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라이프) 입동이 지나면서 슬슬 추워지고 있다. 겨울이 되면 뭐하고 지내지?

in #zzan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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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신산공원에서 하던 빛의 축제가 오늘로 끝이 났다.
가을이면 마을 곳곳에서 펼쳐지던 다양한 축제들도 이제 하나둘 그 불을 끄고 있는 분위기다.
입동이 되면서 육지에는 서리도 내렸다고 하고, 아침 기온이 영하로까지 내려갔다고도 하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제주도는 아직도 기온이 따뜻한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따뜻한 남쪽 나라도 겨울이 되면 나름 쌀쌀한 기온으로 어깨가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나는 겨울이 되면 평소에 취미로 가지고 있는 뜨개를 더 열심히 한다.
따뜻한 곳에 앉아서 포근하고 따뜻한 실을 만지면서 하는 뜨개는 겨울에 즐기기에 적절한 취미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입동을 맞이해서 집에 내가 가지고 있는 이런 저런 실들을 점검을 해 보았다.
뭔가 하나 큰 작품을 만들어 보고도 싶고, 아니면 작은 소품을 쉽게쉽게 떠서 지인들에게 선물을 해주고도 싶다.
이렇게 뭘할지 생각이 많을 때는 집에 있는 짜투리실로 양말을 뜨는 게 딱 좋다.
요즘 세상에 양말이란게 너무 흔해서 시장에 가면 다섯켤레에 만원이면 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과 바늘을 들고 이삼일 걸려 양말을 하나 뜨고 나면 왠지 '뜨개 장인'이 된 기분이 들어서 좀 우쭐해진다.

올해는 어떤 모양의 어떤 색의 양말을 뜰지 생각하면서 작년에 떴던 양말 사진을 꺼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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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예 양말을 뜨라고 나온 실로 뜬 것이다.
그냥 일반뜨기로 사이즈에만 맞춰서 뜨면 이렇게 색이 계속 변하면서 뭔가 모양을 만들어서 뜬 것처럼 보인다.
세탁기에 막 세탁을 해도 되고, 신축성도 좋고, 튼튼한 실이라 양말을 뜨기도 좋고, 신어도 좋은 그런 양말이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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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짧게 떠도 좋다.
그런데 색을 잘 맞추지 못해서 마치 짝짝이 양말처럼 되었다.
그런데, 난 이런 언발란스한 양말도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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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다른색 실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해 만든 양말이다.
발가락 있는 곳, 뒷꿈치, 그리고 양말 목에 짙은 초록색을 넣고 나머지는 아이보리 색으로 떴다.
좀더 점잖아 보이는 양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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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양말디자이너가 만든 도안을 보고 뜬 것인데, 모양이 너무 어려워서 엄청 힘들게 뜬 것이다.
예쁘긴 하지만, 실용성은 좀 떨어진다.
무늬가 구멍이 숭숭 난 것이라 발시렵다...ㅜㅜ

사실 이렇게 손으로 뜬 양말은 예쁘고 귀하지만 딱맞는 운동화나 겨울 부츠나 특히 구두처럼 야무진 신발을 신을 때는 양말이 너무 두꺼워 불편하다.
그래서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잘 뜬 양말이지만 언제나 집에서만 신게 된다.
그러니 여기에라도 자랑해 볼라구..ㅋㅋ

아직 완전히 추운 겨울이 아니라 난방을 틀기는 뭐해 오히려 더 추위를 느끼게 되는 환절기이다.
특히 제주도는 아직 많이 추운게 아니라 아침 저녁 쌀쌀한 날씨 때문에 보일러를 틀었다가는 낮에 에어컨을 틀어야 할 지경으로 따뜻해진다.
그러니 두툼한 옷 입고, 두툼한 양말 신고 지내는 때가 이맘때 바로 환절기이다.

그나저나 긴긴 겨울 뭘 뜨며 지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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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호강할 것 같네요 ㅎ

따뜻한 실을 쓰면 일반 양말 보다 훨씬 따뜻해요.
가끔 저 양말을 신고 나가면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긴 하더라구요.
워낙 특이해서요.ㅋ

뜨개질로 벙어리 장갑을 만든사람은 본적 있는데 양말은 첨 보네요~ 재주가 좋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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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장갑 만드는 실력이면 양말도 뜰 수 있답니다.
워낙 우리나라에서는 양말을 잘 뜨지 않지만, 외국(특히 북유럽)에서는 장갑 뜨듯이 흔하게 양말을 뜬다고 하더라구요.^^

탐나는 양말입니다
마켓에다 팔아도 되겠는데요!

짠마켓에서 판매해 보세요. ㅎㅎ

공장에서 마구 찍어내는 양말과 경쟁력에서 매우매우 떨어집니다.ㅋㅋ
그냥 취미로 떠서 저나 신어야지요.
지인에게 선물해도 너무 두껍다고 불편해 하더라구요.ㅜㅜ

직장 동료는 짬날 때마다 뜨개질을 하는데 요새는 손가방이더군요. 휴대폰과 지갑만 들어가게 앙증맞게 만들어내요.

전에 손가방도 진짜 열심히 떴었는데...
나중에 그것도 소개해 볼께요.
양말은 한 계절 동안 네다섯 개밖에 못 뜨니, 짠판매는 꿈도 못 꿉니다.ㅋㅋ

와...손재주가 장난 아니시네요.
갑자기 어릴적 어머니가 스웨터 떠준 것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내일은 어머니께 전화 한통 드려야 겠습니다 ㅅㅅ

럭스님 어머니도 손재주가 좋으셨나보네요.
스웨터를 뜨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재주도 좋아야 하거든요.^^

뜨개질한 양말은 처음 봅니다.
수면양말로 쓰기 딱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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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손뜨개로 뜬 거라 일반 양말처럼 짱짱하진 않아요.
그래서 잘 때 신기에 오히려 좋기도 하구요.
요즘처럼 어설프게 추울 때 특히 유용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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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 한 사람이었으면...^^

요즘은 뜸하지만, 한참 뜨개 열심히 할 때는 별의 별 것을 다 떠서 지인들에게 주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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