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E, Intro, CS + EE + ME] 수술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보고 좀 더 괜찮은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고?

in #kr-science7 years ago (edited)

아직까지 가입한지 얼마안된 뉴비 @doctorbme 인사드립니다. 당분간 의공학에 대한 다양한 소개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전글 [BME, Intro] 의공학(Biomedical Engineering)은 뭔가요 먹는건가요? #1 에서도 다소 뜬구름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어, 이번에는 실제 활용사례를 바탕으로 의공학의 한 갈래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 안의 약자들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CS 는 Computer Science (컴퓨터과학), EE는 Electrical Engineering (전기공학), ME는 Mechanical Engineering (기계공학) 입니다.

사람의 생리학적 활동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려는 시도는 상당히 오래부터 있어왔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사람의 심혈관계를 모델링하려는 시도인데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사람의 피의 흐름, 즉 혈류에 관해서 그 흐름과 혈압, 맥박 등을 모델링 [1,2]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 였습니다.

사람 몸의 반응, 특히 생리학과 관련된 연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수학적 모델링 입니다. 이러한 수학적 모델은 보통 확립된 공학적 방법을 통해 따오곤 하는데, 사람들이 가장 간단하게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전기회로의 아이디어를 차용하여 시스템을 구성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SIM Vascular 2.0 , https://simvascular.github.io/archiveFlowSolverSV2.html

SimVascular 와 같은 나름 유명한 혈류 관련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따르면 (심지어 오픈소스입니다), 실질적으로 간단한 회로 형태로 각 혈관을 모델링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혈류) 회로의 소자의 특성은 각 혈관이 가지고 있는 경계 조건 (Boundary Condition)에 따라 달라지는데, 사실 혈류가 어떻게 혈관 속을 흘러가는지 현상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서는 유체 역학 및 편미분방정식 분야에서 유명한 Navier–Stokes equations을 [4] 수치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이 때 초기 조건과 경계조건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계조건은 이미징이나 실제 각 부위의 측정값으로 부터 유추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축약된 (reduced) 모델은 실제 현상과 완벽히 들어맞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어떻게 순환이 이루어지는 구나 하는 핵심적인 원리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마치 뉴턴의 F=ma이 실제 상황에서는 여러 변수들의 간섭이나 오차 등으로 인해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본질적인 현상을 기술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듯이 말입니다.


출처: FluidLab
https://areeweb.polito.it/fluidlab/index.php/research/123-cardiovascular-fluid-dynamics
(하다보면 이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그래도 이 모델은 매우 단순한 편에 속합니다.)

이미징 (CS, EE)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는 생리학적인 현상을 기술하기 위해서 간단한 회로 모델로 변형될 수도 있고, 혹은 유체역학에서 쓰이는 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를 바탕으로 혈류의 흐름과 더불어 각 혈관 벽이 받는 전단력 혹은 shear stress를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오른쪽 그림에서는 각 위치별로 받는 Shear stress 의 차이 및 분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결국 좀 더 괜찮은 방법 (어느 부위에 어떤 식으로 혈관을 연결하거나 제거할지) 을 제안하는 것은 사실 일종의 최적화(optimization) 문제로도 치환될 수 있는데, 이때 목적함수(objective function)는 혈류의 흐름이나 전단력의 분포 등으로 정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 사진은 직접 클릭해서 들어가주세요 :)
Cardiovascular Blood Flow Simulation from computer to clinic, SIAM news, 2015
https://sinews.siam.org/Details-Page/cardiovascular-blood-flow-simulation

이는 각 환자별로 혈관의 크기와 모양, 특성에 맞게 시뮬레이션을 구성할 수 있고, 어느 부분에 스트레스가 많이 가해지는 지를 파악하여 3D 프린팅으로 미리 수술자가 한번 연습도 해보고, 실제로 어느 부분에 혈관을 연결하거나 제거하는 것이 좋을지 파악하는데에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사실 3D printing의 경우에는, 실제로 이식하고자 하는 뼈나 조직을 만드는 경우에도 활용가능하지만, 복잡한 구조나 과정을 가지는 수술에 대한 대비 및 훈련으로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6]. 물론 요즘에는 수술을 연습하기 위한 시뮬레이션도 많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상의 문제를 공학적 원리와 방법을 바탕으로 파악하고 다시 임상의 문제를 해결한다. 의공학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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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Luca Formaggia,‎ Alfio Quarteroni,‎ Allesandro Veneziani, Cardiovascular Mathematics: Modeling and simulation of the circulatory system, Springer, 2009
[2] Willem van Meurs, Modeling and Simulation in Biomedical Engineering: Applications in Cardiorespiratory Physiology, McGraw-Hill Education, 2011
[3] SIM Vascular 2.0 , https://simvascular.github.io/archiveFlowSolverSV2.html
[4] https://en.wikipedia.org/wiki/Navier–Stokes_equations
[5] Cardiovascular Blood Flow Simulation from computer to clinic, SIAM news, Oct. 2015
[6] Mobbs RJ, Coughlan M, Thompson R, Sutterlin CE 3rd, Phan K, The utility of 3D printing for surgical planning and patient-specific implant design for complex spinal pathologies: case report, J Neurosurg Spine. 2017 Apr;26(4):513-518
[7] https://areeweb.polito.it/fluidlab/index.php/research/123-cardiovascular-fluid-dyna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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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공학도 결국에는 수치적인 모델링으로 얼마나 실제와 똑같게 '모사' 할수 있느냐가 중요하군요!ㅎㅎ

네. 의공학의 여러 갈래 중에서 모델링과 관련된 분야는 실제 모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연구도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오히려 환자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참 어려운 문제일 것입니다. (물론 매우 조심합니다만...)

의공학에서 시도하는 여러 다른 모델링 들도 있는데, 이는 차차 포스팅해보겠습니다. :)

대학병원 전산실에서 잠깐 근무한 적이 있어 의공학이라는 이름만 들어봤는데 상당히 넓은 분야를 커버해야 하는 군요;

네. 범위가 사실 너무 방대해서 개괄은 개괄대로 하더라도, 깊이 있는 포스팅은 제가 아는 분야로 좀 더 좁혀서 해야할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의 의공학과는 병원 내의 의료기기를 유지, 보수하는 기능이 가장 강조됩니다. 전산실에 계셨다면 아마 소프트웨어로서의 유지, 보수, 개발을 아마 접해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병원에서의 의공학도 비슷합니다. 대학에서 연구하는 의공학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

제가 의공 장비를 만진 건 아니었고 옆에 다른 팀에서 하고 있었는데, 연구부서는 아니었거든요. 그냥 하드웨어 유지보수 정도? 그래서 개발 과정 같은 디테일한 부분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역시 엄청나네요. 의공학전공의라도 전기전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 같은 다른 전공자들과 코업하는 거겠죠? 전공의가 다 하기에는 리스크와 업무로드가 너무 클 것 같아 보입니다.

넵. 대체로 같이 협력합니다. 병원 의공학과도 세부 부서가 많이 나누어져 있어서, 그걸 다 커버할 순 없고요, 다양한 의공학과 직원 분들이 애써주시고 있습니다. 더불어
학문으로서의 의공학과 현업 (특히 병원)에서의 의공학은 말씀주셨듯이 강조하는 부분 (연구 개발이냐 혹은 유지보수냐) 이 조금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

우와.. 의공학의 세계는 정말 깊네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여러 분야를 깊고 넓게 봐야하는게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결국 협업이 답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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