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us] 어둠 속의 대화 Switch off the sight, Switch on the insight

in #kr7 years ago (edited)

대문 leesunmoo.png
안녕하세요! Block challenge 회장이자 목요일 포스팅을 담당하게 된 Lotus입니다;D

벌써 제가 포스팅 할 차례가 오다니 일주일이 후다닥 지나가 버렸네요.
그러고 보니 오늘이 8월 마지막 날이네요!
8월을 마무리 하는 기념으로 저는 이번 달에 있었던 가장 뜻 깊은 체험을 포스팅 하려고 해요.

바로 ‘어둠 속의 대화’입니다.
(‘어둠 속의 대화’는 100분 동안 눈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로드마스터와 함께 체험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체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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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25일) 창체 동아리에서 체험 학습으로 ‘어둠 속의 대화’를 하게 되었어요.

사실 체험 학습으로 ‘어둠 속의 대화’를 하자고 동아리 담당 선생님께서 추진하실 때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선생님께서 시각장애인 체험이라고만 말씀해 주시고 체험 내용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설명해 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재미도 없을 것 같고, 그걸 하기 위해 한 시간 넘게 전철을 타고 서울까지 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친구랑 무슨 체험을 할까 추측하면서 “그냥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는 거 아냐 ㅋㅋ?”라는 대화도 했었고요.
그리고 어두운 방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눈이 적응해서 어느 정도 보이겠지 라고 생각도 했고요.

그런데 ‘어둠 속의 대화’는 저와 제 친구의 추측을 정말 하나도 남김없이 깨뜨렸어요.

조금이라도 보일 거라고 예상했던 방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보이기는커녕 눈을 뜨고 있으면 오히려 어지러웠고, 방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로드마스터와 함께 체험을 하며 계속 돌아다녔으며, 길 거라고 생각했던 100분은 순식간에 흘러 오히려 아쉬움이 느껴졌어요.

*여기서부터는 체험에 대한 스포가 담겨있어서 만약 나중에 이 체험을 할 때 전혀 모르는 상태로 체험하고 싶으시면 잠깐 이 부분을 건너뛰셔도 좋아요!

방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돼요. 그곳에서 로드마스터를 만나게 된답니다.
그리고 로드마스터의 목소리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해요.

앞이 보이지 않아 앞 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움직인답니다!

방으로 들어가서는 입구에서 출구까지 걸어가며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에 의존하는 체험을 하게 되는데요.
그 중 하나는 촉감을 활용한 체험으로 ‘물건 맞추기’였어요.

같이 들어간 8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경쟁을 했는데 저희는 처음 연습게임만 맞추고 쭈우욱 틀렸다는 건 안 비밀이에요😂

그리고 미각을 활용한 체험으로 ‘음료 맞추기’가 있었는데요🍹🍸
8명에게 모두 다른 캔음료를 나눠주고 먹어본 뒤 무슨 음료, 상표인지 맞추는 거였어요.

제가 먹은 건 정말 정말 맛이 이상했어요 무슨 음료인지도 모르겠었고요.
그래서 옆 친구들이랑 바꿔서 먹어봤는데, 먹어본 3명 모두 무슨 음료인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다 먹은 캔을 로드마스터가 한 개씩 회수하시면서 무슨 음료인지 알려주시는데 콜라도 펩시인지 코카인지도 알려주시고 제가 먹은 이상한 음료는 쿨피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 체험을 하면서 쿨피스를 먹은 70%가 맛이 없다고 했다고 알려주셨어요.

근데 정말 맛없더라고요😖저는 지금까지 쿨피스의 색과 상표에 속아 맛있다고 착각했던건가봐요!

이 체험이 ‘어둠 속의 대화’ 마지막 체험으로 의자에 앉아 서로 이야기하면서 궁금증을 풀었는데요.
로드마스터께서 저희가 누워있으면 누워있는 것도 아시고 저희에게 길의 방향을 알려주실 때 저희 위치를 딱 찾아서 이끌어주셔서 혹시 야시경을 끼신건가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로드마스터가 얼굴을 만져보라고 하시면서 아무것도 끼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주셨어요.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모든 로드마스터가 실제로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도 알려주셨어요.

그 체험을 마지막으로 헤어졌는데 100분이 너무 짧게 느껴졌어요.

그만큼 제가 이 체험에 푹 빠져있었다는 거겠죠?

어두운 방에서 나와 다시 빛을 만났을 때는 왜인지 오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특히 건물을 나와 너무 자연스럽게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상태로 전철을 타러갈땐 내가 방금 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있었던 게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아마 저에게 빛은 너무 당연한 존재이기 때문에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빛에 적응한 걸 거에요.

100분 동안은 정말 답답하고 처음에는 무섭기까지 했어요. 아무리 눈을 뜨고 봐도 봐도 보이는 게 없으니까 너무 피곤하고 답답했죠. 그 100분 동안은 정말 시각장애인의 입장이 되어본 것 같았어요.

하지만 100분의 어둠은 저에게 체험일 뿐이었고 결국 돌아갈 곳은 빛이라는 사실이 완전한 이해와 공감을 막은 것 같기도 해요. 상대방을 파악하려면 상대방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으라는 말이 있는데 100분은 1마일에 미치지 못했던 거죠.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기 전까지 저는 그들과 완전히 공감 할 수 없을 거에요. 그래도 이 체험은 내가 그들의 신발을 신어보도록 하는 기회였어요.

사실 장애를 가진 사람하고 이렇게 허울 없이 소통한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었던 것 같고 그들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보았으니까요.

충분히 만족스러운 체험이었고 꼭 해봐야 하는 체험 같아요.

제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드셨다면 정말 좋겠어요😉😊

아! 그리고 '어둠 속의 대화' 제품들도 팔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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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책갈피도 하나 사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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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에는 Switch off the sight, Switch on the insight 가 적혀 있는데 저 글귀 너무 마음에 들어요:D

그럼 저는 다음주 목요일에 다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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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thank you:D

정말 좋은 체험이네요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체험이었어요!!

한번도 해보지 못한 체험인데 흥미롭습니다ㅎㅎ 선팔로우 & vote하고 가겠습니다.

흥미로우시다니 글을 쓴 보람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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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체험을 하셨네요.
100분이 살아가면 서 긴 시간에 도움을 주리라 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짧지만 오래 기억될 체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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