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이코노미 관점에서 본 스팀의 문제들 (2)

in #coinkorea5 years ago

지난 번에 토큰 이코노미 관점에서 스팀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너무 공급 측면에만 집중한게 아닌가 싶어서 짧게나마 수요 측면에서의 문제도 짚어보고자 합니다. 복습 차원에서 공급 측면에서의 문제를 간단히 요약드리자면 토큰 제조비용이 증가하는 구조가 아니고, 여러 주조 방식이 혼재되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 비용을 매우 낮게 만들 수 있는 보팅봇이나 담합보팅 등이 존재해서 결국 토큰의 공급가격이 낮아지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공급이 아무리 계속되어도 수요가 충분하다면 가격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수요 부분에서도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달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각 행위자 측면에서 수요를 파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자

저자가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스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아주 약간의 스팀은 있어야 하는데요, 바로 스팀 활동을 위한 Resource Credit입니다. 하지만 RC도 100스팀 정도만 있으면 평생 활동하는데 큰 지장이 없기에 지금으로선 거의 수요창출을 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큐레이터

큐레이터는 스팀이 많을수록 보상도 많이 받기 때문에 수요를 발생시키는 주 행위자입니다. 글을 전혀 쓰지 않고 큐레이션만 하면 대략 연 5~7% 정도의 수익률을 갖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보통은 글도 같이 쓰니 수익률은 대개 이보다 더 높을 것입니다. 만약 큐레이터와 저자가 일치하는 극단적인 경우, 즉 100% 셀프보팅을 한다면 수익률은 연 25% 정도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큐레이터들은 지속적으로 현금을 투입하기보다는 대개는 한번 현금을 투입하고 장기간에 걸쳐 보상을 재투자해서 스팀 파워를 늘리거나, 아니면 보상을 계속 팔아 원금회수를 하는 양상을 보이기에 지속적으로 수요를 창출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와 관련되어 두 가지 주장이 있습니다. 하나는 큐레이션 보상 비율을 50%로 높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큐레이션 수익률이 두 배로 높아지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큐레이션에 참여하는 스팀파워도 늘어나게 되어 현재보다 약간 높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다른 하나는 스팀파워 회수기간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원하는 때에 스팀을 사서 큐레이션을 하다가 원하는 때에 팔고 나갈 수 있습니다. 스팀 가격이 떨어질 때 받는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론적으로 본다면 순환율이 높아지는 것이지 수요 자체가 창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꿔 말하자면 하락할 때 한 사람이 하락분을 다 받는지 아니면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락분을 나눠받는지 정도의 차이입니다.

독자

아시다시피 독자는 스팀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

정리

위의 내용을 정리하면 스팀에 대한 수요는 딱 두 가지입니다. (1) 스팀 플랫폼을 사용하기 위한 RC 확보용, (2) 저자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기 위한 큐레이션용. 여기에 굳이 하나를 더하자면 (3) 셀프보팅으로 이자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용이 있겠습니다.

1번의 비중은 너무도 작은 상황이며, 1번의 비중이 커지면 신규 사용자들이 진입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많아져서 1번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스팀의 중요한 수요창출 요소중 하나인데요, 추후에는 이를 B2B 모델로 해결하는 쪽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2번이 창출하는 수요는 1회성이 강하며, 장기적으로 계속될 경우 공급을 늘리는(원금 회수용으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큐레이션을 위한 수요는 스팀에서 누군가에게 보상을 주겠다는 강한 동기가 있어야 발생하는데, 현재는 이 부분도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금같은 하락장에서는 암호화폐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거의 없기 때문에 스팀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수요 창출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광고나 써드파티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의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스팀이 놓치고 있는 부분은 사람들의 참여나 관심을 돈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나 독자들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독자들이 만들어내는 트래픽과 관심은 생각보다 큰 자원입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광고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예를 들자면 스팀잇이 광고를 통해 현금을 받고 그 돈으로 스팀을 구매해서 소각을 한다면 매달 몇백 혹은 몇천만원 이상의 꾸준한 수요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기술적 장치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스팀에 매혹되게 하는 것입니다. 미래를 보고 스팀에 투자하고 여기에 머물러 있게 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방향제시와 커뮤니티 관리가 함께 병행되어야 합니다. 물론 파워다운 기간 감소나 인센티브 구조 조정 등을 통해 비합리적인 시스템도 함께 개선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굉장히 길고 어려운 작업일 수도 있지만 잘 풀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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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에서 '예를 들자면 스팀잇이 광고를 통해 현금을 받고 그 돈으로 스팀을 구매해서 소각을 한다면'이라고 썼는데, 스팀 재단이 광고를 통해 번 돈으로 스팀을 사는데 그 스팀을 소각을 할까요?

꽃이 있으면 벌이 오지만 꿀이 없으면 벌은 이내가버리죠
스팀이란 꽃은 있는데 정작 꿀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많은 벌들이 꽃들을 찾아와 더많은 꽃순을 퍼트려 아주 실한 열매가 맺히길 소망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좋은글 고마워요.

광고 도입은 네드가 반대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인지요? 아니면 증인들의 반대?

스팀잇에 광고 올리는건 스팀잇에서 알아서 결정하는거라 네드나 경영진이 반대했던 것 같네요.

아 그렇군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독자 수요를 늘리는 수단으로, 아프리카의 별풍선처럼 독자가 편하게 원하는 작가에게 후원하는 수단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습니다. 지금은 작가분들이 많이 줄었지만요 ㅠㅠ

스팀잇이 혹시 광고료를 받는 bm이 구축되어있나요? 만약 안 구축되어있다면 왜 그런것일까요? 이 부분이 구축되면 이
혹한기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질텐데요..

디클릭 말고는 없는걸로 압니다 ^^;

안녕하세요 clayop님.
평소 KR 커뮤니티를 위해 수고하시는 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증인노드를 설정하고 예비증인으로 나선 threebirds라고 합니다. 출사표 읽어보시고 괜찮으시다면 증인투표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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