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나를 싫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세상을 살다 보니 내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 것이 참 많다. 정말 싫은 사람인데 나보다 잘 났을 때는 그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고, 부부싸움은 결국 나 때문이었는데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기도 참 쉽지가 않다. 인정하기 싫은 수 많은 사실 중 내 젊은 시절 참으로 인정하기 싫었던 사실 중 하나가 누군가가 날 싫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오늘 내가 아는 젊은 친구와 대화하게 될 일이 있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왔는데, 성격도 활발하고 뭐든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려는 친구이다. 하지만 단점은 약간 개인적인 성격이 강하고, 손해를 보는 것을 싫어할 뿐더러 친하다 싶으면 선을 넘거나 과격하게 표현을 하기도 한다.
나야 이제 나이 사십 중반으로 치닫다 보니 그냥 그런 성격인가보다 하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동료평가에서 그 친구의 평가가 별로 좋지 않게 나온 것이다. 나는 그 친구의 어느 점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부정적인 느낌을 받게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데, 때때로 그런 모습이 보이는데 그 친구는 그 결과를 어떻게 알았는지 나한테 와서는 방방 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자기는 학교 다닐 때 한번도 다른사람들한테 그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이다. 그런데 거기다 놓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냥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주면서 내 젊은 시절 생각이 났다.
그 친구보다는 조금 어렸으려나...여중, 여고를 졸업했고 대학에 입학했다. 사람 좋아하고 생각없이 나서길 좋아했던 탓에 과대표는 못하고 부과대표를 했다. 그러던 중 우리는 과MT를 가게 되었고 우리과 남학생 하나가 술한잔 거하게 취해서는 나한테 와서 내가 싫단다. 여자인 내가 나서는 것이 눈에 거슬리고 보기 싫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순간 망치 하나가 내 머리를 내리 치는 듯한 충격이 뇌리를 스쳤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고등학교 때 까지 여자 학교를 다녔고, 학교-집-학원 등을 다니며 시간을 보냈으며 어떤일에도 팔걷어 붙이고 굳이 나설 일도 별로 없었으니 누군가가 직접적으로 나 너 싫어 하는 말을 들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오니 상황은 달라졌고 그 이후로 누군가가 날 싫어할 수 있는 일은 많고도 많았다. 하지만 그 때, 그 어렸던 시절에는 누군가가 날 싫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말 인정하기가 싫었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그 친구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시간이 지나면 참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그 땐 왜 그렇게 인정하기 싫었는지..
하지만 살다보니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건 너무 당연하다는 걸 깨닫는다. 설령 그것을 아는 순간 기분은 안 좋지만 말이다.
누군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직 청춘이다.
이제는 알죠. 그래도 한동안 머릿속에서 신경이 쓰이지만요.^^ 어렸을때는 왜 그렇게 모두에게 잘보이려고 했을까 싶어요.^^
자신이 왜 그런 평가를 받았는지 잘 생각해보면 안텐데... 남탓!!
사람이란 자신의 단점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죠~ ㅎㅎ
좋아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싫어하는 사람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