팸투어로 다시찾은 안동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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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안동 축제 관광재단에서 지원하는 안동 팸투어를 기획하게 되었다. 안동은 몇번을 다녀왔던 터이지만, 이번 여행은 여러 작가들과 함께 하는 투어로 주관 기획한 것이어서 단순한 여행과는 다른 기대와 설렘이 함께 했다. 더우기나 영국여왕 방문 20주년 기념행사도 함께 있어 영국여왕의 발자취와 시선도 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안동 여행의 시작 – 부용대

부용대는 하회마을을 굽이쳐 돌아나가는 낙동강 너머에 자리한 바위 절벽이다. 하회마을을 굽어볼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은 물론이고 바위절벽 아래로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지으시고 징비록을 집필하신 ‘옥연정사’도 위치해 있다. 늘 안동 여행은 부용대에서 시작하곤 하는데, 부용대에서 내려다보는 하회마을과 굽이치는 낙동강을 볼 때면 ‘아 안동에 왔구나’ 하는 실감도 날 뿐더러 물돌이 안에 너무도 정연히 자리잡은 하회마을의 모습에서 선조들의 혜안을 슬쩍 엿보는 즐거움도 함께 하기 때문이다. 함께 투어에 참석한 작가분들 중에는 안동에 처음으로 오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나중에 여쭤보니 부용대를 안동 1경으로 꼽으시는 분들이 많았다. 역시 안동여행의 시작으로 부용대는 제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산들을 병풍삼다 - 병산서원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이자 유교정신의 본향 답게 안동에는 서원이 무척 많다. 널리 알려진 서원으로는 퇴계선생께서 지으신 도산서원등이 있지만, 서애 류성룡 선생께서 풍악서당을 옮겨지어 만드신 병산서원 또한 안동 서원 여행의 백미 중 하나다. 병산(屛山)이라는 이름은 서원을 둘러싼 산세가 마치 병풍을 두른듯 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하회마을을 향해 흘러가는 낙동강을 굽어보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너른 서원 앞마당의 흙길을 걸어올라 복례문 너머 서원 안으로 들어서면 다소는 작은 규모의 강당인 입교당을 마주 하게 된다. 병산서원 현판이 걸린 입교당 마루에 앉아 만대루를 바라보면, 만대루 너머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그 뒤에 병풍처럼 늘어선 산들이 왜 이 서원의 이름이 병산서원인지 말해주는 듯 하다. 규모는 작아도 안동에서 제일 아름다운 서원중의 하나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선비들의 풍류를 체험하다 – 하회마을 선유 줄불놀이

하회마을에 들어서자 영국여왕방문을 알리는 각종 안내문과 더불어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었다. 행사라니 화려한 면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하회마을은 북적여도 늘 단정하고 한가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시간을 거슬러 과거속으로 걸어들어 가는 듯 한 느낌을 준다. 하회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고택들의 향기에 심취해 걷다가 나루터에 이르르니, 전통 혼례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하회마을 곳곳에서 벌어지는 하회탈 놀이나 전통혼례 재현등은 재미있는 볼 거리임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되어준다.

나루터에는 저녁에 열릴 선유 줄불놀이로 이미 준비가 분주했는데, 물에 배를 띄우고 시조를 지으며 놀았다는 선유를 대신해 하회마을 나루터에서 부용대 아래로 나무다리가 놓여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루터 모래사장에 모여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다리도 건너고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서서히 부용대 서쪽너머로 해가 기울고 선유 줄불놀이가 시작되었다. 줄불놀이는 하회마을에서 부용대 꼭대기에 줄을 걸고 줄에 수백개의 숯가루봉지를 매달아 작은 불꽃들이 계속 터져나오는 줄불이 있고, 부용대 위에서 선유의 배에서 시조가 하나 지어질때마다 불덩어리를 바위아래로 떨어뜨리는 낙화가 있다. 더불어 화천(낙동강)위로 유유히 떠내려오는 달걀불이 은은하게 낙동강을 밝힌다.
년중 하회탈 축제기간중 두번 밖에 열리지 않는 다고 하는 이 선유 줄불놀이를 이번 축제기간중 특별히 진행하여 볼 수 있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의 불꽃놀이와는 사뭇다른 은은히 터져나오는 작은 불꽃들이 줄을 따라 하늘하늘 흩날리는 광경과 저 멀리 부용대 바위위에서 폭포처럼 떨어지는 불덩이 낙화는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 했다. 이런 멋진 풍류를 만들어내고 즐긴 선조들의 지혜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순간 이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 – 만휴정

바쁘게 흘러간 일정의 마지막으로 최근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로 재조명 받고 있는 만휴정에 들렀다. 바위위로 개울이 흐르는 작은 폭포위 숲속에 숨은 듯 자리한 만휴정은 보백당 김계행이 말년에 독서와 사색을 위해 지었다고 전한다. 계곡을 가로질러 놓인 나무다리가 인생사진의 명소가 될 정도로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는 풍광이 아름답다. 선조들의 시선이 명승을 발굴하고 그 명승을 후대의 후손들이 재조명 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아닐까.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 민족의 시선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듯 했다.

바쁘게 지나간 짧은 일정의 안동 투어였지만, 영국여왕이 극찬한 안동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역사와 전통이 존재하기에 우리의 현재가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보존만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과거의 전통을 현재에 제대로 재조명 할 수 있고 그것이 참된 전통의 계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생활속에 살아 숨쉬는 전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여행은 여전히 그 시작을 안동으로 부터 찾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확인 시켜준 여행이 되었다.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안동시 풍천면 부용대(芙蓉臺)
● 대한민국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병산서원(屛山書院)
● 대한민국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종가길 하회마을
● 대한민국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만휴정



팸투어로 다시찾은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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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줄불놀이 처음 보는데 대단하네요

안동은 학창시절에 가본게 마지막이니... 엄청 오래전이군요! ㅎㅎ
줄불놀이? 이런게 있는줄 처음 알았네요! 직접보면 멋지겠는데요^^

불꽃이 하늘하늘 날리는것이 꽤 볼만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작아보이지만 사실 강건너 부용대에 줄을 연결한것이라서 꽤 규모가 큽니다 ^^

이야 역시 사진들이 다 너무 훌륭하십니다 👍

사진 참 잘 찍으셨네요~! 안동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숨쉬는곳이죠.. 배산임수의 끝판왕..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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