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노릇이 힘들 때가 있네요.

in #jjm5 years ago

안녕하세요. @banguri 입니다.

지난 주에 대구 본가에 계시는 어머니를 뵙고 더불어서 라이온즈 파크에 직관을 다녀왔다고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그 때 있었던 일을 잠깐 이야기 하자면, 제 명의로 된 어머님이 사용하시는 전화를 어머님 명의로 바꾸어 드리고 더불어서 스마트 폰으로 바꾸어 드렸습니다.

야구장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머님이 저를 주시겠다고 종이 가방에서 티셔츠 한 장을 꺼내어서 입으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나이는 좀 있지만 아직도 청바지나 면바지에 라운드 티셔츠를 걸치고 좀 젊게 (어리게) 입는 편인데 제가 입는 스타일과 도저히 맞지 않고, 어머님이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에 옷이었습니다. 어머님이 아껴아껴 돈도 비싸게 주고 샀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머님께 이래서 저래서 이 옷은 입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잘 말씀 드렸고, 예전 같으면 받아 드리지 않으시는 분인데, 어쩐지 그 날은 잘 받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야구장 갔다가 막창 먹고 밤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잠을 잤습니다.

그렇게 헤어 지고 3일이 지난 이번 주 수요일 아침에 막내 여동생 신랑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께서 수술실에 들어 가셨는데, 큰 수술은 아니고 탈장 수술이라고 수술도 오래 하지 않고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형님도 알고 계셔야 하는 일이라서 전화를 드린다고 말입니다.

수술 마치고 잠깐 통화를 하였으나 마취가 풀려서 아프다고 다시 통화하자고 해서 그 다음날 다시 통화를 해서 주말에 내려 가겠다고 하니, 왔다갔다 시간 뺏기고 돈 쓰고 그럴 필요없으니 오지 마라고 하면서 오면 오는 날까지 신경 쓰고 더 아플 것 같다고 오지 마라고 계속 그러십니다. 그래도 아버지도 안 계시시고 아들이라고는 저 뿐인데 있을 수가 없어서 오늘 아침에 공부방 수업을 내일로 미루고 급하게 내려 갔다 왔습니다. 오지 마라고 오지마라고 그렇게 하시던 분이 가니까 오지 말지 힘들게 와 왔노. 하시네요. ^^

위에 말한 그 티셔츠 이야기가 이제서야 나오네요. 이유인 즉슨 어머니 혼자에 배에 주먹 보다 작은 혹 같은 것이 잡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말 하지 않고 병원에 검사 다받아 놓고는 자신은 그게 암이라고 생각 하셨습니다. 그래서 죽기 전에 저에게 좋고 비싼 옷 하나 평생 못 사준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하면서, 친구 분 카드 빌려서 대구 시내에 나가서 혼자서 고른 옷이었다고 하십니다. 어쩐지 갑자기 왜 그랬는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고, 집에 들렀다가 올라오면 그냥 잘 가라. 또 온나. 라고만 하시던 분이 올라오는 도중에 전화가 와서

오늘은 니 올라가서 보고 싶다. 눈물이 난다.

라고 하셔서 왜 이러지 혼자 그랬습니다.

부모 마음은 부모가 되어서야 안다고 합니다. 저도 어머님이 이번에 하신 일을 이해하고 저도 아마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습니다. 병원에 가도, 수술을 해도 보호자가 있어야 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자식한테 먼저 연락이 오기 마련입니다. 저는 지금도 자기 전에 전화기를 머리 맡에 두고 잡니다. 혹시나 해서 말입니다.

제발 갑자기 좀 그러지 말고, 일 있으면 상의하고 자식들에게 먼저 이야기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80이 다 되셨는데도 자식들 놀래키는 일은 참 안되네요.

스마트 폰 사용 하는 방법 가르쳐 드리고 밴드에 가입해서 우리집에 있는 사진을 다 보여 드렸습니다. 아이 처럼 좋아하시네요. 자식 사랑은 내리 사랑인데, 어머니께서 나이가 자꾸 드시니 올라가는 사랑도 많이 필요하네요.

그래도 어머니가 참 고맙습니다. 건강히 키워 주시고, 공부시켜 주셔서 말입니다.
혼자서 한 잔 하려고 합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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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quare님이 banguri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peterchung님의 [세고비아 여행기] 바람이 실어주는 세고비아의 특성

안녕하세요 banguri님의 jcar토큰 보팅 신청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어머니 마음이 느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kibumh님이 banguri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kibumh님의 [스팀몬스터] 카카이벤트 시즌3-2 쫄깃한 베타팩을 잡아라 <화요일 ~ 19:00>

...wworld ,tradingideas , goodhello,twinpapa
#시즌3
  • 1차 : banguri/li>
방울행님 시즌 첫당첨 축합니다.^^

38광땡 , 100 , 1 이거 그리 힘든겨~~...

어머님의 아끼는 마음이.. 아련하게 느껴집니다.

그렇죠. ^^
부모가 되니 그 마음을 알게 되네요.
즐거운 일요일 되세요.

어머님이 빨리 나으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네요
부모님은 위대하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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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부모님은 위대 합니다.,
누구나 부모가 되기는 하는데, 또 누구나 부모가 다 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그렇죠
이젠 저희가 다 받아드려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이유모를 화를 내셔도 다른 행동을 하셔도
이유를 몰랐지만 나중에 보면 다 사랑이라는 이유였던
경우가 많습니다.

방울형님 어머님 그리고 가족모두 항상 축복합니다.

맞아요.
대부분은 사랑이 이유 맞아요.
자식을 키우고 사는데도 어머니가 가지는 마음을 가끔은 잘 알지 못하네요. 어머니 나이가 되면 죽음에 대한 생각을 늘 가지게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일주일 화이팅 입니다.

가슴이찡하네요 ㅠ
어머님께서 혼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까요
에휴... 저희 할머니가 자꾸만 생각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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