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괴물'같은 내 새끼... 영화 '스플라이스' 후기 (스포O)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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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를 보고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부담스러워 고른 SF영화가 오히려 누구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돌려 말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드는 불편함 이랄까요?! 사실 SF라는 장르가 '현실을 다른 시각에서'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스플라이스 처럼 '이건 괴물과 피튀기는 혈전을 벌이는 영화이겠다!' 예상했던 영화가 예측 밖의 이야기를 하고싶어 한다는걸 알았을때 '또 속았구나' 싶은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복제기술로 만든 생명체와 인간이 벌이는 피튀기는 혈전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플라이스는 사실 부모와 자식이 겪는 '콤플렉스'에 관한 영화입니다. 각종 동물 DNA에 '인간' 세포까지 섞어 만든 괴물 '드렌'(포스터에 나온...)이 주인공인 '클라이브와 앨사' 부부의 자식인 셈입니다. 생물학적으로도 드렌은 '엘사의 자식임'이 분명합니다. 드렌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인간 DNA는 바로 '엘사'에게서 추출되었으니까요.

영화에서 드렌을 '평범한 인간'으로 바꿔놓고 본다면, 등장인물들이 보이는 행동들은 조금 더 익숙한 모습으로 바뀝니다. 주변의 반대를 뚫고 낳은 아이(드렌), 원치 않는 아이를 없애고자 하는 아버지(클라이브), 드렌에게 강한 모성을 느끼며 행복해하는 어머니(엘사)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 스플라이스는 가족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SF라는 장르를 통해 풀어내는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다루는 갈등은 크게 '억압'과 '애정'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억압'은 여주인공 '엘사'가 갖고 있는 문제입니다.
어머니로부터 엄격하다 못해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았던 '엘사'는 아이를 갖는일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자신 역시 아이에게 억압과 강요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죠. 엘사는 드렌을 통해 스스로가 '어머니보다 나은 존재'임을 증명하려 했지만, 결국 엘사 안에는 어머니 못지 않은 '폭력성'이 있음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드렌을 보는 엘사의 시각이 한 순간에 '딸'에서 '피험체'로 변하게 된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드렌이 딸이 아니라면, 드렌에게 보였던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자신의 모습은 '어머니'로서의 모습이 아닐 수 있으니까요. 어머니가 아닌 '과학자'의 모습이라면 자신이 드렌에게 보인 모습은 피실험체에 대한 '통제'로 객관화 될 수 있습니다.

'애정'은 드렌이 가지고 있는 문제입니다.
'딸'로서 아버지 '클라이브'를 사랑하고, 자신을 억압하는 '연적' 엘사를 미워하는 모습은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 드렌의 성별이 남성으로 변한 이후, 아버지인 클라이브를 살해하고 어머니 엘사라를 임신시키는 모습은 '오이디프스 콤플렉스'를 떠올리게 하죠. 이런 면에서 드렌은 부모와 '비정상적으로 밀접'한 자녀를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스플라이스에서 또 하나 중요한 '상징'으로는 드렌이 갖고 있는 '날개'가 있습니다. 평소 몸 안에 감춰져있던 드렌의 날개는 주변 눈을 피해 갇혀 지내던 헛간에서 탈출할 때, 어머니 엘사와 다투는 과정에서, 아버지 클라이브와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드렌이 '남성'으로 변하고 난 이후에는 클라이브와 동료들을 살해하는 과정과 엘사를 범하는 과정에서 각각 펼쳐지게 되죠.

날개는 드렌의 '욕망'을 나타낸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 욕망들이 대게는 사회적 기준에서 '잘못된 욕망'이라는 점에 있죠. 평소 '몸 안에' 감춰진 욕망이 결국은 '부당'했다는 점은, '드렌 자체'가 부적절한 존재라는 의미일 수도, 아직은 '미성숙'한 존재임을 나타낼 수 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드렌의 날개가 펼쳐진 모든 경우들이 '부모'와 연관되어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드렌을 올바르게' 이끌지 못한 '부모'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범할 수 있는 자식과 부모 이야기에 'SF라는 가면'을 씌워 만든 영화 스플라이스. 비록 예상처럼 '피튀기는 액션'은 아니었지만, 장래의 부모로서 영화를 보는 동안 '자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얼떨결에' 갖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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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ww,. Amazing

크........ 이런 평론 넘나 좋아요.
결국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고 좋든 싫든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군요.
저는 부모 현재진행형 중인데.... 언젠가 시간내서 꼭 봐야겠습니다 +_+

글솜씨를 더 가다듬어서! 좋은 평론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부모진행형 부럽습니다 ㅎㅎㅎ

2018년에는 두루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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