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학살 (시즌 가을). 그런데 왜 [마당 넓은 집] 머리말을 붙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개미"떼"가 집에 무단침입하였다.
여름이 가고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며 개미들도 월동 준비를 시작하나보다.
그리고 우리집이 따뜻하다고 소문이 났나보다.
이게 벌써 개미에 대한 3번째 포스팅인 것 같은데,
개미"떼"는 봐도봐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너희도 누군가 너희를 애정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어쩌면 이렇게 많이 죽진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개미"떼"를 몰아내는 나만의 방법은 3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개미 먹이형 약을 준다.
개미들이 이 먹이를 들고 집에 돌아가 여왕개미에게 바치면, 여왕개미가 죽고, 이후 개미"떼"가 붕괴한다는 희망사항에 기반하고 있다. 이 약이 여왕개미가 먹고 죽을 정도면 일개미들도 먹고 죽을 것 같은데, 실제 이 먹이형 약 주변에서 죽는 개미는 아주 소수이다. 일개미들은 착실히 상납을 잘 하는듯.
개미 먹이형 약을 준 후 몇 시간을 기다려준다. 이번에는 저녁 늦게 저 무리가 처들어온 걸 발견해서 약을 주고 밤새 방치했다. 위 사진은 발견 초기였고, 이후 밤 12시 즈음에 자기 전 확인했을 때에는 사진보다 더 많은 개미들이 빡빡하게 먹이에 모여들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위 사진의 반 정도로 줄어든 상황. 가져갈 만큼 가져가서 일 수도 있고, 새벽에 기온이 약간 떨어져서 활동량이 줄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대체로 약을 놓고 관찰하면 몇 시간 후 언제나 개미 밀도는 더 늘었다가 확 줄어든다.
두번째 단계는 학살이다.
남아있는 모든 개미에게 애도를 표한 후 눈 딱 감고...
유명한 스프레이인 F 뭐시기는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나는 보통 청소할 때 뿌리는 세정제(욕실용 "락스" 말고 주방용)를 이용한다. 급할 때는 다른 F로 시작하는 방향제나 다른 탈취제 스프레이도 개미에겐 꽤 치명적이다. 이런 종류의 액체를 충분히 뿌리고 키친타월이나 휴지로 닦아주면 된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꼭! 확실히 해야 할 것은 개미가 들어오는 입구에 충분한 F뭐시기 개미약을 뿌려서 입구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
세번째는 잔당 학살이다.
개미는 입구 주변에만 있는 건 아니다. 분명 여러 정찰대가 다방면으로 공간을 탐색하고 있을 터. 이들이 돌아오길 기다려 한마리씩 손으로 처리한다. 이 때 내가 하는 방식은 수장이다. 물을 약간 받아놓고 손가락 끝에 물을 살짝 적신 후 그 물 묻은 부분으로 개미를 눌러서 붙이고 다시 물로 가 안에 넣어둔다. 개미는 헤엄을 못친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본 결과 수장이 가장 에너지 소모가 적은 효율적인 방법이다. 다만 손으로 직접 눌러야 함은 다소 마이너스. 터트릴 정도는 아니고 그저 살짝 압박하는 정도라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 잔당을 처리하는 데 또 몇 시간이 필요하다. 단 몇 시간을 계속 기다릴 필요 없이 다른 일을 하다가 가끔씩 와서 몇 마리씩 잡으면 된다. 개미들은 특유의 화학물질을 묻혀놓은 길을 따라 돌아오는데, 구멍 근처에 오면 아까 세정제 또는 탈취제 등으로 청소하며 흔적을 지워놨기 때문에 방황을 하며 이리 저리 서성이게 된다. 그때 잡는게 포인트.
아침에 잔당을 두어 번 처리한 후 집 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집 외벽에서 들어오는 개미들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는 실외용 벌레약을 뿌리면 되는데, 문제는...
집에 딱 붙어서 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아내와 상의를 한 결과,
집에 딱 붙은 나무에 각종 벌레가 너무 많이 모여 살고 있으며,
전에도 집 바로 밖 땅에 쌓여있는 낙엽들 밑에 개미가 집을 짓고 살며 수시로 집에 드나들었던 바,
완벽한 처리를 위해 나무들 자르기로 결정한다.
위 사진은 이미 자른 후.
사실 자르는 것 만이라면 Reciprocating Saw 를 이용하여 금방 자를 수 있다. 저정도 나무를 자르고 쌓인 낙엽 긁어내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문제는 그 후, 저 땅의 뒤처리인데...
[Reciprocating Saw]
저 빈 땅을 저대로 방치하면 잡초밭이 될 뿐이다. 예쁘게 정돈된 화단이라도 꾸미려면, 일단 저 흙에 포함된 어떠한 잡초들도 완벽히 제거한 후 (화학약품의 도움 필요), Weed Barrier를 깔고, 그 위에 Mulch를 깔아야 한다.
[Weed Barrier를 깔면서 작업하는 누군가의 모습]
하아...
생각만 해도 일이 참 많은데...
하지만 이미 나무는 자른 후다. 자른 나무를 붙일 수도 없고...ㅋ
그런데 위에는 안적었은데, 우리집의 경우 한가지 과정이 더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잘라낸 나무의 뿌리를 제거하는 일이다!
뿌리를 제거해본 사람은 알텐데...
긴말 않고, 저 잘라낸 나무 4그루의 뿌리를 제거했더니 오전이 다 갔다.
그나마 요 며칠간 온 비로 땅이 부드러웠고, 뿌리가 그리 깊지 않아 다행이었다.
뿌리 제거하고,
뭉친 흙을 부수고, 골고루 펼쳐주고, 1자로 모서리 가다듬고.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여기에 더하여 원래 주 목적이었던 벌레약을 건물 외벽에 뿌려주고,
전에 다양한 말벌의 집에 대해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던 창틀 모양 장식품도 떼버리고,
'내일은 없다, 오늘 다 하고 죽자'는 심정으로 잔디까지 깎고나니
해가 넘어갔다.
이렇게 개미로 인해 촉발된 뜻하지 않은 노동으로
소중한 토요일은 안녕...
I upvoted your post.
Best regards,
@Council
Posted using https://Steeming.com condenser site.
ㅎ 개미가 피부를 기어 다니는 느낌!
가끔은 귀찮고... 가끔은 섬뜩하죠...
애쓰셨습니다...
으... 그 느낌 정말 싫습니다... ^^
ㅠㅠ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집에도 원래는 1층 정원에만 개미가 있었는데, 덩쿨 꽃이 예뻐서 심었더니 덩쿨을 타고 개미가 2층으로 오더라고요. ㅠㅠㅠㅠㅠㅠ 한동안 엄청 고민하다가 개미약을 쳐서 2층에서는 사라졌지만, 정원에서 기어들어오는 1층의 개미는 진짜 별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
건물 둘레를 따라 외벽이 만나는 흙 부분에 한 30cm 두께로 벌레약을 흠뻑 적시면 생명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 개미의 외부 침입을 얼마동안은 막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개미 집이 집 안에 있다면 소용 없겠지요 :)
와..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의 양을 보니 정원 큰 집은 정원사를 따로 두는 이유가 있겠네요.
누가 잔디만 깎아줘도 일이 훨씬 줄 것 같아요
zorba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9/15]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우리집에도 얼마전 개미가 출몰해서 약먹여서 전멸시켰는데 다른곳에서 또 나왔네요. 지금 계속 약먹이고 있습니다. T^T 그런데 이번 개미는 아주 작아서 어디에 숨어있는지 제거하기가 힘듭니다.
같은 약 계속 먹이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네들이 입맛이 바뀌어서 안먹더라구요 ㅠㅠ
어디 숨었는 지 알려면 아무래도 달콤한 걸로 유인해서 길을 확인해야겠죠.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
li-li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li-li님의 한쿡세계시민 # 48 / 180917
파브르가 되셨군요(진지)
남의 댓글 그대로 복사해오는 거 있기 없기? ^^
파브르씨는 개미를 학살하진 않았을 듯 해요. 아마 곤충에 애정이 있었을테니...
그러고보니 죽일려고, 혹은 죽이다가 알아보신 거였죠;;ㅋㅋㅋㅋ
시리얼 먹고 안 치웠다가 수 만 마리 봤던 기억이 떠오르네요..ㅠ
더운 지방이면 개미도, 다른 곤충들도 훨씬 더 활동이 활발하죠? 주방에서 음식물 관리가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예전에 캘리포니아 살 때 수 만 마리 개미 목격한 이후로 집안 내 위생에 신경 많이 쓰고 있어요. 개미들 바글 거리는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서요.ㅎㅎㅎ
베트남은 개미에 도마뱀에 로치 등등이 아주 활발히 돌아다녀서, 관리 안하면..으악.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