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상한 음식을 먹다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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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밤, 저는 배탈이 나서 잠 못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점심 겸 저녁으로 챙겨 먹은 곰국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명절 즈음 본가에 올라와 아직도 머무르고 있는데요. 며칠 전 어머니께서 설 선물로 들어온 우족을 큰 솥에 푹 고아 진한 곰국을 끓여 주셨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곰국은 며칠을 버틸 수 있는 훌륭한(?)음식이죠.

평소 저는 하루에 많으면 두끼, 적으면 한끼를 먹습니다. 오늘은 왠지 입맛이 없어 오후쯤 첫 끼니를 챙겨 먹었습니다. 부모님이 작은 냄비에 덜어두신 곰국을 따끈하게 데워, 흰 쌀밥을 말아서 말이죠. 처음 먹었을 때보다 누린내가 조금 심하게 난다 싶었는데 맛은 아무 이상 없어서 한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문제 증상은 두어시간 쯤 지나서 나타나서... (중략) 모든 것을 게워 낸 조금 전 까지 계속 됐습니다.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난 건 정말 오랜만이라 당황스럽더군요. 평소 잘 체하는 편이긴 하지만 증상이 다르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상한음식을 먹고 아픈 게 조금 더 진이 빠진다고 해야 할까요. 모든 소화기가 격렬하게 반응하며 자기의 존재를 알리는 느낌이에요. ‘내가 여기있다, 내가 이렇게 아프다,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마라, 빨리 무슨 조치를 취해라!’ 이런 메시지로 느껴질 정도니까요.

온 몸에 힘이 빠진 상태로 누워있으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왜 항상 무언가가 고장이 나야 그것이 멀쩡했을 때의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걸까요.

한편으론, 어쩌면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건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몸을 탈나게 하는 상한 음식처럼, 정신이나 마음을 탈 나게 하는 사건 또는 사람들은 냄새나 맛으로 쉽사리 구분할 수 없으니까요.

알게 모르게 내가 흡수하고 있는 안 좋은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시 돌아보게 된 하루였습니다.

아무튼, 여러분들도 상한 음식 조심하시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을 멀리하시길 바랍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이 최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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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음식은 무서운 놈이죠. ㅡ.,ㅡ;;
부디 쾌차하시길~~
그나저나 저에게도 지금 무서운 일이 생겼습니다...
오늘 처음 포스팅을 하려고 하는데 맨 마지막 글쓰기 버튼이 활성이 안돼네요.. 이걸 어째 해야 할까요... 도와주셔요ㅜ.ㅜ

ㅎㅎ 감사합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글쓰기 버튼 활성화 문제는..혹시 태그 쪽에 띄어쓰기가 적절히 되어있나 확인해보세요. 제가 그랬던적이 있었는데 # 옆에 띄어쓰기가 하나 있어서 그랬더군요. 동일 증상이시려나.. ^^a

아~~ 이제 되는 군요. ^^;;
야심한 시각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오 해결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첫글 등록 축하드려요.
즐거운 스팀잇 라이프 즐기시길 ^^

별 관계는 없는 이야기인데,

'곰국'을 뒤집어서 보면
'논문'이 되지요.

ㅎㅎ
음식은 항상 신선한 걸 먹어야됩니다.

논문! 하핫 저도 모르게 현실 웃음이 나왔네요. ^^
유통기한 지난 음식을 겁 없이 잘 먹어도 탈 난 적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조금 더 가려서 먹게 될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러게요. 배탈이 나는 것이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겠네요.
세상만사 세옹지마라는 말이 생각나요.
건강이 최고죠.
저를 팔로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가 늦었어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네 맞습니다.
건강만큼 중한 게 없는데 늘 잃고 나서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

저도 팔로우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뵈어요 ^^

백작가님 글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신묘한 글 입니다. 점ㅈ님 펜이 되어가는거 같애요~^^

에고고 과찬이십니다. ^-^;
이렇게 소소한 글에도 늘 소중한 보팅 아낌없이 주시고
시간 내어 읽고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스팀잇 하면서 많은 분들께 빚을 지는 기분입니다.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선두에 @gotit님이 계시고요.
어찌 보답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ㅠ

인간 자체가 몸도 마음도 고장나기 전에는
고장났다라는 개념을 의식하지 못하는
까닭에 고장난 후에나 깨닫게 되지 싶어요

계속 행복한 사람이 불행이 뭔지 모르는
것처럼요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선 무엇이든
미지의 세계요 ㅎㅎ

그래서
인간에겐 '후회나 실패'라는 진화의 단어가 있지 싶어요

그래서
지금은 좀 어떠세요
기운이 너무 없으면
푹 주무신 후 죽 드시고
병원에서 링겔 맞고 오셔요
기력회복에 젤 빨라요

저두 위가 약해 소화력 때문에
하루 한끼만 먹어요
두끼 먹는 건 첫끼 먹고 소화제를 복용해야
거의 가능한 일이지요

음식욕심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백번 옳으신 말씀이에요.
인간의 진화는 결국 지나간 실패를 발판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일상의 아픔에서도 배움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지금은 속이 많이 편안해 져서 죽을 먹어볼까 하고 있어요.
걱정해주신 문장의 힘 덕분에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기력이 솟습니다. ㅎㅎ
승화님도 위가 약하시군요... ㅠㅠ
음식 욕심 없으시다니 저는 마냥 부럽지만
너무 안드셔서 건강 상하실까 걱정되네요.
영양제라도 꼭꼭 챙겨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사실 저는 끼니는 잘 안챙겨 먹는데
자잘한 군것질을 좋아해서 참느라 힘들때가 많거든요.
하지만 몸이 신호를 보내는 데 미련하게 먹는 것도
저를 망치는 것 같아서 점점 저에게 맞는 식생활을 체득하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참.. 사람의 몸이란 신비하기만 합니다. ㅎㅎ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직까지도
혈액은 만들어 내지 못했다고 해요
이 얼마나 신비로운가요

아마도
그래서 사람을 소우주로 표현했나 봐요

다행하게 기운을 차리셨다니
맘 놓이네요,

저는......건강보조식품을 생각이 날 때만
챙겨 먹어요 식탁에 있음에도요
약이 싫어요 ㅎㅎ

그러니 소우주와 소우주의 만남은 얼마나 큰 신비를 품고 있을까요 ^^
걱정해주신 덕분에 완전히 나아서 저녁은 평소 먹던대로 먹었는데도 멀쩡합니다.
감사해요 ^^

저희 고향은 사람도 맛으로 구분하던걸요 ~

"맛간 놈 "이라던데요 ㅎ

ㅋㅋㅋㅋㅋㅋ
맞네요, 정답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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