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은 무서워서 피한다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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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신입생 때 받았던 전화가 있다. 회상하면 혈압 올라 뒷목 잡고 쓰러지게 만드는 이야기다. 한밤중에 전화를 받았다. 웬 아줌마가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왜 우리 혜선이 건드렸냐? 왜 하지 말라는데 자꾸 집적대고 있냐? 너 정말 혼나볼래?”

라고 말했다. 쌍욕도 했다. 난 그저 황당했다. 그런 사람은 알지도 못했으니까. 전화 잘못 걸었다고 말씀 드렸다.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내 말은 무시하며 핏대 세워 자기 말만 하고 있었다. 내가 2학년 1반의 동훈인걸 알고 있으며 자꾸 자기 딸을 건드리면 신고할 것이라 했다.

“전화 잘못 거셨고요, 저 대학생이에요. 한밤중에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하고 말했으나 이성적인 대응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같은 말만 반복했다. 우리 딸을 더 건들지 말고 그간의 행동을 사과하라는 것이었다. 옆에서는 아버지인 듯한 남자의 “그냥 신고해버려”라는 고함도 들렸다.

전화를 끊어 버렸다. 즉시 같은 전화가 왔다. 왜 전화를 끊느냐며 다시 욕을 했다. 나도 지지 않고 싸웠다. 그런 대화가 수십분 이어지다가, 내가 그 남학생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왜 어른한테 화를 내느냐며 사과하라고 했다. 말도 안됐다. 내가 피해자였다. 관계도 없는 생면부지 남을 파렴치한에 변태로 몰아 세운 그 아줌마가 사과해야 마땅했다.

그런데, 그분이 절대 굽히지 않을 사람인걸 알았다. 난 더 이상 엮이기 싫어 먼저 사과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이후 관련 전화를 받은 적은 없다. 더 귀찮은 일은 없었다. 잘한 일이었을까 의문이 남는다.

사람들은 이 무서워서 피하냐고 말한다.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라고 한다. 모르겠다. 난 솔직히 똥이 무섭다.

내 손에 똥이 묻는 것이 겁난다. 냄새가 지워지지 않아 싫고, 병균이 옮을 것만 같다. 더러움은 질병으로도 연결된다. 똥물에 빠지면 똥독이 오를 수 있다. 온종일 피나도록 몸을 박박 문질러 씻을 생각을 하면, 똥은 공포 그 자체다.

극단주의자들이 무섭다. 종북, 일베, 메갈, 박사모 등등,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의사소통의 여지가 1도 없다는 것이다. 난 이런 극단주의자들과는 말을 섞지 않는다. 토론이나 논쟁은 물론 사절이다.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논리에 자신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문답무용인 사람 앞에선 논리나 근거 따윈 소용이 없다. 이런 이들을 발견하면 절대 말을 섞지 않고 재빨리 피신한다.

인신공격을 하면 편한 일이긴 하다. 극단적 주장을 펼치며 사회 안녕을 저해하는 이들에겐 욕을 퍼붓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 순간 내 가치도 낮아진다. 부모의 안부를 묻는 패드리퍼에게 같은 말을 하면 나도 패드리퍼가 된다. 똥에 맞서면 나도 똥이 되어 더러워진다. 정신건강도 상한다. 그래서 똥에 맞서는 것이 무섭다.

적절한 대응을 찾을 수 없다. 이성이 없는 사람을 상대할 수 있을까? 과거 진보 언론이었으나 수구로 바뀐 언론들과 가짜 미투로 무고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집단광기에 가깝다. 주장을 반박해도 자꾸 반박할 것이 생겨나며 추가 사과까지 요구한다. 밝힐 수 없는 것까지 밝히라고 한다.

위의 전화 에피소드는 외에도 무고 당한 경험(성 관련은 아니지만)이 있는 나로선 지금의 사회가 무섭다. 무고 당한 정봉주를 보며 자꾸 감정이입이 된다. 이 사회가 걱정된다. 밝은 글을 쓰고 싶은데 자꾸 어두워 지는 나 자신도 걱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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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판치는 세상은 어떻게 되는지는 2차세계대전의 독일인들이 보여주었고 굳이 거기까지 안가도 많은 사례들이 있죠

맞습니다. 한땐 극단이 일상이 된 세상도 있었는데, 말씀처럼 멀리 안가도 가까이에 사례가 있는 것 같습니다. ㅠㅠ

집단화된 광기가 무서운 게 길거리를 지뢰밭으로 만든다는 데 있죠. 피할 수가 없어요.

맞아요. 점점 피해야할 대상들이 많아져 신경 쓰입니다ㅜㅜ 곳곳에 지뢰를 깔거나 자기가 먼저 돌격하는 경우도 있어 피할 수도 없네요..ㄷㄷ 공감 감사드립니다.

부산에서 있었던 사례인데... 벨소리 울렸다고 길거리에서 시비 걸린 적이 있습니다 ㅋㅋㅋ

비슷한 경험인 것 같아(?) 한 번 올려봅니다.

와ㄷㄷ 길거리에서 도서관처럼 조용해야 하는가보네요.ㅋㅋㅋ 참 황당하셨겠습니다..

섞이면 냄새배요 ㅎㅎ

넵 그래서 섞이지 않고 쳐다보지도 않으려 노력중입니다. ㅎㅎㅎ

매너를 지키면 더욱 기고만장한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어쩔수 없이 같은 수준으로 쌍욕하고 소리질러야 알아듯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슬픈 현실이죠.. ㅠㅠ 공감되는글 잘 봤습니다. 팔로우 및 보팅드리고 갑니다~

가는말이 고우면 얕본다, 라는 말이 있죠. ㅋㅋㅋ 저도 그래서 딱 필요한 정도의 매너만 지키려고 합니다. 팔로우와 보팅 갑사드립니다. 저도 놀러갈께요~

일단 덩치크고 험악하게 생기면 시비 안걸리더라구요. 제가 그렇습니다.

운전할때 뒤에서 빵 거려서 창문열고 "아저씨?" 한마디 했는데 급 조용해짐...........

덩치와 시비 당하는 횟수는 반비례 하죠.ㅋㅋㅋㅋ 저한테도 시비는 안 걸어도 딱 들릴 정도로만 궁시렁 대긴 하더군요.. 슬픈 세상..ㅋㅋ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세상, 큰소리 치면 이기는 세상, 너도나도 큰소리, 지뢰밭이 많으 늘어 났어요. 가정에서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먼저인데 싸움교육을 먼저시키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적어도 한쪽이 굽혀야 마무리가 되는데, 서로 지지 않으려 튕기다가 최악으로 마무리 되는 경우도 있네요.. 말씀처럼 인성교육이 먼저 인 것 같습니다 ㅜㅜ

욱하며 쎈척하는게 멋진줄아는 한심한 사람들 많죠. 확실한건 분노조절 장애란 없다는 것입니다. 조절 못하는 사람도 자신보다 더 쎈 사람 앞에서는 조절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죠. 진짜 분노 장애라면 정신병원이나 감옥에 가 있겠죠. ㅋㅋ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만 조절 안되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ㅎㄷㄷㄷ

똥독은 무시무시하죠...
그런 만큼 독기를 품은 이들의 광기는.;;;;

잘 보고 갑니다.

P.S
맘 고생했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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