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in #stimcity2 years ago

목욕탕을 다녀왔다. 코로나가 심해지고는 발길을 끊었으니 거의 2년 만이다. 별 생각없이 옷을 훌렁훌렁 벗고 마스크도 벗고 욕탕에 들어가는데 사람들의 입에 마스크가 걸려있다. 백스텝을 밟고 목욕탕 사물함으로 가서 다시 마스크를 썼다. 마스크를 쓰고 욕탕에 들어갔다. 마스크를 쓴 사람이 동그란 탕 안에 산발적으로 흩어져있었다. 이 얼마나 그로테스크한 장면인지. 좋게 포장하자면 코로나 시대에만 가능한 진귀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약한 때밀이 순서가 되어 2년 간의 묵은 때를 박박 벗겨내었다. 나와 하나였던 것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내가 아닌 것이 되는 경건?하면서 속시원한 순간이었다. 짧지 않은 순간 극락을 맛봤다. 때를 밀고 가벼운 마사지를 받고는 온몸이 심하게 이완되어 내 몸 같지 않고 자꾸 노곤노곤 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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