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풀어내기] 9. 비즈니스 모델

in #tokeneconomy6 years ago (edited)

최근에는 비즈니스 모델이 토큰 이코노미의 핵심으로 여겨지지만 원론적으로 따지면 비즈니스 모델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 백서에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비트코인이 성장한 과정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이 강조된 적은 없다.

왜 비즈니스 모델이 필수가 아닐까? 순수한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 즉 하이브리드 모델을 쓰지 않은 네이티브 토큰 기반 이코노미는 태생적으로 외부에 있는 무언가와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말로는 블록체인의 내재성(introvertedness)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off-chain 기반인 비즈니스 모델이 토큰 이코노미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매개자가 필요하고, 매개자에 대한 신뢰가 요구되며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형태를 띄게 된다. 그래서 초기 토큰 이코노미 모델에서는 대부분 비즈니스 모델이 배제되었다.

하지만 토큰 이코노미를 더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토큰 이코노미로 유입되는 자금이 더 빨라지고 많아지게 되며, 결과적으로 토큰 생태계의 가치와 활용성도 더 올라가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은 토큰 이코노미와 외부 경제(주로 법정화폐 기반)를 연결해주는 수로와도 같다.

토큰 이코노미 설계자들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 할까? 가장 원칙적인 답은 “설계할 필요가 없다”이다. 토큰 이코노미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 없는 훌륭한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것이 그럭저럭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그럭저럭인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잘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에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모델들이 자생적으로 따라붙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토큰 이코노미 설계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다른 비즈니스를 함께 키울 수 있는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토큰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이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만을 키워내는 것이다. 이는 토큰 이코노미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간과하는 것이다. 토큰 이코노미는 그 자체의 보상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인적, 물적 자원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며, 그 안에는 각종 비즈니스들도 포함된다. 물론 경쟁자를 키워내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비즈니스와 상생할 수 있는 여러 써드파티 비즈니스들을 끌어모으라는 뜻이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토큰 이코노미는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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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갑니다 클레이옵님~^^
추석 잘 보내세요~

그렇다면 스팀잇이 블록 체인 기반 순수 토큰 이코노미인가요?

네 스팀잇은 따로 회사가 비즈니스모델을 런칭하지 않아서 순수한 토큰 이코노미라고 봅니다.

답변 고마워요. 명절 잘 보내요.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

공감합니다. 배보다 배꼽을 키우는, 토큰이코노미를 성장의 도구정도로 생각하는 비지니스모델 경영진분들은 다시한번 토큰이코노미의 잠재성장성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BTS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유명인들을 포함한 유명인들의 공연 티켓을 모두 스팀이나 스팀 달러로 구매하도록 교섭하는 기획을 추진하라고 스팀 재단에 건의 또는 권고하면 어떨까요?

이 제안은 @mmerlin 님의 과거 게시물에서 착안했어요.

외부에서 자금을 벌어올 수 있어야하는데 티켓 구매 자체로는 조금 부족합니다. 나중에 이 아이디어를 더 나은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수는 있겠네요

내 생각은 다르네요.

그 어떤 모델이나 기획도 스팀잇 생태계나 커뮤니티에 직접적으로 돈을 벌어올 수 없으며, 스팀이나 스팀 달러의 가격 상승에 따라 포스팅이나 보팅의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에 간접적으로 외부에서 돈(법정 통화)을 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팀이나 스팀 달러의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코인의 인기 상승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강제적인 구매 또는 사용의 기획 또는 정책에 의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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