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동안 읽은 두 권의 책, "분배정치의 시대"와 "플랫폼 레볼루션"

in #kr6 years ago

예전에는 휴가라고 하면 경치를 구경하며 돌아다니거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점점 조용한 곳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하기엔 조금 서러워서 성숙해져가기에 그러나보다 하고 생각해봅니다. 이번 휴가 때 너댓권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에 우선권을 두다보니 겨우 두 권의 책을 읽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두 권 모두 시간이 지나고 한 번 다시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었습니다.

"분배정치의 시대"는 기본소득과 관련된 책입니다. 저자는 남아공의 사례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인류학적, 사회학적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소득 분배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노동과 분배에 대한 고찰, 미래의 노동환경이 우리에게 가져올 도전,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 인식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고의 틀 등을 다방면으로 살펴보며 기본소득이 왜 새로운 분배 방식으로 고려되어야 하는지 강조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발전과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생채 인식 기술 발전이 기본소득 제도 확산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책에서 발췌한 몇 가지 인상적인 구절을 공유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시민권은 투표할 권리가 아니라 "국가의 부에 참여할 권리"로 이해된다.
정당한 몫의 정치가 정말로 영향력을 가지려면 두 가지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 첫 번째는 분배의 제도적 기제를 식별하고 만들어내는 것이며, 두 번째는 몫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정치적, 윤리적 참조 틀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준 바가 있다면, 그것은 원래의 의도에 대한 존경 없이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다양한 제도적, 개념적 요소들을 한꺼번에 분출해 왔다는 것이다. (중략) 이러한 가능성을 고려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열린 마음과 기꺼이 놀랄 의향 같은 모종의 덕을 갖추고 사고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정치는 연역적이기보다는 귀납적이어야 하고, 판단적이기보다는 실험적이어야 한다.


두번째로 읽은 책은 "플랫폼 레볼루션"입니다. 이 책은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쯤은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플랫폼에 대한 정의와 특징, 그리고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방법들, 플랫폼을 키워가기 위한 운영 방법 등을 잘 정리해놓아서 실제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들은 플랫폼에 대해 참여자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이를 통해 가치가 생산되며, 가치 있는 것들이 더 잘 전달되고 가치 없는 것들은 걸러질 수 있는 필터를 통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플랫폼이 확장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주장은 스팀에도 큰 함의가 있습니다. 스팀에서 상호 작용은 존재하지만(그리고 이전에는 더 많이 존재했지만), 우리가 어떤 가치를 생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얘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짜 가치있는 것들이 보여지도록 하는 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은 스팀이 크게 잘못한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앞으로 스팀잇 운영진, 스팀앱 서비스 운영자분들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진행하면서 스팀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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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eemit.com/coinkorea/@indend007/publyto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고래가 누군지, 얼만큼의 보팅력이 있는지
그것을 알도록 한 점이 스팀잇의 단점인 것 같네요

좋은 콘센트는 보상도 중요하겠지만,
마음이 더 중요한데...

스팀잇이 고인물이 되는 것은
고인물로 모여들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지요

블록체인 자체에서 익명 밸런스 지원을 안하면 아는 방법은 쉽습니다. 고래를 따라다니고자 마음 먹는다면 금방 할 수 있을테고요. 오히려 정보의 비대칭을 야기할 우려도 있는데 이런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물론 저도 지갑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

https://eosflare.io/token/publytoken11/PUB

올려주신 https://eosflare.io/token/publytoken11/PUB 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보니, 재미있는 데이터가 보입니다.

PUB토큰의 Max Suppy 가 100억개인데,
상위 4개의 계정이 총 발행량의 88%를 독점하고 있네요.
(어디서 많이 봤던 그림인데..)

아무리 좋은 신규 프로젝트라고 하더라도,
토큰 분배가 이렇게 최상위 계정에 편중된 상태에서 시작된다면,
프로젝트의 성장이 곧 개발자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듭니다.

일단은 지켜봐야겠네요.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스팀 경쟁 매체라는 publyto 에 대한 토큰 분포와 고래 독점 상황이 재미 있네요.
https://eosflare.io/token/publytoken11/PUB

Max Suppy 가 100억개인데,
상위 4개의 계정이 총 발행량의 88%를 독점

전자의 경우에는 해리포터의 작가 사례가 떠오르네요
후자의 경우에는 스팀잇 관계자라면 반드시 필독해야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네요

조엔 롤링이 어떤 사연이 있었나요?

아하 좋은 스토리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잘 보았습니다.
여러분들 보시라고 리스팀 합니다.

좋은책 소개 고맙습니다.
서점에 서 찾아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전 나이들어가면서 책을 읽지는 않고 좋아만 하게 됐는데 저랑 반대여서 진심 부럽습니다.

정당한 분배의 몫을 인정하는 시각과 정치는 실험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현실이 변화를 더디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좋은 책 같습니다.
스팀잇이 앞으로 구굴이나 유튜브 같은 특별한 플랫폼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었죠 작년 이맘때요 ㅎㅎㅎ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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