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무사하게 해달라는 나의 기도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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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구급차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을 제안한다. 마찬가지로 소방차 소리가 우리의 평온을 깨뜨릴 때마다, 우리는 소방차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나 집을 구할 수 있게 빨리 현장에 도착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경찰들이 시간에 맞춰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해야 한다. - 랍비 조셉 텔루슈킨,『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손을 붙잡고 성당에 다녔던 경험 때문에, 나에게 기도라는 것은 의무에 가까웠다. 나에게 기도라는 행위는 때로는 너무 귀찮고 번거로운 일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할머니는 기도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언제나 기도 하셨다. 할머니는 언제나 많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셨고, 바람 잘 날 없었던 가족들은 언제나 할머니의 기도 대상이었다. 기도하던 할머니가 떠난 자리에, 수녀님이 된 고모는 할머니를 대신하듯 기도하고 있다. 나는 이따금 성당에 나가기도 하지만, 할머니처럼 성실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그런 내가 벌써 몇 년 전부터 해오던 기도가 있다.

몇 년 전, 지인의 추천으로 읽은 책 한 권으로부터 나의 기도는 시작되었다. 나의 기도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시작된다. 나는 아주 잠깐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타인을 위해 기도한다. 한 번도 본 적 없고, 마주한 적 없는 그들을 위해서.

모두 무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구급차 사이렌 소리에 불편한 기색을 냈던 시절이 있었다. 그저 시끄러운 소리로만 치부하고 만 것이다. 그 소리가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소리라는 것을 나는 잊고 살았었다. 나는 비교적 운이 좋았기 때문에, 살면서 직접적으로 재난현장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도 몰랐다. 나는 중요한 것을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처럼, 그렇게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런 내가, 직접적으로 위험에 닥쳐서 잊고 살았던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된 건 아니었다. 책에서 소개된 사례가 언젠가 나에게도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새벽, 그녀는 지나가는 소방차의 사이렌 때문에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고 한다. 24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지만, 그녀는 당시 자신의 반응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잠을 망친 소방차의 소음에 불평과 짜증을 내보인 것이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그녀는 한 동네에 사는 가장 친한 친구가 전날 밤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 랍비 조셉 텔루슈킨,『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우리는 사이렌 소리를 듣기만 할 뿐,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없다. 저 사이렌 소리가 누군가에게 닥칠 마지막 순간과 누군가의 내일을 지켜주기 위하여 내지르는 거친 숨소리라는 것을 안다면, 나의 어리석은 어린 시절처럼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지켜주고자 하는 그 누군가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러지 못할 것이다.

나는 대단한 것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은 아니다. 성당에 가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세계 평화를 위해서 기도를 하기도 하지만, 그때뿐이다. 나의 기도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시작되고 사라지면 끝난다. 모두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타인을 위해 기도한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 나에게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해준다면 좋겠다고 말이다. 나를 모르는 사람이지만, 나의 안전을 위해, 나의 내일을 위해,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면 좋겠다고 말이다. 짧지만, 아주 잠깐 나를 위해 가던 길을 멈추고 기도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살아계시는 동안 아주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셨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셨고, 지금은 세상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셨다. 할머니의 기도는 나의 기도와 다르게 잔잔한 호수처럼 깊었다.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때 즈음에 나는 할머니 곁에서 잠이 들었다. 할머니의 기도 소리가 그리울 때, 나는 성당에 간다. 그리고 이제야 나는 할머니를 위해서 기도한다.

누군가를 위해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우리는 기도를 한다. 지금 나의 기도는 타인을 위한 것이지만, 나는 언젠가 그 기도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위한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도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모두 무사하게 해달라는 나의 기도가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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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도로 하루를 시작해봐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종교적인 것을 다 떠나서 누군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살면 좋을 거 같아요. ^^

아름다운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가 신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수상 축하 드립니다 :)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kimthewriter 님에게도 좋은 일 있기를 기도해드릴게요. ^^

차분하게 글을 잘 쓰시네요. 기도의 소중함을 알기에 많이 느끼고 갑니다. 그리고 글 보상으로 보내주신 스달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아!! 수상하신 것도 축하드립니다.

많이 가르쳐주신 덕분에 (물론 아직도 어렵기는 하지만) 많이 배웠어요. 고맙습니다. 저자보상이 많지는 않았지만 약소하나마 보내드렸어요 ~

일상의 평화와 무사 안녕만큼, 우리가 잘 모르지만 소중한 가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기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무사하기를 기도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요즘은 점점 더 고요한 것들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종교적인 것을 떠나 기도의 가치를 생각하게 됩니다. ^^

안녕하세요!! 노래 작업을 포스팅 하는 뉴비입니다^^
우연히 들르게 됐습니다 ㅎㅎ
여유가 되신다면 방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 노래작업을 하시는군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인데, 천천히 알아가면 좋겠어요. ^^ 반갑습니다.

제가 구급차 지나가면 그럽니다. 왜냐면 제가 미국에서 교통사고가 있었거든요. 그때 목격자들이 있었어요. 아주머니 두 분이 계셨었는데 기도를 해주시더라고요. (외국인이었습니다. ) 정말 감동이었죠. 너무 무서웠었는데...
병원에 도착하고 병원에서 의사가 기적이라고 했었습니다. 그 뒤로 제가 구급차를 보면 기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 아주 오래전 일인데.... 글을 읽고 그때 생각이 났었어요. :)

와.. 해외에서 사고가 있으셨다니... 너무 겁나고 무서웠을 거 같아요. 그래도 주변에서 기도해주셔서 그 순간이 많이 위로되셨을 거 같아요. 큰 일 겪으셨지만 다행히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감수성 넘치는 엣세이에 이런 댓글 달아서 죄송합니다.


https://steemit.com/kr/@soyo/5k3le4
[리뷰하고 보팅받자]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첨에서는 탈락하셨지만 아직 최우수 리뷰어 선정 투표가 남아있습니다.
상단의 링크된 포스팅에 들어가셔서 직접 선택하신 최우수 리뷰어의 참가번호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각 댓글마다 보팅을 해드리고 추첨해서 10sbd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본인투표도 가능하오니 시간되실 때 참여 부탁드립니다.

네네 ~ 방금 전에 투표 완료했습니다. ^^
고생 많으셨어요 ~ 이번 기회에 좋은 작가님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구급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구급차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을 제안한다. 마찬가지로 소방차 소리가 우리의 평온을 깨뜨릴 때마다, 우리는 소방차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나 집을 구할 수 있게 빨리 현장에 도착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경찰들이 시간에 맞춰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해야 한다. - 랍비 조셉 텔루슈킨,『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


이 구절을 보면서 평소 제 얘기인줄 알았는데 랍비 조셉 텔루슈킨이 쓴 책에 있는 말이었네요~
저만 소방차 소리,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나면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하고 그 순간 기도하는 것 같아요~ㅎㅎㅎ

지금도 이 글 쓰면서 사이렌 소리를 상상하고 소방관의 기도라는 시를 생각하니 정말로 아무도 안 다치셨으면 합니다ㅎㅎㅎ
오늘 자기 전에 기도하고 자야겠어요ㅎㅎㅎ

어떤 사람들은 구급차 소리를 듣고 시끄럽다고 생각하죠. 그 소리가 얼마나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소리인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다같이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사이렌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때부터 모르는 누군가를 위하여 기도한다는 것, 가슴이 메입니다. 정말 좋네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의 기도로 인해 치유 받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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