨어서..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으니 다신 가지 않았지만요

다 자를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있기 힘든데 깔끔하게 샾에서 밀고오는걸 보면 뭔 방법을 쓰긴하나 봅니다. 물론 좋은 방법을 쓰진 않겠죠

저도 어디서 바짝 깎으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고 봤었는데,
후유증은 없어 보인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워낙에 더우니까 수치심이고 뭐고 없나 봅니다. ㅋㅋ

저도 샵에 맞겼는데 아이가 다리을 다치게 만든거애요.
그래서 그때부터 깍아주는데 힘들어요.
털깍을려면 전쟁한번 치르네요 ㅋㅋㅋ

개가 스스로 예버지길 원하는 것도 아니니까 와이프한테도 자기만족위해서 강아지 예쁘게 꾸미려는 욕심은 버리라고 했습니다.

강아지는 그냥 그자체가 귀엽고 예뻐요.
깍아놓고 보고 웃고 미숙한 부분이 더예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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