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秀醨夜記]조니워커 블루 그리고 정우성.

in #kr6 years ago (edited)

빼어나고 '수'
삼삼한 술 '리'
에 대한 밤 '야'
의 이야기 '기

강건해보이는 사각병에 푸른 빛이 감돈다.
멋진 네이비 컬러의 수트를 입은 남자가 연상되는 외모의 사각병.
그 안에 담겨있는 짙은 호박색이 넘실거린다.
황금이 반짝이는 것처럼 푸른빛안에서 반짝거리는 그빛은
마치 푸른바다에 비치는 태양의 반짝거림과도 같다.

sea-1209607_1280.jpg
해안절벽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탁트인 풍경에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이 술 또한 첫 인사로 코를 뻥 하고 뚫어버린다.
조금은 강하게 느낄수도 있는 스모키한 향에 아찔해질무렵 그윽한 바람이 불어온다.

아몬드,호두등의 온갖 견과류들이 섞여있는 냄새가 느껴지고 다크초콜릿의 진한 향이
뒤따라와서 냄새만 맡았을 뿐인데도 입안에 초콜릿을 머금고 있는 듯하다.

어디 그뿐인가
오렌지 껍질에서 느껴지는 향이 견과류와 초콜릿에 지배되어 가라앉고있던 후각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린다.
이 복합적인 향들이 순식간에 몰아치니 어느새 들고있던 술잔은 비워져서 테이블에
내려져 있다.

처음에 느꼈던 아찔함이 다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눈을 살짝 감게 만드는
이 스모키함. 그리고 고소한 맛과 함께 느껴지는 오렌지와 귤의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
목젖을 타고 흐른 그것이 다시금 스모키한 향기를 피워올린다.
내 목이 굴뚝인양. 누가 내 안에서 불을 지피나보다 숯을 태우고, 귤껍질도 같이 태우나보다 ㅋㅋ

다시 한번 사각병을 바라본다.
한 신사가 지팡이를 들고 힘차게 걷고있다.

johnnie.jpg

그렇다.
조니워커의 '스트라이딩맨'이다.
특유의 기울어진 라벨에는 BLUE LABEL 이 적혀있다.
조니워커 시리즈 중에서도 진귀한 원액들로만 블랜딩해서 만든다는 조니워커의 블루 라벨이다.

비슷하게 볼수있는 최고급위스키중에는 조니워커 블루라벨외에 발렌타인30y가 있다.
블렌디드 위스키의 양대산맥(우리나라에서만 일수도 있다.)발렌타인과 조니워커는 서로 지향점이 다른데

발렌타인은 병에서도 느낄수있듯이 풍만하면서도 우아한 곡선으로 빚어져있고
발렌타인의 맛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 우아한 풍미가 지배적인 발렌타인에 비해
조니워커는 좀 더 곧고 강력하며 스모키하다.
발렌타인이 봄이라면 조니워커는 낙엽이 지는 가을이랄까?
발렌타인이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라면
조니워커는 수트를 입은 신사같다. 스트라이딩맨 하나로 많은 것이 표현되어진다.
bce88-johnniewalkerbluelabel.jpgblend_bal12.jpg

'신사'라하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인물들을 떠올릴텐데 나는 여러 신사들중에서
정우성이 떠오른다.

정우성을 처음 봤을때였다.
바로 나의 앞에 아이돌가수 K모씨와 Y모씨가 앞에 있었다.
그들이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홀짝이고 있을때 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왔다.
정우성이었다. 큰키와 그에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짙은 수트를 입은채였다.
두명의 가수들과 함께 앉은 그는 이미 술을 좀 마셨는지 얼굴에 조금은 붉은 기가
돌고 있었다. 약간은 지친듯한 느낌이었는데 함께 건배를 하고 몇잔을 마시더니
이내 바닥을 드러낸 블루한병을 더 주문했다.

난 물었다. 뭐 필요하신거 없으시냐고
정우성인데.
심지어 블루를 두병이나 깠는데....
필요하면 뭐든지 줄 용의가 있었다.

공짜로 달란 말만 아니라면.

그는 내게 물었다. 우리가 모두가 알고 있는 그윽한 목소리와 눈빛으로.
계란후라이가 가능하냐며.....

잠시 놓았던 정신이 퍼뜩 돌아왔다.
음????

한참 잘나가는 청담의 라운지에서 계란후라이라니...그것도 정우성이.....

난 말했다.......

"반숙으로 해드릴까요?완숙으로 해드릴까요?"

그날 정우성은 다른 쪽에있던 후배들의 술값까지 계산을 하고 갔다.
후에 알게된 사실은 그날 배우 이범수의 부친상이 있어서 거기에 갔다가 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정우성은 이정재와 함께 현재 발렌타인30y 모델이지만 내가 기억하기에 정우성은 조니워커 블루와 더 잘어울리는 그윽한 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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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는 레몬과 꿀을 곁들이면 최고죠

조니워커의 스모키함 때문에 발렌타인보다 더 레몬과 꿀이 어울리는듯합니다.

오메 블루 땡기는 글. 아니 이런 글을 써주시면 2부 남은 제 블루를 마시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 아닙니까

오늘입니다!!

장인어른한테 블루 6부 남은 거 있다. 우리 처가 갈래? ㅋ

칼님 갑시다~!

시호님 장인어른이면 제게도 각별한 분인데 제가 아직 인사를 못 드렸네요. 10월 11일 저녁 어떠셔요?

저는 좋습니다~!!!!

아직 위스키 맛을 모르는 1인으로
저도 맛을 알고 싶어요 ㅎ ㅎ 그냥 화~ 하기만 하던데. . . .

음...그 화~한 순간만 잠깐 참고 머금으시면 아름다운 순간이 도래합니다~!!

한때 보리차병으로, 냉장고를 판쓰리했던 ...

근데, 반숙인가요 완숙인가요? 정우성이 원했던 것은 ...

그분은 그냥 계란후라이를 원하셨고 전 1인당 두개씩 완숙과 반숙을 해다 드렸죠..그것도 직접...ㅋㅋㅋㅋ

존경합니다^^; 고객이 만족할 수 밖에 없는 써비쓰를 하셨네요~

ㅎㅎ 안할수가 없드라구요

술맛에 대해 세심한 묘사도 흥미로웠고. 정우성과의 일화도 재밌었네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 자주자주 글 써주세요 ㅎㅎ

감사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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